[르포] '미래형 대형마트' 꿈꾸는 이마트 연수점…'공간 혁신' 강조한 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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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미래형 대형마트' 꿈꾸는 이마트 연수점…'공간 혁신' 강조한 정용진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5.03 2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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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연수점 재개장 한 달…전체 매출 18% 증가
정용진 부회장 "10여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원 투자할 것"
대형마트업계 식품 강화·체험 콘텐츠' 리뉴얼 이어져
3일 오후 이마트 연수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이마트
3일 오후 이마트 연수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이마트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이번 리뉴얼은 큰 실험이다. 매장 면적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 고객들이 더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선물했다."

3일 최근 리뉴얼 개장한 인천 이마트 연수점을 방문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연신 '공간 혁신'을 강조했다. 고객이 이마트를 찾는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 경험의 폭을 확장할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30일 '몰타입의 미래형 대형마트'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리뉴얼 오픈한 이마트 연수점이 재개장 한 달을 맞았다. 연수점은 매장 면적을 줄이고 식품 코너 강화와 문화 및 체험 콘텐츠 비중을 늘린 이마트의 '실험적' 점포다.

연수점은 종전 이마트 직영 판매공간을 1만 2561㎡(3800평)에서 5619㎡(1600평)으로 줄였지만 핵심인 그로서리(식품) 매장은 3867㎡(1170평)에서 4297㎡(1300평)으로 확대했다. 커진 공간에는 스마트팜, 대형 정육 쇼케이스, 치킨 로봇 등 이색 볼거리가 자리했다.

이마트 직영 공간이 줄어든 대신 전문점·테넌트 규모는 5950㎡(1800평)에서 2배 가까운 1만 1570㎡(3500평)으로 늘었다. 해당 공간에는 맛집, 문화 테마 공간 등이 자리했다.

이마트 연수점 '미식가' 전경. 사진=이마트

실제로 이마트 연수점 정문으로 들어서면 마치 복합 쇼핑몰의 식당가처럼 늘어선 맛집들이 눈에 띈다. 인천지역에 최초로 입점한 F&B만 10개에 달할 정도로 식당가 조성에 힘을 쏟았다는 설명이다. 

다른 이마트 매장에서는 볼 수 없던 테넌트 공간도 주목할 만하다. 인천을 연고지로 둔 신세계그룹의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가 조성한 랜더스 광장이 대표적이다. 해당 공간에는 좋아하는 선수의 용품을 구경하기 위한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하에는 '랜더스 굿즈샵'이 자리했다. 

매장 2층에 위치한 760㎡(230평) 규모의 키즈카페 '바운스 칠드런스파크'에는 평일 오후와 주말 시간대 개인 고객의 방문이 높으며 어린이집, 유치원의 단체 예약도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 측은 연수점의 재개장 한 달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리뉴얼 개장 날인 3월 30일부터 4월 30일까지의 연수점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 고객수는 23%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F&B와 라이프스타일 테넌트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마트 직영 매장의 매출은 15%가량 증가했다. 

실내 스마트팜, 축산 숙성 전용 쇼케이스, 참치 정육점 등 새로운 볼거리를 마련한 그로서리 매장은 델리 48%, 수산 23%, 가공식품 13%, 축산 13% 등 매출이 고르게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평일 점심에도 F&B 매장의 좌석 점유율이 90%가 넘고 주말에는 고객들의 대기가 발생하곤 한다"고 밝혔다. 

이날 연수점을 찾은 정 부회장은 앞서 몇 차례에 걸친 현장 경영에서와 같이 '고객과 상품에 대한 집중'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래형 이마트'를 위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온라인 시장이 중요해졌다고 오프라인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라며 "오프라인 매장 중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연수점처럼 바꾼 것은 꼭 필요한 투자이며 앞으로도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연수점 외관. 사진=이마트
이마트 연수점 외관. 사진=이마트

이마트는 지난 2020년 이마트타운 월계점 리뉴얼을 시작으로 그로서리 혁신과 체험 요소를 강화한 공간 재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장 리뉴얼은 2020년 9개점, 2021년 19개점에 이어 지난해 8개 점포에서 진행됐다. 이를 바탕으로 이마트의 기존점 매출이 10개 분기 연속 신장했다는 설명이다.

오는 7월에는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이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거쳐 재개장할 예정이다. 연수점과 킨텍스점을 필두로 이마트는 올해 10여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차별화된 경험을 원하는 고객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혁신 매장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대형마트업계는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신선식품,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잇따라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를 선보였으며 홈플러스는 '메가푸드마켓' 리뉴얼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는 이마트 역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손님을 이끌기 위해 신선식품 강화, 체험형 콘텐츠 강화 리뉴얼에 나섰다고 풀이한다. 리뉴얼 매장이 얼마나 긍정적 성과를 지속할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마트 할인점 영업익(별도 기준)은 2021년 1865억원에서 지난해 1747억원으로 6.3% 감소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1분기에 할인점과 별도 사업부 업황 부진으로 기존점이 역성장했고 고정비가 늘어 이익 개선폭이 제한될 것"이라며 "일부 자회사 실적도 기대치를 밑돌아 이익 기여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남 연구원은 "이마트의 2분기 실적도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며 "이마트 성수점 폐점에 따른 효과,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기존점 매출 축소, 호텔사업부 이익 증가세 둔화, 신세계TV쇼핑 매각에 따른 기여도 축소, 소비 위축 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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