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팀의 영리한 연구…“중국이 초미세먼지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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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상 팀의 영리한 연구…“중국이 초미세먼지 주범”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03.21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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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과 바이오매스 물질의 차이에 착안…춘절 초미세먼지는 중국발 입증

 

봄철만 되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초미세먼지다. 그 발생지가 중국이라는 사실이 분명한데도 중국은 한국에서 발생한 물질이라고 떠넘기고, 우리 정부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에 항의조치 하지 못했다.

무슨 과학이 필요한가. 바람의 방향만 보아도 알수 있다. 겨울철 영하 10도 이상 내려가는 강추위때 북풍이 불어 초미세먼지가 없는데, 따듯해지면 북서풍 또는 서풍이 불어 우리 상공은 초미세먼지로 가득찬다. 이런 상식조차 과학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중국이었다. 방귀 뀌고 너가 뀌었다는 식이다.

내심 중국에 항의하기 싫어하는 우리 정부도 과학을 이유로 중국에 항의한번 하지 못했다. 지난해초 대선전이 뜨거울 때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는 미세먼지가 줄이겠다고 공약을 내세우면서 중국에 강력하게 항의하겠다고 했다. 선거가 끝나고 정권을 잡은 다음, 문재인 정부는 중국에 항의한 적이 있나, 안철수 전 국민당 대표도 미세먼지 이슈를 꺼내지도 않았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다는 이유가 우리 정치인들에게 껄끄러운 일을 하지 않으려는데 좋은 명분을 제공했던 것이다.

 

▲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가스분석표준센터 정진상 책임연구원이 실시간 액화포집 시스템을 이용하여 초미세먼지를 포집 후 분석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그런데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정진상 연구팀이 영리하게 그 문제를 파헤쳤다.

사실 초미세먼지는 누구의 것인지 분별하기 어렵다. 남의 집에 버리는 쓰레기나 구정물이 누구의 것인지 판별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정진상 책임연구원은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와 한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차이점이 무엇인지에 착안했다. 바로 춘절의 폭죽이었다. 중국과 한국은 같은 동양권이어서 설날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는데, 중국에선 춘절에 폭죽을 터트리는 관례가 있고, 한국은 설날에 폭죽 터트리지 않고 조용히 가족과 함께 한다.

그러면 설날 근처에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에 폭죽에서 발생하는 물질의 밀도를 잰다면 그 때의 미세먼지가 중국의 것임을 알수 있게 된다.

초미세먼지는 폭죽을 터트릴 때도 발생되고, 농작물을 태우거나 석탄·석유등 이산화탄소 배출물질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따라서 폭죽을 터트릴 때 나오는 물질의 특성과 바이오매스(biomass) 연소에서 배출하는 물질의 차이점을 발견하면 중국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가 한국으로 날아 오는지를 알수 있게 된다.

초미세먼지를 구성하는 물질에는 칼륨과 레보글루코산이 포함되어 있다. 칼륨은 폭죽과 바이오매스에서 동시에 발생하지만, 레보글루코산은 폭죽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바이오매스에서만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정진상 팀은 이 점에 착안했다. 바이오매스를 태울 경우, 칼륨과 레보글루코산의 농도가 같이 올라간다. 만약 칼륨 농도만 급격히 올라가고 레보글루코산의 농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농작물 등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폭죽을 대규모로 터트리면서 초미세먼지가 발생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1월말 중국 춘절이 시작될 때 한반도 초미세먼지는 나쁨 수준이었다. 정진상 팀은 이때 우리 상공의 대기물질을 조사해보니, 국내 대기 중 칼륨 농도가 평소보다 7배 이상 높아졌지만 레보글루코산의 농도는 변화가 없었다. 영락없이 중국 춘절기간 우리나라에 몰려온 초미세먼지의 주범은 중국인들의 폭죽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정진상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중국에서 배출된 초미세먼지가 장거리 이동하여 한반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며 “동북아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연구 및 정책수립 과정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보도자료에서

 

이제 한반도 상공에 초미세먼지라는 대기 쓰레기를 버리는 원흉이 밝혀졌다. 중국이다. 중국은 더 이상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할수 없게 되었다. 정부도 당당하게 중국에 대기오염 협상을 벌여야 한다.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일 때 박원순 서울시장은 버스·지하철등 대중교통 요금을 무료로 해준 적이 있다. 쓰레기를 버린 사람엔 한 마디 못하면서 시민이 낸 세금으로 쓰레기를 치우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리석었음도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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