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철수설 불식시킨 9년만 '흑자전환'...전기차보다 CUV 생산확대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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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철수설 불식시킨 9년만 '흑자전환'...전기차보다 CUV 생산확대 통할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4.09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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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한국사업장, 9년 만에 흑자전환
트레일블레이저 등 신차 흥행 효과
韓 전기차보다 트랙스 CUV 흥행 집중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로베르토 렘펠 GM 한국사업장 사장이 2023년 사업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GM 한국사업장이 그 동안 계속됐던 철수설을 일축하고 올해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로 전환을 위한 도약 원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철수설' 돌던 GM 한국사업장...흑자전환 성공 배경은

GM 한국사업장은 지난해 8년째 이어졌던 만성적자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매출 9조102억원, 영업이익 2766억원, 당기순이익 21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전환했다. 

에이미 마틴 한국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흑자전환은 우호적 환율, 수출 증가, 가격 강세, 반도체 가용성 확대 및 비용 절감을 위한 지속적 노력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GM 한국사업장은 2011년 GM대우를 인수한 후 2013년 1조86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2014년 이후 지난 8년 간 만성적자 늪에 빠졌다. 2020년 3168억원, 2021년에는 37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7년에는 손실 규모가 8386억원까지 커지면서 2018년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이후 8년 연속 이어온 적자 규모는 3조7754억원에 달한다.

GM 한국사업장의 부활을 이끈 건 군산공장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판매량이었다. 특히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의 흥행이 효자 노릇을 했다. 

GM 한국사업장의 지난해 판매량은 총 26만4875대로 2021년보다 11.7% 늘었다. 특히 수출이 22만7638대를 기록해 전년보다 24.6% 늘어났다. 대표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해 내수 1만4561대, 해외 15만5376대 등 총 16만9937대가 팔렸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지금도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월과 3월 국내서 가장 많이 수출된 단일 모델이 바로 트레일블레이저다. 

한국GM은 올해도 신차 ‘트랙스 크로스오버’ 판매로 실적 개선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한국GM이 지난달 내놓은 ‘트랙스 크로스 오버’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합친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량으로, 최저가가 2052만원부터 시작한다. 이 차량은 국내 출시 4일 만에 사전계약 1만대를 돌파하며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차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GM은 또 프리미엄 전기차인 캐딜락 리릭, 픽업트럭·SUV브랜드 GMC의 시에라를 국내에 도입하고 일부 모델은 부분 변경모델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 겸 CEO가 지난달 22일 열린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신차 발표회'에서 포즈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전 발표에 빠진 전기차 생산

GM 한국사업장이 올해 초 밝힌 사업전략의 핵심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포함해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의 신차 6종 출시 ▲GMC 도입을 통한 멀티브랜드 전략 ▲고객 서비스 강화 ▲향후 2년간 창원·부평공장 완전 가동 ▲흑자전환으로 요약된다. 특히 GM 한국사업장은 올해 2분기 내 부평과 창원, 보령공장을 완전히 가동해 생산능력을 연간 50만대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로버트 렘펠 GM 한국사업장 사장은 “창원에서 30만대, 부평에서 20만대 생산해 총 50만대 생산을 확신한다”면서 “앞으로 2년동안 계속 시설을 가동하고 추후 전기차도 적합한 시기에 국내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0일여가 흘러 지난 6일 GM 한국사업장은 인천 부평 본사에서 경영현황 설명회를 개최했다. 로베르토 렘펠 사장 겸 CEO, 브라이언 맥머레이 연구개발법인 사장, 에이미 마틴 CFO 등 GM 한국사업장 최고위층이 참석했다. 

마틴 CFO가 밝힌 올해 주요 핵심 과제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2023년 신모델들의 성공적인 내수 시장 출시 ▲부평과 창원공장에서 연 50만대 규모의 안정적인 생산 증대 ▲상승하는 원자재 가격과 물류 비용 등을 상쇄하기 위한 전사적 비용 절감 ▲내수 시장 수익성 확대를 위한 수입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온스타와 에이씨델코 등 신사업의 성공적 국내 시장 도입 등이다.

렘펠 사장은 "GM은 2018년의 경영 정상화 약속을 이행하고, 매년 적자 폭을 줄이면서 한국 사업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과제는 외적 요인에 관계없이 지속가능한 성과를 도출할 수 있게 비즈니스의 토대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과 함께 최근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무결점 출시와 차질 없는 고객 인도로 올해도 견고한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올해를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원년의 해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지만, 지난해 11월 생산 중단이 된 부평2공장 등의 지속 운영을 위한 전기차 생산 유치와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까지 부평공장의 2026년 이후 신차 배정 계획이 없어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선 전기차 생산 공정을 유치하는 것만이 유일한 답"이라고 강조했다. 부평1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와 뷰익 앙코르 GX의 경우 오는 2026년 3월 단종이 예정돼 있다. 

GM은 전기차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미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흥행을 위해 창원공장에 9000억원, 부평공장에 2000억원 등 모두 1조1000억원을 투입했다. 전기차 생산을 위한 시설 전환을 위해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없는 셈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늘어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 물량을 최대한 맞추는 쪽으로 한국 내 공장을 운용할 계획이다. GM은 국내 자동차시장이 CUV에 대한 수요가 매우 많은 상황인 것을 고려해 추후 CUV 라인업 내 첫 번째 파생 차종은 창원공장에서, 두 번째 파생 차종을 부평공장에서 각각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GM 한국사업장은 "GM의 한국 공장 생산 계획에 전기차가 들어갈 자리는 없다"며 "전기차 생산 결정은 GM의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연계가 돼야만 확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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