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삼성과 구글 협력관계 균열 감지?...MS '챗GPT' 나비효과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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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삼성과 구글 협력관계 균열 감지?...MS '챗GPT' 나비효과 일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4.19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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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기본 검색엔진 'MS 빙'으로 대체 가능성 제기
구글, 폴더블폰 '픽셀 폴드' 5월10일 공개 예상
구글 전체 매출 중 픽셀폰 등 HW 비중 10% 수준
삼성전자, MS-구글 모두 중요 파트너사로 고심 깊어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삼성전자와 구글의 경계선이 협력과 경쟁 사이에서 모호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되는 검색 엔진을 구글 대신 마이크로스포트(MS)의 '빙'으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동시에 구글은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태블릿 등 삼성전자의 '텃밭'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동안 모바일 기기의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구글은 협력관계를 구축해 왔지만 삼성전자는 MS로 SW 분야 다양성을 추구하는 반면 구글은 독자적인 하드웨어(HW) 생태계 구축에 나서면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삼성, '구글→MS 빙으로'?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은 지난 18일 12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스미스 부회장은 이날 국회를 찾아 인공지능(AI) 기술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스미스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엔진으로 '빙'을 채택할 것이라는 '뉴욕타임스'의 보도와 관련해 "명백히 삼성이 결정할 부분"이라면서 "삼성이나 다른 기업들이 더 나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기본 설정된 검색 엔진을 구글에서 빙으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삼성의 움직임에 구글의 반응은 '패닉'"이라고 덧붙였다.

보도를 종합하면 삼성이 오픈AI의 챗GPT가 MS 빙에 적용되며 검색 성능이 향상되자 경쟁력 강화를 위해 MS로 갈아타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구글의 반응도 전했다.

검색엔진 대체 움직임에 충격을 받은 구글이 새로운 AI 기술 검색엔진 구축에 나섰으며 기존 검색엔진에 AI 기능을 결합해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구글의 새 엔진은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14년째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엔진으로 구글을 사용하고 있다. 검색 엔진을 활용하는 대가로 삼성전자는 구글에 매년 30억 달러(약 3조9000억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기본 검색엔진을 교체하면 구글의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삼성전자의 변화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구글의 검색사업에 잠재적 균열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확인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구글 픽셀폴드 랜더링 이미지. 사진=나인투5구글 화면 캡처

구글 '픽셀 생태계' 확장…첫 폴더블폰 5월10일 공개

구글은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폴더블폰 사업에 진출한다. 구글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픽셀 폴드'가 오는 5월 열리는 개발저 컨퍼런스 '구글 I/O 2023'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폰아레라 등 외신은 유명 IT 팁스터(정보 제공자) 존 프로서의 말을 인용했다. 존 프로서는 "픽셀 폴드 발표일은 5월10일, 예약 주문은 같은 날 구글 스토어에서 시작된다"며 "출시일은 6월27일, 가격은 1799달러(약 237만원)"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4 가격은 1799달러 선에서 형성돼 있다. 

앞서 유출된 픽셀 폴드는 화면을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으로 전체적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와 닮았다. 화면을 펼쳤을 때 기기 크기는 139.7x158.7x5.7mm로, 갤럭시Z폴드4(155.1×130.1×6.3mm)보다 가로로 더 넓게 디자인됐다. 픽셀 폴드의 두뇌와 같은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텐서G2칩으로 구동된다. 

구글은 픽셀 스마트폰이나 아이폰, 아드로이드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보상 판매 서비스를 제공해 픽셀 폴드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픽셀 폴드 구매자들에겐 구글의 최신 스마트워치 '픽셀워치'를 무료로 제공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2100만대로, 작년 출하량(1400만대) 대비 5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폴더블폰 시장은 매출 기준으로 향후 5년간 연평균 18% 성장해 2027년에는 연간 421억달러(한화 약 55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 출하량은 4800만대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왼쪽)와 구글의 공생 관계가 지속될지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왼쪽)와 구글의 공생 관계가 지속될지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구글 이별할까

구글이 크롬북, 픽셀폰 등 하드웨어 기기 생산에 돌입한 건 맞지만 이 사업이 구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구글의 주요 매출처는 검색엔진 광고, 안드로이드, 유튜브 구독료와 같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발생한다. 구글 검색 광고 및 기타가 약 60% 수준이며 유튜브 광고가 10%, 구글 네트워크 멤버스가 1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구글의 기타 매출 비중은 11% 정도다. 구글 기타 매출은 구글 글레이, 구글 네스트 홈 제품, 픽셀북, 픽셀폰 등 하드웨어 기기와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 매출 등이 포함돼 있다. 가장 매출 비중이 작은 건 구글 클라우드로 약 7% 수준이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구글 역시 AI를 검색에 적용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빙 도입은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스마트폰 초창기부터 지속해 온 구글과 동맹을 깨면서까지 MS를 선택할 이유도 크지 않다. 게다가 2021년부터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웨어OS'를 갤럭시 워치에 탑재하고 올해 2월엔 XR(확장현실)기기 출시를 위해 퀄컴, 구글과 혈맹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여전히 구글이 전 세계 검색엔진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점도 삼성의 고민사항이다. 시장조사 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구글의 글로벌 검색시장 점유율은 93.18%다. 반면 MS의 빙은 2.87%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게 MS와 구글 모두 중요한 파트너임을 감안할 때 '빙' 탑재 여부가 단기간에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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