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소금 얻는 법’ 무형문화재 된다…천일제염법도

경험적 지식체계 가치 인정…특정 보유자 인정 안해 김현민l승인2018.03.0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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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평양감사보다 소금장수’라는 말이 있다. 소금이 아주 귀한 존재였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에는 소금광산이 없기 때문에 예로부터 바닷물을 이용해 소금을 생산했다.

흔히 우리나라 제염(製鹽) 산업으로, 서해안 특히 전남 신안군의 염전을 머리에 떠올린다. 염전에 바닷물을 끌어 들여 태양열로 수분을 증발시키고 소금결정을 얻어내는 방식이다.

이 천일제염법(天日製鹽法)은 1907년 인천 주안(朱安) 염전에서 일본인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다. 일제 강점기 말까지 개발된 염전은 약 7,000㏊에 달했는데, 해방될 때 남한의 염전 면적은 2,800㏊이었고, 황해도 염백염전 등 주요 염전이 북한 지역에 있었다.

6·25 이후 소금생산이 부족해지면서 1962년 정부가 소금 전매제도를 폐지하고 민영염전 개발을 적극 장려했다. 1979년 기계염 생산 기술이 개발되어 전일염전이 사양길에 들어서 많은 염전들이 폐전되었다.

천일제염이 시작되기 이전, 우리나라엔 바닷물을 끓이는 자염법(煮鹽法)으로 소금을 생산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서산군에 염소(鹽所) 1곳, 염정(鹽井) 2곳, 염분(鹽盆) 3곳, 해미현에 염분(鹽盆) 1곳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가마솥에서 바닷물이나 농축된 소금물을 끊여서 자염(煮鹽)을 생산했다.

자염법은 갯벌을 뒤집어 짠흙을 생성하기 위해 힘센 소를 필요로 하며, 바닷물을 끓여서 소금을 구워야 했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나무가 필요했다. 쇠 솥에 끓일 때는 특히 소나무가 주로 들어갔다. 조선 때부터 소금 생산이 많은 서해안에는 소나무 남벌을 막는 금송(禁松) 정책이 자주 취해지기도 했다.

자염은 값이 비쌌고, 국내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웠다. 자염은 연료 소비가 적은 천일제염에 자리를 내주면서 1950년쯤 명맥이 끊어졌다. 최근들어 서해안에서 50년만에 자염을 생산하는 영농조합이 생겨나면서 전통방식의 자염이 복원되고 있다.

 

▲ 전통방식의 제염 모습(소금 굽기)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8일 갯벌을 이용해 소금을 얻는「제염」(製鹽)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이번에 국가무형문화재 신규종목으로 지정 예고된 「제염」은 ① 고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이어져온 전통적인 자염법(煮鹽法)과 ②1907년 도입되어 현재까지 그 맥을 이어온 천일제염법(天日製鹽法) 두 종류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1. 자염법

바닷물의 염도를 높인 뒤 끓여서 소금을 얻는 방법이다.

 

① 함토작업

갯벌을 갈아엎고 부순 후에 햇볕에 말려 수분을 증발시키면 소금기만 흙에 남는다. 그 흙에 다시 바닷물을 끼얹고 갈아엎고 말리는 작업을 반복하면, 갯벌의 흙은 소금기로 뒤덮인다. 이를 함토(醎土)라고 한다.

조석간만의 차가 가장 작은 ‘조금(潮) 동안에 말린 갯벌 흙은 사나흘이 지나면 소금 꽃을 피운다. 이후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사리 때 소금기 가득한 흙알갱이 사이로 바닷물이 스며 들어 흙의 염분이 높아진다.

 

② 끓이기

염도를 높인 함수를 다시 소금가마에 끓여서 소금을 만든다.

갯벌 흙에서 걸러진 바닷물을 대형 가마에 붓고 밤잠을 설치며 많은 장작을 태워야 소금이 된다. 정성을 들이는 작업이다. 가마에서는 수증기가 증발하면서 간장을 달이는 듯한 구수한 냄새를 풍긴다.

이어 소금이 나타난다. 무려 10시간 정도 불을 땐다. 바닷물이 끓는 불순물을 거품과 함께 걸러낸다. 그러면 순도 높고, 염도 낮은 명품 자염이 탄생한다.

 

③ 명품 소금의 효과

실제 자염은 천일염에 비해 칼슘이 1.5배, 유리아미노산이 5배나 많은 반면 염분은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김치를 담글 때 유산균 개체수를 증식시키는 효과가 크다고 한다.

 

▲ 신안 중도 천일염전 /문화재청 제공

 

2. 천일제염법

염전(鹽田)에 바닷물을 넣고 햇볕, 바람을 이용하여 수분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드는 방법이다.

 

소금산지가 없었던 우리나라는 바닷가에서 갯벌, 바닷물, 햇볕, 바람 등 자연환경을 이용해 소금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제염」은 ▲ 세계적으로 독특하게 ‘갯벌’을 이용하여 소금을 생산한다는 점 ▲ 음식의 저장과 발효에 영향을 주는 소금이 한국 고유의 음식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 ▲ 우리나라 갯벌의 생태 학술연구에 이바지한다는 점 ▲ 고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동‧서‧남해안 모든 지역에서 소금이 생산되어 우리나라의 어촌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연구대상이라는 점 등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문화재청은 또 「제염」은 표준적인 지식체계가 아닌 경험적 지식체계이고, 특정지역에 한정되어 전승되기보다는 염전의 분포지역이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해녀’(제132호)나 ‘김치 담그기’(제133호)와 마찬가지로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염법의 문화재 지정여부는 30일간의 예고 기간과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 자염법①…염전갈이 /문화재청 제공
▲ 자염법②…함토 모으기 /문화재청 제공
▲ 자염법③…섯구동이 파기 /문화재청 제공
▲ 자염법④…통나무 넣기 /문화재청 제공
▲ 자염법⑤…나뭇가지 이엉 넣기 /문화재청 제공
▲ 자염법⑥…함토 덮기 /문화재청 제공
▲ 자염법⑦…향토를 덮은 후 모습 /문화재청 제공
▲ 자염법⑧…함수구덩이에서 함수 퍼내기 /문화재청 제공
▲ 자염법⑨…가마불 지피기 /문화재청 제공
▲ 자염법⑩…완성된 자염 /문화재청 제공

 

 

 

 


김현민  op@o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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