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세계은행(WB)·국제통화기금(IMF)이 일각의 희망적인 경제 전망에도 여전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 악재를 우려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주 IMF·WB 춘계 총회 기간 세계 경제 사정이 세간의 평가보다 더 나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분명 지난해 10월 총회 때보다 더 밝고 강하다"고 밝혔다.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세계 경제 사정이 예상보다 더 험난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유럽은 잘하고 있다"고 말했고, 모로코 재정경제부 나디아 페타 장관은 "우리 경제는 분명 회복력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올해 IMF가 전망한 세계 경제 성장률이 2.8%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있었던 지난해의 3.4%보다 낮지만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의 2.8% 후퇴에 비해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IMF와 세계은행 관계자들은 미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만큼 기준금리가 계속 오를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가 함께 나타날 경우 다수의 개발도상국이 수입 물가 상승과 외채 부담 증가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같은 은행권 불안이 재발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IMF는 금융 불안 심화 시 올해 선진국 경제성장률이 1% 아래로 떨어지고 세계 경제성장률은 2.5%에 그칠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금융 불안으로 미국 은행권의 대출 여력이 올해 1% 감소하면서 미국 경제성장률이 0.44%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핵심은 금융기관과 상업용 부동산 등에 숨겨져 있을 수 있는 위험들을 모니터링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세계 경제에서는 경계감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은행시스템에서 대차대조표를 살펴보고 있는 만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대출 이용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WSJ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경쟁 심화에 따른 블록화 및 세계화 기조 후퇴, 코로나19를 비롯한 전염병 유행 가능성, 기대에 밑도는 중국의 경기 회복세 등도 세계 경제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상석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