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에 이어 역학영화 시리즈 2탄 「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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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에 이어 역학영화 시리즈 2탄 「궁합」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03.0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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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실 결혼의 궁합을 소재로 한 코믹 영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코믹 영화다. 홍장표 감독에 심은경(송화옹주), 이승기(역술가겸 사헌부 관리), 김상중(임금) 주연으로, 제작사인 주피터필름이 「관상」에 이어 역학 시리즈로 내놓은 작품이다. 그 다음에 나올 작품이 「명당」으로, 역학 3부작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 영화 포스터 /네이버 영화

과학적으로 옳든 그르든 역학이 동양사상을 수천년 관통해왔다. 이런 소재를 영화로 다루는 것은 흥미롭다.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도입했다. 그저 한번 웃고 넘갈만한영화다.

궁합(宮合)은 혼인할 때 음양오행설에 입각해 신랑 될 사람과 신부 될 사람의 사주를 보아 배우자로서 두 사람의 적격 여부를 확인하는 일종의 점성술이다. 자유연애로 결혼을 하는 요즘 시절에야 궁합을 보는 사람들이 드믈지만, 몇십년전만 해도 남녀가 결혼을 하기 앞서 궁합을 보는 게 대세였다.

궁합에는 12지(支)에 따른 겉궁합과 오행에 따른 속궁합이 있다. 우리나라에선 예로부터 혼인성립에 필요한 절차로 남녀의 생년월일에 의한 궁합과 택일의 관습이 있었다. 궁합을 보아 사주와 오행에 살(煞)이 있으면 불길하다고 하여 결혼을 하지 않았다.

결혼에 앞서 신랑측에서 생년월일시를 기재한 사주단자를 신부측에 보내고, 신부측이 역술인을 불러 사주의 길흉(吉凶)를 점치게 한다. 이때 궁합도 본다.

궁합이 청혼을 적절히 거절하는 주요한 구실이 되었다. 또 조선조에는 혼인 당사자간의 접촉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사주단자를 통한 궁합이 결혼성사의 중요한 관건이 되었다.

 

▲ 영화속 한 장면 /네이버 영화

 

영화 「궁합」은 조선시대 결혼제도에서 역술적인 요소, 즉 궁합을 주제로 다뤘다.

극심한 흉년이 지속되었다. 임금(김상경 분)은 가뭄을 해소하려면 송화옹주(심은경)의 혼사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역술인의 점괘를 믿고, 부마 간택을 실시한다. 조선시대엔 왕자의 경우 간택제도를 실시했지만, 첩의 자식인 옹주의 간택을 결정한 것도 영화가 갖는 파격이다.

당대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이승기)은 부마 후보들과 송화옹주의 궁합풀이를 맡게 된다.

사나운 팔자로 소문나 과거 혼담을 거절당한 이력의 송화옹주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남편으로 맞이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부마 후보들의 사주단자를 훔쳐 궐 밖으로 나가 후보들을 차례로 염탐하게 된다.

서도윤은 송화옹주가 사주단자를 훔친 궁녀라고 오해하고, 사주단자를 되찾기 위해 그녀를 뒤쫒아 간다.

송화옹주는 네명의 간택후보를 차례로 만난다. 야심찬 능력남 윤시경(연우진), 절세미남 강휘(강민혁), 효심 지극한 매너남 남치호(최우식)에 연하남까지 접견한다.

결국엔 자유연애로 끝난다. 영화엔 심은경이 분한 송화옹주와 이승기가 맡은 서도윤의 궁합은 모지 않는다. 요즘 세대에 맞게 영화는 마지막을 장식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다.

 

태어난 년/월/일/시를 기준으로 인간의 운명이 정해진다는 사주의 논리와 이에 따른 부부의 인연이 영화의 핵심 소재다. 여기에 국왕의 딸인 옹주의 혼사에서의 궁합풀이라는 스토리가 더해진다.

사주와 궁합은 조선시대 우리 선조의 일상에 깊숙하게 자리잡아 인간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명리학으로 발전했다. 이에 대한 관심은 현재까지도 그 맹맥이 이어지고 있다. 21세기를 살아가면서도 많은 사람들은 점집이나 사주카페를 방문해 자신의 신년 운세를 점치거나, 결혼 등의 중요한 의사 결정을 앞두고 궁합을 풀이해 조언을 얻기도 한다. 물론 요즘 사람들은 이를 믿지는 않는다.

개인의 기구한 운명부터 각기 다른 사주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인간들의 사연까지, 사주팔자에 얽힌 모든 인연을 총망라하는 스토리를 담아냈다.

개띠해에 개봉한 이 영화의 주인공 심은경도 1994년 개띠다. 부마 후보로는 야심에 가득찬 ‘윤시경’ 역에 배우 연우진이, 여심을 홀리는 외모와 끼를 가진 ‘강휘’ 역에 강민혁이, 효심 지극한 부마 후보 ‘남치호’ 역에 배우 최우식이, 어린아이 부마 후보로 아역배우 김도엽이 각각 맡았다.

영화 제작을 위해 영화사는 역술가 박성준을 자문위원으로 발탁했다고 한다. 박성준 역술가는 시나리오의 캐릭터들의 사주를 작성함은 물론 배우들의 궁합도 보았다고 한다. 그는 영화의 크랭크인과 크랭크업 등 제작 전반의 중요한 날짜, 촬영하기에 적기인 시간도 자문했다고 영화사는 밝혔다.

 

▲ 영화속 한 장면 /네이버 영화
▲ 영화속 한 장면 /네이버 영화
▲ 영화속 한 장면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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