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 비빔면 전쟁 돌입 …농심, '절대강자' 팔도의 아성 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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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억' 비빔면 전쟁 돌입 …농심, '절대강자' 팔도의 아성 깰 수 있을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4.12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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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신제품 인기 힘입어 '1위 팔도' 역전 노려
오뚜기 '진짜쫄면' 가격 인하…가격 경쟁력 확보
라면 시장 정체했는데 비빔면 성장세는 지속…신규 진출 기업도 늘어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비빔면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 사진=농심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비빔면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 사진=농심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식품업계의 비빔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비빔면은 3~4월부터 판매가 늘기 시작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8월 가장 수요가 높다. 이에 기존 업체들은 신제품을 출시하고 나섰으며 신규 업체들도 속속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농심, '배홍동' 시리즈로 팔도 맹추격 

현재 비빔면 시장에서는 '팔도비빔면'의 팔도가 40년 가까이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팔도는 시즌별 비빔면 한정판을 꾸준히 선보이며 시장 내 입지 강화에 힘쓰고 있다. 증량 제품인 ‘비빔면1.2’와 동절기 어묵스프를 별첨한 윈터에디션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9년에는 매운맛 버전의 ‘괄도네넴띤’을 출시하면서 젊은 세대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팔도는 2년 연속 팔도비빔면의 모델을 맡고 있는 배우 이준호를 앞세워 신규 CF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올해도 비빔면 1위 자리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농심은 지난 2021년 출시한 '배홍동비빔면'의 흥행으로 경쟁이 치열했던 비빔면 시장 2위 자리에 안착했다. 이어 올해 2월에는 배홍동비빔면의 후속작 '배홍동쫄쫄면'을 출시했다. 쫄면 카테고리까지 영역을 확장해 비빔면 시장 점유율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농심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배홍동쫄쫄면의 누적 매출은 4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배홍동비빔면이 5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쫄면과 비빔면의 합작 공세로 농심 배홍동 시리즈의 매출은 전년 대비 75% 성장하며 누적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농심 관계자는 “배홍동쫄쫄면이 쫄면이라는 콘셉트로 비빔면 시장 내에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며 배홍동 브랜드의 성장을 견인했다”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배홍동 마케팅을 강화를 통해 비빔면 1위 자리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이달부터 아웃도어 활동이 증가됨에 따라 푸드트럭으로 전국 각종 축제와 리조트 등을 순회하는 전국투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배홍동 시식 기회를 제공하고, 프로야구와 연계한 행사를 진행하는 등 소비자 접점의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배홍동의 제품력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영업·마케팅 활동을 펼쳐 초반 승기를 이어가며 비빔면 시장 역전을 이뤄낸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진비빔면'과 '진짜쫄면'으로 비빔면 시장을 공략 중이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진짜쫄면' 봉지면의 가격을 10.5% 인하했다.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하 정책을 펼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가격 인하로 진짜쫄면 편의점 판매가격은 1900원에서 1700원으로 조정됐으며 7600원에 판매하던 진짜쫄면 봉지면 4입 제품은 6800원에 구매가 가능해졌다.

오뚜기 관계자는 "여름철 비빔면 성수기를 앞두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비빔면 시장 점유율은 팔도 53.3%, 농심 19.1%, 오뚜기 11.4% 순이다. 한때 팔도의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했으나 농심과 오뚜기가 적극적인 비빔면 마케팅을 펼치면서 점유율 격차가 좁혀졌다. 

삼양·하림도 진출…올해 시장 규모 1800억원 전망

삼양식품 4과비빔면 제품 이미지.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 4과비빔면 제품 이미지. 사진=삼양식품

팔도, 농심, 오뚜기 3사의 점유율 합계가 80%를 넘긴 가운데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들도 나타났다.

삼양식품은 지난 4일 비빔면 신제품 ‘4과비빔면’을 출시했다. 해당 신제품은 태양초 고추장 베이스에 사과, 매실, 배, 파인애플 등 4가지 과일맛을 담았다. 4가지 과일 맛을 표현하기 위해 제품명을 4과(果)비빔면으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삼양은 신제품 출시와 함께 여름 시즌 제품 ‘열무비빔면’의 생산도 시작하면서 두 제품으로 올해 여름 계절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따뜻한 날씨가 시작되면서 비빔면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일 맛을 담은 신제품 4과비빔면으로 더위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적극 어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림은 지난달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을 통해 비빔면 신제품을 출시했다. 양념장은 자두, 매실, 배 등 과일 4종과 청양고추, 마늘, 대파 등 채소 6종을 조합해 만들었다. 또 물이 아닌 육수로 면을 반죽해 차별화했다. 그간 더미식 브랜드가 프리미엄을 앞세우며 높은 가격 정책을 펼친 것처럼 더미식 비빔면의 가격도 다소 높게 책정됐다. 더미식 비빔면의 가격은 1500원으로, 팔도·농심·오뚜기의 비빔면 제품이 약 1000~12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높은 편이다.  

국내 라면 시장에서 비빔면의 비중은 10%를 밑도는 수준임에도 식품업계가 최근 관련 제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세에 있다. 전체 라면 시장 규모는 2013년 2조원을 돌파한 이후 계속 제자리걸음인 반면 비빔면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2015년 750억원에서 최근 1500억원까지 성장했다. 

올해는 비빔면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며 관련 시장이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는 올해 시장규모가 18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물가 상황으로 냉면 등 대표적인 여름 외식 메뉴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외식 대신 간편식을 찾는 소비 트렌드 역시 비빔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포털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서울 지역의 냉면 평균 가격은 1만 692원에 달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빔면은 라면업계의 여름철 매출을 판가름하는 주요 제품군이기도 하다"며 "여름 비빔면은 기업 입장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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