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추가감산에 정유주 강세…'SK이노·에쓰오일', 상승세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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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 추가감산에 정유주 강세…'SK이노·에쓰오일', 상승세 이어갈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4.04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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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1.39%), 에쓰오일(0.72%), GS(0.37%)↑
OPEC+, 하루 166만 배럴 추가 감축…총 366만 배럴
"물가압력, 유가 급등시 재차 확대될 여지 있어"
유가 하락에 손실 입은 정유업종, 이번 감산으로 수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원유 추가 감산을 결정하면서 국내 정유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4일 오후 2시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 대비 2500원(1.39%) 오른 18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석유는 5.84% 급등하고 있으며 S-Oil(에쓰오일)은 0.72% 상승, GS는 0.37% 상승했다. 

에쓰오일의 경우 지난달 27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GS는 28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앞서 OPEC+는 유가 방어를 위해 원유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고금리 여파, 미국과 유럽 신용위기, 그리고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 등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OPEC+, 하루 166만 배럴 추가 감축 결정

지난 2일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한 OPEC+ 회원국들은 5월부터 하루 166만 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 50만 배럴, 이라크 21만 1000배럴, UAE 14만 4000배럴, 쿠웨이트 12만 8000배럴, 알제리 4만 8000배럴, 카자흐스탄 7만 8000배럴, 오만 4만 배럴 감산해 총 116만 배럴 감산이 예고돼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지난 2월 중순부터 서방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일일 50만 배럴의 감산 결정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러시아의 감산 계획은 3월부터 6월까지였지만 러시아는 해당 기한을 연말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이를 합하면 총 166만 배럴이다.

앞서 OPEC+가 지난해 11월부터 일일 200만 배럴의 감산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연말까지 OPEC+의 총 감산 규모는 일일 366만 배럴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원유 수요의 약 3.7% 수준이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은행권 위기가 발발하면서 유가가 급락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며 "장기적으로는 올해와 내년 원유 초과공급이 우려돼 공급을 조절하며 유가를 부양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따.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OPEC+는 미국 지역은행 발 불확실성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로 떨어지자 원유 생산량을 줄이며 선제적으로 유가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 안정을 위해 유가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바이든 정부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며 미국과 비(非)미국 산유국들의 관계가 악화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 급등…"90달러 상회 시 소비에 부정적 영향"

발표 직후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6.28% 급등한 배럴당 80.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6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84.45달러(5.7% 상승)까지 오르며 약 1년 만에 하루 최대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같은 날 미국 뉴욕증시 역시 혼조세로 마감했다. 정유주가 속한 다우지수는 0.98% 상승하고 S&P500지수는 0.37% 상승했지만 나스닥지수는 0.27% 하락했다. 특히 유가 상승으로 웃은 것은 에너지주다. 엑슨모빌(5.9%), 셰브론(4.2%), 옥시덴탈페트롤리움(4.4%)의 주가가 급등했으며, S&P500의 에너지 지수도 4.91% 올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우디 주도의 자발적 추가 감산 결정으로 인해 WTI 가격이 배럴당 70~95 달러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유가가 90달러를 재차 상회할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감을 자극하는 동시에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무엇보다 에너지 가격 안정으로 그나마 둔화되던 물가압력이 유가 급등시 재차 확대될 여지가 있다"며 "이는 의도치 않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을 연장시키는 변수"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95달러, 내년은 100달러로 끌어올렸다. UBS는 오는 6월까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로 뛸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유가 상승, 정유주에는 호재

정유 업종의 경우 그동안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로 고전했으나 이번 OPEC+의 감산으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유업체와 화학 업종 주요 기업의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9% 하락할 전망이다. 유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반영한 것이지만,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KRX 에너지화학 지수는 실제로 연초 대비 26.5% 올랐다. 

KRX 에너지화학 지수는 올해 초 대비 26.5% 상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SK이노베이션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150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하겠으나 컨센서스는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미국공장 수율 부진과 일회성 비용 반영, F-150 생산중단 등으로 SK온 적자 확대가 예상되면서다. 

특히 정유 부문은 2377억원으로 흑자전환 달성이 예상된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래깅 기준 정제마진이 전분기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긴 했으나, OSP 하락으로 실질적으로는 약 3~4 달러 내외의 마진이 개선되었던
효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11월부터 3월까지 급등락을 보인 유가로 일부 재고손실 발생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지난 분기 발생한 6200억원의 재고손실 중 약 2000억원 가량이 저가법으로 환입됨에 따라 대부분 상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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