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장중 82만원' 신고가…증권가 "성장성 인정하나 단기급등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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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장중 82만원' 신고가…증권가 "성장성 인정하나 단기급등은 부담"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4.11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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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 1분기 영업이익 1037억, 매출 2조106억
'2위' 에코프로 영업이익 1796억, 매출액 2조589억
에코프로 주가 올해만 7배 급등
"전망 긍정적이나,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미래 이익 반영"
사진제공=에코프로비엠
사진제공=에코프로비엠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에코프로 3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로 불리는 에코프로 그룹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기대감으로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에코프로 그룹주가 유독 매섭게 질주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에코프로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IPO)가 기업공개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11일 에코프로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주가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이날 에코프로 자회사이자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037억원, 매출은 2조10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1.3%, 203.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지주회사이자 시총 2위 에코프로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796억원으로 전년보다 233.3% 늘었고 매출액은 2조589억으로 같은 기간 202.5% 늘었다고 밝혔다. 

앞서 시장은 에코프로가 이번 1분기에 매출 2조242억원, 영업이익 1976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매출은 컨센서스에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은 9%가량 못미쳤다. 

이날 장 초반 에코프로 주가는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82만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후 3%가량 하락했다가 실적 발표 후 다시 상승해 오후 2시경 75만원을 기록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에코프로 3형제 주가는 올해 들어 2차전지 관련주가 강세로 떠오르면서 급등했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해 말(10만3000원)과 비교해 601%, 즉 7배 급등했다. 지난해 1월 5만원대까지 내려갔던 것과 비교하면 1180% 급등한 수준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들어 218%, 에코프로에이치엔도 78% 뛰었다. 

지난해 말까지 10만원대를 기록하던 에코프로 주가는 올해 들어 601% 급등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시가총액도 급등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시총은 이날 기준 28조7536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12위인 카카오(26조3383억원)을 제쳤다. 에코프로의 시총 역시 19조4079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3위인 엘앤에프(11조4358억원)과 비교해 7조9721억원 차이난다.

주가를 끌어올린 공신은 개인투자자들이다. 올해 첫 거래일부터 전날까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개인투자자 순매수 2위와 3위에 등극했다. 순매수액은 각각 1조166억원, 7013억원이다. 실제로 전날 하루만 해도 개인은 에코프로를 1125억원, 에코프로비엠을 872억원어치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를 끌어올린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에코프로를 3430억원, 에코프로비엠을 329억원 순매도했다. 기관 역시 에코프로비엠을 6865억원, 에코프로를 6801억원 순매도했다. 

최근 미국 IRA 세부 법안이 발표되면서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성장성이 부각돼 주가가 더욱 탄력을 받기도 했다. 생산능력 확대와 미국 내 수주 모멘텀 등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 등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IRA 세부법안에서 양극활물질이 핵심 광물로 포함되며 양극재 기업들의 지역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며 "증설 발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다소 상반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래 성장성이 높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주가가 과열돼 있어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며 "미래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나,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미래 이익을 반영해서 당분간 이를 검증할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투자의견은 하향했지만, 목표주가는 미국 시장 확대와 고객사의 추가 성장을 반영해 기존 15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했다. 

한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생산 캐파 기준 점유율은 2022년 19%에서 2025년 21%, 2027년 26%, 2030년 24%로 추정된다"며 "미국과 유럽의 삼원계 양극재 시장에서의 위상은 유지되지만, 글로벌 캐파 기준 70~80%에 해당하는 경쟁자들과의 소리 없는 전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에코프로의 주가가 현저한 고평가 영역에 있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그는 "지주회사가 보유 지분가치보다 20% 프리미엄을 받는 이상한 상황"이라며 "NAV 대비 현 주가는 현저한 고평가 영역이기 때문에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만약 실제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는 의미 있는 변화가 아닌 시장에서 2차전지 소재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금 쏠림 현상이 주가 강세의 주요한 배경이라면, 지속 가능한 투자환경으로 소위 이러한 수급을 기업가치에 반영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코프로 그룹주가 급등하면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공매도 규모도 커졌다. 전날 에코프로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165억6484만원으로, 이날 유입된 공매도 투자자들의 추정 매도평균가는 69만2112선이다. 올해 중 에코프로에 대한 일일 공매도 거래대금 최대치가 지난 3월 중순 500억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하루만에 두 배가 넘는 공매도 물량이 쏟아진 셈이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전날 하루 공매도 거래대금이 2015억5175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이자 4월 일일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인 500억원선을 4배 가량 상회하는 수치다. 이날 공매도 평균가는 28만7519원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대량의 공매도 거래는 향후 주가에 대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공매도 거래가 증가함에도 주가가 내려가지 않는다면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쇼트 스퀴즈는 증시에서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쇼트(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투자자들이 주가가 갑자기 상승하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매수해서 주가가 더 오르는 현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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