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레이다] 통신주, 'KT 경영 공백' 등 불확실성 증대…1분기 실적 따라 차별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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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레이다] 통신주, 'KT 경영 공백' 등 불확실성 증대…1분기 실적 따라 차별화될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4.0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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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경영 공백 이슈 부각…지난해 대비 주가 21% 빠져
SKT 중간 요금제 출시…나머지 2사도 출시 예정
정부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가능성↑
하나증권 "LGU+ 적극 매수, SKT 매수, KT 매도 시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통신서비스 산업을 둘러싼 규제가 심화되면서 관련 업종의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간 요금제 출시와 KT 최고경영자(CEO) 선임, 정부의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통신서비스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달 통신 3사가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추정되는 LG유플러스를 중심으로 비중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종목 중 통신업은 올해 초 대비 14.46%포인트(-3.90%) 하락했다. 이번달에는 1분기 통신 3사 실적 발표와 함께 KT 경영 공백, 제 4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작업과 주파수 할당 정책 수립 등의 이슈가 부각될 전망이다. 또 통신 3사 알뜰폰 M/S 제한 논의, 유럽연합(EU) 기가비트 인프라 법안 발표를 통한 망 사용대가 정립 본격화, 대용량 5G 중간 요금제 출시도 논의되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경영진 이슈를 겪고 있는 KT 주가는 지난 31일 종가 기준 2만9450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3만2500원) 대비 주가가 10.3% 하락했으며, 1년 전인 2022년 3월 31일(3만5700원)과 비교하면 21.2% 빠진 것이다. 

앞서 KT는 CEO 선임을 놓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잡음을 겪었다. 지난해 12월 28일 구현모 전 대표가 차기 CEO 단독후보로 선출됐지만, 국민연금과 정치권의 반대로 재임을 포기했다. 새롭게 정해진 윤경림 후보 역시 주주총회를 나흘 앞둔 지난 27일 공식 사퇴했다. 

이어 지난 31일 강충구 고려대 교수와 여은정 중앙대 교수, 표현명 전 롯데멘탈 대표 3인이 사외이사에서 동반 사퇴하면서 KT 이사회에는 김용헌 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만 사외이사로 남게 됐다. 

대표이사와 이사진들이 모두 물러나면서 KT는 사실상 경영 공백 사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KT가 새 대표이사를 선출하기까지는 대략 5개월 가량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KT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사내 비상경영위원회 산하 뉴거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TF)가 지배구조 개선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통신서비스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그는 "통신서비스 산업에 대한 여러 규제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며, 이는 최소한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아직 기준금리가 높아 배당주로서 통신사의 매력도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KT에 대해서는 "다른 외부 인사나 통신 비전문가가 CEO로 선임될 경우 기존 KT의 경영 연속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고 대주주 부재로 인한 우려가 향후 3년마다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누가 KT 경영진으로 오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올해 실적과 배당이 어떻게 결정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며 "꼭 성과를 낼 필요가 없는 주체가 좋은 실적을 만들기 위해 헌신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올해는 KT가 다소 보수적인 회계 정책과 원론적인 배당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물가 급등으로 인한 각종 제반 비용 증가 추세, 자산 크렌징 증가 가능성을 감안하면 올해 KT는 영업이익 감소 가능성이 높고 배당성향은 원칙대로 50%를 지키는 데 그칠 것"이라며 "실적과 배당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KT 주가가 한 차례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T 주가는 지난해 3월 말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일 년간 21.2% 하락했다. 자료=한국거래소

다만 김 연구원은 통신사들의 1분기 실적에 따라 비중을 달리 가져갈 것을 조언했다. 그는 "통신 3사 실적은 5월에 발표하지만 4월 프리뷰 시즌부터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며 "규제 리스크에 대한 주가 반영은 이미 충분하기에 이제는 실적으로 시각을 전환할 때"라고 설명했다. 

또 "LG유플러스가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됨에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4월 프리뷰 시즌부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되면서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 코스피 수익률을 압도하는 상승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LG유플러스 적극 매수, SK텔레콤 매수, KT 매도 전략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1분기 매출액 3조5000억원, 영업이익 274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각 지난해 대비 2.7%, 5.4% 늘어난 수치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 역시 LG유플러스에 대해 "최근 정부 규제 불확실성에 따라 주가가 하락했으나, 그 정도가 과도하다"며 "투자포인트인 B2B 사업에 대한 실적 가시화, 비용 구조 개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또 "5G 전용망을 활용하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고성장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마케팅 비용과 감가상각비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무선 사업의 장기 비용구조 개선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의 경우 최근 정부의 통신 요금 인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월 5만9000원과 6만9000원 사이의 중간 요금제 4종을 출시하고, 청년 요금제와 어르신 요금제를 추가로 공개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조만간 이와 유사한 요금제를 출시할 전망이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간요금제는 간접적인 요금 인하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신규 5G 중간요금제를 논의중인 KT와 LG유플러스가 보다 공격적인 가격의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는 이상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SK텔레콤은 지난 28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책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아 일부 주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주총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전세계적인 거시경제 불안으로 글로벌 증시가 조정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SK텔레콤의 성장 스토리가 주가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부분도 있는 만큼, 인공지능(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위해 실체있는 성과를 만들고 주가를 부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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