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사신이 감히 근접하지 못하던 자금성

명 영락제 이후 500년간 황제의 궁궐…푸이 퇴거 후 박물관 김인영 기자l승인2018.03.1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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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3년 8월 3일(음력), 그날 베이징에는 종일 비가 내렸다. 쿠데타군이 광해군을 몰아내고 새 임금을 세운 인조반정 넉달째 되는 무렵이었다. 인조를 앞세운 서인 무리들은 반정에 성공하자 곧바로 명(明)나라에 임금 책봉을 위한 주청사(奏請使) 사절단을 보냈다. 사절단은 자금성 앞에서 아침부터 비를 맞고 명나라 원로대신들이 입궐하기를 기다렸다. 좌의정 이경전을 정사로 한 사신단은 서울을 떠나 험한 바닷길을 건너 석달만에 명나라 수도에 도착했다.

조선에선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영의정 다음자리 좌의정이었지만, 자금성 앞에서 비를 맞고 입궐하는 명나라 관료들을 만나 인조 책봉을 호소해야만 했다. 사신들은 중국 대신들이 한사람씩 입궐할 때마다 무릎을 꿇고 새로 즉위한 인조를 책봉해달라고 글을 올렸다.

 

▲ 자금성 전경 /위키피디아

 

자금성(紫禁城). 명나라에 이어 청나라의 황제 궁궐이다. 이 궁궐은 조선의 사신단에게는 감히 근접하기 어려운 황제의 성채였다.

지금 자금성은 중국인, 외국인에게도 개방되어 있다. 그나마 일부만이 개방되었을 뿐이다. 조선 사신에게 그렇게 높디 높았던 자금성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다. 그것도 수박 겉핧기 식으로….

 

▲ 자금성 약도: A. 午門 B. 神武門 C. 西華門 D. 東華門 E. 隅櫓 F. 太和門 G. 太和殿 H. 武英殿 J. 文華殿 K. 南三所 L. 後三宮(乾清宮) M. 御花園 N. 養心殿 O. 皇極殿 /위키피디아

 

자금성은 현존하는 궁궐로는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베이징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자금성은 동양 천문학에서 우주의 중심인 자미원(紫微垣)에서 '자(紫)' 자에 아무도 범접할 수 없다는 의미의 '금(禁)' 자를 붙여 만들어진 이름이다. 중국어 발음으로는 '쯔진청(Zǐjinchéng)'이다. 명나라 이후 유럽 선교사들은 '금지된(禁) 도시‘라는 뜻으로 '포비든 시티(Forbidden City)'라 불렀다.

자금성은 1421년 명나라 영락제가 건설해 거주하기 시작해 1924년 청나라 선통제(푸이)가 쫓겨날 때까지 500년 동안 명·청 두 왕조 24명의 황제가 중국을 통치하던 궁궐이다. 성벽 높이 11m, 너비 52m, 깊이 6m의 해자(호성하)로 둘러싸여 있다. 동서로 760m, 남북으로 960m, 72만 m²의 넓이에 높이 11m, 사방 4km의 담과 800채의 건물과 일명 9,999개의 방(실제로는 8,886칸이라고 한다)이 배치되어 있다.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가 궁을 떠난 1924년 이래 궁전의 기능을 상실한 뒤 1925년부터 고궁박물원이라는 이름으로 오늘날까지 대중에 공개되고 있다.

1987년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자금성의 정문인 오문(午門)의 가운데 문은 황제만 사용했으며 현재도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고 있다.

 

▲ 천안문 /사진=김인영

 

천안문(天安門)은 황성 내성의 남문이다. 중국어 발음으론 텐안먼으로, '천상의 평화의 문'이라는 의미다. 자금성으로 들어가는 네 개의 주 관문 중 하나며, 천안문 광장은 이 문에서 이름을 땄다.

광장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880m, 동쪽에서 서쪽으로 500m의 넓이로 뻗어 있어, 세계에서 가장 넓은 도시 광장이다.

천안문 광장에서는 수많은 정치적 사건이 발생했다. 1949년 10월 1일, 마오쩌둥이 천안문 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의 탄생을 선언했으며, 이후 광장은 친정부 집회와 퍼레이드가 벌어지는 장소가 되었다.

반정부 민주화 시위도 이 곳에서 일어났는데, 1989년 천안문 시위는 당국의 무자비한 폭력적 진압으로 진압되었다.

 

▲ 자금성의 정문인 오문(午門) /사진=김인영
▲ 자금성 내부의 모습 /사진=김인영
▲ 자금성 내부의 모습 /사진=김인영
▲ 만주어가 쓰여진 현판 /사진=김인영
▲ 자금성 내부의 모습 /사진=김인영
▲ 자금성을 둘러싼 해자 /사진=김인영

 


김인영 기자  inkim@opini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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