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속지 말아야”…남북정상회담에 경계의 시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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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속지 말아야”…남북정상회담에 경계의 시각들
  • 김현민
  • 승인 2018.03.0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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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폐기회담 아니면 의미 없다…김정은 진정성이 관건”

 

1박2일 일정으로 평양을 다녀온 대북특사단이 돌아왔다. 단장을 맡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김정은과 만나 합의한 내용을 6을 저녁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주요 내용은,

①남북은 4월말 판문점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다.

②앞서 남북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의 핫라인을 설치해 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한다.

③북한은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주제로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④북한은 남측을 향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⑤북한은 또 조만간 재개될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양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7일 아침 조간신문들은 일제히 전날 정의용 실장의 발표에 대한 논평을 실었다. 북한의 태도변화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경계의 시각을 늦추지 않았다. 과거의 평화회담 또는 정상회담이 결국은 북한의 핵무장을 하는데 시간 끌기용의 결과를 낳았다는데 대한 우려다.

조선일보는 ‘한국민은 북핵 인질에서 벗어나는 건가, 또 속는 건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보냈다. 이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청와대는 이 합의를 마치 비핵화에 큰 진전이나 있는 듯 발표하고 있다. 과거에 적어도 문면상으로는 이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합의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 예로 2005년 9·19 합의에서 북한은 심지어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약속하기로 해놓고, 불과 1년만에 첫 핵실험을 저질렀다. 조선은 “당시 9·19 합의문을 다시 읽어보면 아직까지 북한 비핵화가 안 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다”고 회의적 견해를 피력했다.

중앙일보도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핵 야욕이 드러나면서 휴지 조각이 됐던 지난 두 차례의 정상회담 전례를 교훈 삼아야 한다”면서 “북한이 핵을 지닌 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무너뜨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면 남북 정상이 포옹하며 감격하는 감성적 만남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다”다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이번 정상회담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과 미사일을 제거하는 의지와 일정을 밝히도록 하는 북한 핵 회담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아일보는 “북한은 은밀히 핵개발을 지속한 떳떳하지 못한 전력(前歷)이 있다. 북-미 대화 중에는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겠다는 약속 또한 핵개발 완성을 위한 시간 벌기 차원의 전술 아니냐는 의구심도 여전하다.”면서 “향후 김정은의 태도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썼다.

좌파 논조의 경향신문도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지는 두고 볼 대목”이라고 전제하면서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이 핵실험·탄도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언명은 북한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지만 최고지도자의 육성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일말의 희망을 기대했다.

 

▲ 정의용 대북특사단장이 5일 김정은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7일 조간신문 사설 요약

 

[사설] 한국민은 북핵 인질에서 벗어나는 건가, 또 속는 건가 [조선]

청와대는 이 합의를 마치 비핵화에 큰 진전이나 있는 듯 발표하고 있다. 과거에 적어도 문면상으로는 이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합의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2005년 9·19 합의에서 북은 심지어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래놓고 불과 1년만에 첫 핵실험을 저질렀다. 당시 9·19 합의문을 다시 읽어보면 아직까지 북한 비핵화가 안 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다. 모든 것은 속임수였다. 이번에 김정은이 밝혔다는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는 것도 김정일이 국제사회를 기만할 때 써먹던 어구다. ……

북한과는 수많은 합의가 있었다. 그때마다 우리 정부는 '마침내 평화의 길이 열렸다'는 식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국민 앞에 닥친 것은 핵과 미사일이다. 이번 합의로 한국이 북핵 인질에서 벗어나는 길이 마침내 열릴 것인지, 아니면 지난 25년간 그랬던 것처럼 또 한 번 북의 기만전술에 말려들 것인지는 국민에 달려 있다. 5100만 한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가짜와 진짜를 가려내야 한다.

 

[사설] 3차 남북 정상회담, 북핵 폐기 회담 아니면 의미 없다 [중앙]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핵 야욕이 드러나면서 휴지 조각이 됐던 지난 두 차례의 정상회담 전례를 교훈 삼아야 한다. 북한이 핵을 지닌 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무너뜨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면 남북 정상이 포옹하며 감격하는 감성적 만남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무엇보다 정상회담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과 미사일을 제거하는 의지와 일정을 밝히도록 하는 북한 핵 회담이 돼야 한다. ……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어떤 당근 제공도 없어야 한다. 정상회담을 했는데도 비핵화 문제에 아무런 진전은 없고 대북 포위망에 구멍이 생긴다면 동맹 균열과 남남 갈등이란 후폭풍만 부를 건 불문가지다.

 

[사설]판문점 정상회담·‘비핵화’ 파격 합의… 김정은 진정성이 관건 [동아]

하지만 북한은 은밀히 핵개발을 지속한 떳떳하지 못한 전력(前歷)이 있다. 북-미 대화 중에는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겠다는 약속 또한 핵개발 완성을 위한 시간 벌기 차원의 전술 아니냐는 의구심도 여전하다. 그렇기에 향후 김정은의 태도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 ……

비핵화는 결코 타협의 대상이 아니며 설령 북-미 대화가 시작되더라도 제재와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다. 이런 ‘압박 속 대화’라면 미국도 북한과의 대화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의 관건은 김정은의 진정성이다. 합의의 실천만이 그걸 증명할 수 있다.

 

[사설] 북한 비핵화 로드맵, 과거 전철 밟지 않을 장치 있나 [한경]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1993년 1차 북핵 위기 때부터 시간끌기용 협상을 벌이며 핵 개발을 계속했다. 2003년 2차 북핵 위기 뒤에는 6자회담을 하면서 핵실험을 준비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번에 “대화하는 동안 추가 핵실험 등 도발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과거 전례를 볼 때 유엔 결의에 따른 국제제재로 어려움을 겪자 지원을 얻어내고 제재를 완화해보려는 속셈이 아니라는 보장이 없다. 어떻게든 한·미 공조의 틈새를 벌리려는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 25년의 북한 비핵화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설]문 대통령 성의에 놀라운 결단으로 화답한 김정은 [경향]

물론 김 위원장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지는 두고 볼 대목이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발언은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폐기해야 북핵을 폐기할 수 있다는 기존 논리와 맥이 닿아있기 때문이다.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이 핵실험·탄도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언명은 북한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지만 최고지도자의 육성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6일 저녁 방북 결과를 브피핑하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정의용 수석특사 방북 결과 언론발표 (2018-03-06)

정의용 수석대북특사(국가안보실장) :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대통령 특사단은 1박2일 동안 평양을 방문하고 조금 전 돌아왔습니다.

방북 기간 동안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방북 기간 중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4시간 이상을 함께 보내며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와 뜻을 전달하고 남북 간 제반 현안을 폭넓게 논의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남북 정상이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에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고위인사들과도 이러한 남북 정상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에 관해 협의하였습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사안에 대해 논의하고 북한의 입장을 확인하였습니다.

 

1. 남과 북은 4월말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구체적 실무협의를 진행해나가기로 하였습니다.

2.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 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간 Hot Line을 설치하기로 하였으며,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실시키로 하였습니다.

3.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였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습니다.

4.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하였습니다.

5.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하였습니다.

6. 북측은 평창올림픽을 위해 조성된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남측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의 평양 방문을 초청하였습니다.

정부는 이번 대북 특사단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의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북한과의 실무 협의 등을 통해 이번에 합의된 사안들을 이행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곧 이어 서훈 국정원장 등과 함께 이번 방북 결과를 위해 설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합니다.

또한 저는 미국에 이어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하고 서훈 국정원장은 일본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바탕으로 남북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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