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교수 “독단적 이념과 권력 결탁하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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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교수 “독단적 이념과 권력 결탁하면 위험”
  • 오피니언뉴스
  • 승인 2018.03.2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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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카이스트 교수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는 그래프를 하나 올려놓고 “중세의 암흑의 시대 이전에 그리스 로마 시대의 헬레니즘의 철학하에 과학이 중단없이 계속되었다면 지금 쯤 인류가 은하계를 탐사하지 않았을까”라고 물었다. 이병태 교수는 “중세의 암흑의 시대 이전에 그리스 로마 시대의 헬레니즘의 철학하에 과학이 중단없이 계속되었다면 지금 쯤 인류가 은하계를 탐사하지 않았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 그래프를 통해 “경제 민주화라는 사상이든 화석화된 독단적 이념이 권력과 결탁하면 위험해 지는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제안한 헌법안에 대해 “깊이 있는 담론을 이어가며 사회의 자본으로 축적해가는 지성적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이병태 교수 페이스북 사진

 

이병태 교수의 페이스북 글

 

[문재인의 개헌안, 그리고 독재는 무엇인가?]

 

인터넷을 뒤지다가 우연하게 만난 그래프다. 중세에 기독교가 암흑의 시대를 만들지 않았다면 과학이 얼마나 발달했을까하는 가정이다. 중세의 암흑의 시대 이전에 그리스 로마 시대의 헬레니즘의 철학하에 과학이 중단없이 계속되었다면 지금 쯤 인류가 은하계를 탐사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래프다.

 

▲ /이병태 교수 페이스북 그래프

 

그것이 기독교이든, 경제 민주화라는 사상이든 화석화된 독단적 이념이 권력과 결탁하면 위험해 지는 것이다.

현대의 기독교가 중세의 기독교처럼 위험하지 않은 이유는 근대화 과정에서 세속의 권력과의 유착관계가 단절되었다는 역사적 진전과 관계가 깊다. 소위 "국가와 교회의 분리" ( Separation between states and church)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신앙의 종말 (The End of Faiths) 에서 주장된 이론이기도 하다.

 

그런데 역사를 가정하는 일만큼 허망한 짓도 없다. 그 굴곡된 역사도 인류의 선택이고 다시 되돌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인류가 현명한 것은 역사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느냐는 것이다. 중세를 지나면서 신앙에 의한 사회의 억압, 즉 신성정치의 위험을 우리는 배웠고 그런 사회를 다시는 만들면 안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헌법에 근대사의 중요한 정치적 사건을 다 열거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부마항쟁, 5.18, 6.10 등등의 시건이다. 그 사건들은 내가 20-30대를 거치면서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이다. 우리는 이러한 정치적 사건들에서 다음 세대에 전할 "역사적 교훈"을 추출했는가? 그것이 국가의 구성원들이 현재와 미래의 삶과 국가의 모습을 구성하는 근본철학과 원리의 정수를 뽑아 내었는가? 그런 질문을 해야 한다.

헌법은 역사 교과서가 아니다. 우리가 헌법에 넣는다는 것은 국가의 구성원리와 원칙을 삼겠다는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는 그러한 깊이 있는 담론을 이어가며 사회의 자본으로 축적해가는 지성적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문정부에게 의문을 갖는 것은 이런 것이다. 군사독재만 독재냐는 것이다. 정권과 다른 의견을 내는 경제단체를 침묵시키고, 보수적 가치는 적폐라고 하는 것은 독재가 아닌가하는 의문이다. 이 정권을 지지하는 세력들은 제대로된 정부가 섰다고 밝은 날이 왔다고 한다. 그런데 내 주위에 보수적 가치를 가진 사람들은 정부를 두려워 한다. 기업들은 정부를 두려워한다. 정권을 잡지 않은 쪽은 검찰과 언론을 두려워 한다. 심하게 두려워 한다.

국가 권력만이 두려운 것이 아니다. 집단주의로 몰려다니는 군중들의 SNS 테러를 무서워들 한다. 익명성 뒤에 숨어서 내지르는 욕설이 사람들을 자살로 몰아가고, 침묵으로 몰아간다. 다른 생각을 수용하지 못하는 민중 독재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상당수의 사회구성원이 권력도, 사회구성원의 특정 집단도 무서워 한다. 사회 구성원 중에 많은 사람들이 정부와 정치적 견해가 다른 집단을 두려워하면 이는 독재다. 누구도 정부와 권력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자유 민주주의 국가다. 그래서 지금 진영 논리에 철두철미한 문재인 정부도 독재정부라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6.10, 5.18, 부마항쟁을 헌법에 열거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위선적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진정한 민주주의자라면 누구도 문재인 정부를 두렵게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직 독재 하에 살고 있다. 그리고 말과 행동이 다른 권력들을 계속 경험하고 있다. 거기에 성급한 이상론과 위선의 헌법이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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