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긴축 사이클 "금리가 근원 CPI 넘어야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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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긴축 사이클 "금리가 근원 CPI 넘어야 끝난다"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04.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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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990년 이후 4차례 긴축 사이클에서 금리 인상은 대체로 정책금리가 근원 CPI를 2~4%포인트 이상 넘어선 이후 끝이 나는 패턴이 반복됐다. 사진=AFP/연합
미국에서 1990년 이후 4차례 긴축 사이클에서 금리 인상은 대체로 정책금리가 근원 CPI를 2~4%포인트 이상 넘어선 이후 끝이 나는 패턴이 반복됐다. 사진=AFP/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사이클은 정책금리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넘어서야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에서 1990년 이후 4차례 긴축 사이클에서 금리 인상은 대체로 정책금리가 근원 CPI를 2~4%포인트 이상 넘어선 이후 끝이 나는 패턴이 반복됐다.

1990년 이란의 쿠웨이트 침공 후 연준이 금리를 인하했을 당시 기준금리와 근원 물가 상승률 간의 차이는 약 3%포인트에 달했다. 1995년 닷컴버블과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차이는 3%포인트 내외 수준이었다.

지난 2020년 당시의 금리 인하는 저물가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팬데믹으로 인한 긴급 대응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물가상승률과의 격차가 거의 나지 않았다.

근원 CPI는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상품과 서비스의 판매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연준과 경제학자들이 미래의 물가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척도로 간주하는 주요 지표다.

통상 물가 안정을 주요 목표로 삼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으로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만큼 기준금리와 물가 지표가 어느 정도의 통계적 유의성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과거 통계에서 연준의 정책금리는 근원 CPI 상승률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인상됐으며 역전된 이후에도 한동안 높은 수준의 금리가 지속됐다.

이런 통계를 기반으로 정책금리와 물가상승률 사이의 관계를 살펴볼 때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기 위해 근원 물가 상승률이 정책금리 수준인 5%대 초반까지 하락하거나 정책금리가 5%대 초중반 수준을 넘어서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번 금리 인상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포한 만큼 기준금리와 물가상승률 간 관계를 더 유의 깊게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정책금리는 현재 4.75~5.00% 수준으로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인상이 확실시되는 만큼 곧 5.00~5.25%까지 상승할 예정이다.

3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하며 기준금리와의 역전을 눈앞에 두지만 근원 CPI는 여전히 전년 대비 5.6% 상승하며 기준금리와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근원 CPI 상승세가 유지된다면 단순 계산으로 봐도 연준이 최소 두세차례 더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여전한 셈이다.

지난 1년 동안의 금리 인상이 시차를 두고 효력을 발휘하면서 최근의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속한다면 연준은 시장의 기대대로 5월 인상 후 긴축을 잠시 중단할 수 있다.

연준이 더 이상 금리 인상으로 물가 상승에 대응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안심할 만한 수준이라는 판단이 들 때까지는 쉽게 금리 인하로 돌아서지 못할 것이란 추정도 가능하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설립자는 "역사적으로 연준은 지정학적 충격이나 경기 침체가 명백히 임박한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이 빠르게 상승할 때만 금리를 인하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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