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선두 주자 없다"…삼성전자, 로봇 상용화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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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선두 주자 없다"…삼성전자, 로봇 상용화 '잰걸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4.0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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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연 내 로봇 상용화 추진
"로봇 관련 투자 확대 및 기술 개발 박차"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웨어러블 로봇 '젬스' 시연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최근 삼성전자가 지분을 매입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현직인 윤존오 삼성전자 부사장을 이사로 영입한다. 삼성전자는 현직 임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사회 합류로 향후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경영 관련 주요 의사 결정 등 로봇 사업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윤 부사장은 삼성미래전략실 전략팀 담당임원을 거쳐 삼성전자에서 사업지원TF 담당임원과 네트워크사업부 기획팀장 등을 지냈다. 2020년 12월부터 기획팀 부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0.22%를 590억원에 매입했다. 이달에도 추가로 지분 4.77%를 278억원에 취득하며 콜옵션 계약도 체결했다. 삼성전자가 콜옵션을 행사하면 지분율은 59.94%까지 높아진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어떤 회사

지난해 연 매출 100억원을 넘긴 국내 로봇회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04년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와 연구진이 개발한 국내 최초의 이족보행 로봇 '휴보(HUBO)'를 개발한 회사다. 오 교수는 2011년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설립했으며 2015년 미국 국방성 산하 기관이 주최한 재난구조용 로봇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만큼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엔 협동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합병을 염두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기술 협력 등 성과에 따라 변수는 있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보유한 협동 로봇을 활용해 삼성 계열사 내 자동화를 추진하고 로봇 제품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웨어러블 로봇을 입고 PT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상용화될 삼성전자의 로봇

올초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신산업 발굴의 첫 행보는 로봇"이라며 미래 가전의 핵심이 로봇에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안팎에선 삼성이 내놓을 첫 상용화 로봇은 '웨어러블 로봇'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헬스케어 디바이스인 삼성 젬스(GEMS)는 근력이 부족한 일반인이나 노약자, 환자들의 이동과 재활을 돕기 위해 개발했다. 사용자에 따라 고관절, 무릎, 발목 등에 착용해 보행 관련 주요 근육의 부하를 덜어준다. 젬스 힙은 걸을 때 24% 정도 힘을 보조해 보행 속도를 14% 높여준다. 삼성전자는 애초 의료용으로 고안된 젬스 힙을 일반 운동용 제품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로봇을 입고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기를 즐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고령화와 미세먼지 등 사회문제의 해법 역시 로봇에서 찾고 있다. 

'삼성 봇 케어'는 사용자의 건강을 주기적으로 측정해주는 것은 물론 권한을 가진 가족이나 주치의 등이 원격으로 데이터를 열람하거나 알람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기청정 로봇 '삼성 봇 에어'는 집안 곳곳에 공기의 질을 센서를 활용해 분석해 미세먼지 뿐 아니라 유해가스 같은 오염원을 판별한다. 또 공기 질이 나빠진 공간으로 이동해 공기를 정화한다. 

이외에도 '삼성 봇 리테일'은 고객 응대는 물론 주문과 결제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해 쇼핑몰, 음식점, 상품 매장 등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서빙 기능을 특화시킨 '삼성 봇 서빙'이나 쇼핑몰이나 건물의 가이드·리셉션 기능을 강조한 '삼성 봇 가이드' 등 맞춤형 버전도 개발하고 있다. 

가사 노동의 부담을 덜어주며 인간과 로봇이 상호작용하는 로봇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CES에서 가사 로봇 '삼성 봇 핸디'를 소개한 바 있다. 부착 된 로봇 팔은 청소나 설거지, 물건 정리 등 집안일을 처리한다. 또 요리하는 AI 기반 셰프 어시스턴트 로봇 '삼성 봇 셰프'도 일상화될 전망이다. 

인간과 로봇의 상호 작용도 연구 대상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반려 로봇 '볼리'를 공개했다. 테니스공 모양의 '볼리'는 지능형 반려 로봇을 표방한다. 인공지능 탑재로 사용자 명령에 따라 집안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폰, TV 등 주요 스마트 기기와 연동돼 다양한 홈 케어를 수행한다. 또한 인간과 함께 다니며 각종 편의를 제공하며 각종 작업이나 순찰 등의 기능도 갖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부문 사장이 2020년 'CES 2020' 기조연설 중 공 모양의 인공지능(AI) 로봇 '볼리'(Ballie)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출시된 'EX1'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엑스원(EX1)'이라는 이름의 보조 기구 로봇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로봇의 글로벌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꾸준히 지적재산권 확보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에만 특허청 '운동보조장치'와 관련된 기술 10건 이상을 출원했다. 삼성전자는 특허청에 봇핏 상표를 출원하고 앱 서비스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등을 마련했다. 봇핏은 근육운동용 기기부터 오락용 로봇, 개인용 가사도우미 로봇까지 다양한 목적을 추가했다. 봇핏 이외 웨어러블 외골격 슈트 관련 특허도 다수 등록했다. 삼성전자는 '핏샘(FITSAM)'이라는 이름으로 로봇 외골격 슈트, 보행 보조용 로봇 등 25개 부문에서 특허 출원을 했다. 같은 시기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 특허청과 캐나다 특허청 등에 '삼성봇(SAMSUNG BOT)' 브랜드 상표권 등록도 마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로봇 제품의 정확한 명칭은 미정"이라면서 "상용화 및 출시 계획은 다양한 안을 두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의 로봇산업은 확실한 선두 주자가 없는 상황”이라며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서비스 로봇 외에도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개발 역량을 쌓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로봇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로봇 시대에 대한 선제 대응을 강화해나가겠다"며 "다양한 로봇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강화하고, 고객 생활에서 유용함을 체험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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