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한국 시장이 해외직구 기업들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작년 해외직구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알리익스프레스, 큐텐 등의 해외직구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대규모 투자 및 공격적인 인수 합병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관세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 규모는 건수 9612만건, 금액은 47억 2500만달러(약 6조 30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해외직구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5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해외직구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각기 생존 전략을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올해 한국 시장에 1000억원 투자"

2018년 한국에 진출한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해외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3월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에 1000억을 투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을 비롯,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마케팅 투자와 물류 인프라 개선에 힘쓰고 있다. CJ대한통운과 협업을 통해 기존 1~2주 내외의 배송 기간을 3~5일로 단축하고, 인기 제품을 초저가로 선보이며 3~5일 안으로 고객에게 배송하는 ‘초이스’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는 가성비 중국 상품을 중심으로 한국 시장에 빠르게 침투한 만큼, 가품 논란, 배송 지연 등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 해소를 과제로 떠안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 방지 시스템 구축 등 모니터링을 강화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방침이다.

'티메파크' 시너지 노리는 큐텐

큐텐은 지난해 9월 티몬을 인수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문을 두드렸다. 이후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과 위메프까지 차례로 품에 안으며 ‘티메파크’ 연합체를 꾸렸다. 이중 티몬은 큐텐이 보유한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직구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티몬은 큐텐이 인수한지 반년 만에 직구 거래액이 56% 증가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사측은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 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티몬은 큐텐 상품 입점, 직구 전문관 ‘티몬무역상사’를 운영하면서 직구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큐텐 물류 시스템을 활용해 배송 기간을 단축하는 등 직구 역량을 강화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티몬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티몬의 지난해 매출은 1205억원으로 전년대비 6.7%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1527억원으로 전년(760억원) 대비 약 2배 늘었다. 위메프 역시 실적 악화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539억원으로 전년(335억원) 대비 203억원 늘었으며 같은 기간 매출은 17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 줄었다. 큐텐에게는 부진한 실적을 거듭하는 이들의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숙제가 주어진 셈이다.

큐텐은 물리적인 부피를 키우면서 플랫폼별 특장점을 살려 각기 영역에서 최고의 효율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도 큐텐이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성사를 목표로 수익성 개선을 위해 ‘티메파크’ 육성에 한동안 전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이허브, 품질·신뢰로 한국 시장 공략

국내 ‘해외직구 1세대’로 불리는 아이허브는 지난 2008년 한국 직배송 시작으로 국내에 진출했다. 한국 시장에 없는 다양한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건강식품 관련 해외직구에서 이름을 날리며 진출 첫해 한국이 아이허브 최대 매출 국가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아이허브 지난 2020년 한국 지사 ‘아이허브 코리아’를 설립하며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1800개 브랜드의 3만여개에 이르는 제품을 바탕으로 한국 소비자를 위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존 한국어 및 원화 표시, 한국어 상담 서비스 제공과 함께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국내 3대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결제 편의성을 키웠다.

아이허브 측은 자사의 강점으로 해외직구의 한계점으로 꼽히는 상품 품질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한 점을 꼽았다. 건강식품 상품군에 최적화 된 플랫폼인 만큼, 알맞는 조건에서 건강식품을 관리할 수 있는 자체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허브는 미국과 아시아 9개 지역에서 물류 센터를 운영 중이다. 또 국내 식약처에서 금지한 성분이 함유된 제품일 경우 한국에서 주문할 수 없도록 상세페이지 접근 차단 시스템을 적용했다. 

아이허브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매출 TOP 5에 들어가는 한국을 거점으로 아태 지역까지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도 플랫폼 간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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