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고전한 오리온 '제주용암수', 中 수출로 돌파구 마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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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고전한 오리온 '제주용암수', 中 수출로 돌파구 마련할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4.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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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따오 맥주' 회사와 수출 계약 체결…中 유통망 늘려
수출국 지속 확대…해외 '경수' 시장 공략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은 미미…"장기적 관점에서 사업 추진"
오리온 '닥터유 제주용암수' 제품 이미지. 사진=오리온
오리온 '닥터유 제주용암수' 제품 이미지. 사진=오리온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오리온의 '제주용암수'가 중국 유통망을 확대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 2019년 출시 당시 오리온이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었던 제주용암수가 국내 생수 시장에서 좀처럼 입지를 확대하지 못하는 가운데 해외 수출 가속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수출 확대…프리미엄 '경수' 시장 공략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그룹의 지주회사 오리온홀딩스는 지난 7일 중국 청도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사, 청도국서체육문화산업 유한공사와 ‘제주용암수 중국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오리온제주용암수 공장에서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 궁빈 청도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사 총경리, 궁서화 청도국서체육문화산업유한공사 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용암수의 중국 내 판매 및 유통에 관한 계약이 체결됐다.

청도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사는 중국 내 ‘칭따오맥주’를 유통∙판매하는 회사로 청도시 최대 음료판매 기업 중 하나다. 청도국서체육문화산업유한공사는 대규모 아마추어 대회를 개최하고 축구클럽 등을 운영하는 스포츠 전문 기업으로, 1년여 동안 브랜드 및 디자인 개발, 마케팅 전략 수립, 영업망 구축 등 제주용암수의 중국 내 판매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닥터유 제주용암수’는 미네랄이 풍부한 제주의 청정 수자원 용암해수를 원수로 사용해 만들어진 알칼리성 물이다. 제품 영양정보를 확인해보면 2L 기준 칼슘 132mg, 칼륨 44mg, 마그네슘 18mg이 포함되어 있다. 물에 녹아있는 칼슘, 마그네슘 함량을 나타내는 경도는 200mg/L으로 경도가 높은 물 '경수'에 해당한다.

 제주용암수 중국 수출 계약 체결식에서 (왼쪽부터)궁빈 청도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사 총경리,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 궁서화 청도국서체육문화산업유한공사 회장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오리온

오리온홀딩스의 자회사인 오리온제주용암수는 기존 경도 200mg/L와 경도 300mg/L 총 2종을 현지 제품명 ‘아이궈루이 화산용암수(AI.GUORUI 火山熔岩水)’로 생산·공급하게 된다. 청도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사와 청도국서체육문화산업유한공사는 중국 내 판매∙유통과 더불어 각종 스포츠와 연계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한편, 칭따오맥주의 전국 유통망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오리온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수출 계약을 통한 중국 물 시장 진출로 제품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음료 사업의 성장세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네랄이 풍부한 제주의 청정 수자원인 용암해수의 우수성을 중국에 널리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장 삼다수·아이시스 등 '연수' 중심…용암수 점유율 고전

앞서 오리온은 2016년 제주 토착기업 '제주용암수'를 인수해 2019년 11월 제주용암수를 출시했다. 오리온은 출시 초기부터 제주용암수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0년 6월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인 일반 채널 판매에 나서며 중국과 베트남에서의 현지 판매도 함께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오리온 제주용암천’ 이라는 제품명으로 상하이·베이징·광저우 등 대도시 중심의 판매를 전개했다.

제주용암수는 해외 수출을 지속 확대하며 현재 중국, 베트남, 러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시장은 경수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의 '에비앙'이 대표적인 경수 제품이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도 제주용암수 출시 당시 '에비앙'과 경쟁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경수가 아닌 '연수' 제품이 대부분인 만큼 제주용암수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생수 시장의 '3강'으로 불리는 제주개발공사 '제주삼다수',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농심 '백산수' 모두 연수다. 세 제품이 '먹는샘물'로 분류되는 반면 오리온 제주용암수는 '혼합음료'로 분류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다수, 아이시스, 백산수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약 70%에 달한다.

오리온이 자체 집계한 내용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일반 슈퍼 등에서 제주용암수의 점유율은 1%대 수준이다. 제주용암수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3% 성장하는 등 소비자 인지도를 늘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다. 1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제주용암수는 지난해 약 4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2021년에는 약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오리온 관계자는 "제주용암수는 이제 출시 4년차에 접어든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수출국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국내에서는 경도가 높은 물의 장점에 대해 알리는 등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마케팅을 지속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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