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들은 왜 금요일에 파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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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들은 왜 금요일에 파산하나"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04.0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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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파산이 금요일에 이뤄지는 것은 금융시장에 여파가 최대한 적도록 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고육지책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은행들의 파산이 금요일에 이뤄지는 것은 금융시장에 여파가 최대한 적도록 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고육지책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은행은 지난 3월 10일(현지시간) 금요일에 파산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은행 파산으로 기록된 2008년 워싱턴뮤추얼의 파산도 금요일이었다.

은행들의 파산이 금요일에 이뤄지는 것은 금융시장에 여파가 최대한 적도록 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고육지책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베이시 레터 시장 해설가는 과거 은행 파산은 대부분 금요일에 이뤄졌다고 31일(현지시간) CNN 비즈니스가 전했다.

CNN 비즈니스는 규제 당국은 고객들이 놀라지 않도록 하고 공포가 확산하는 것을 막는 것을 선호한다며 주말동안 상황을 정리할 시간을 갖기 위해 금요일이 선호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은행 파산과 인수를 감독하는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데이비드 바 대변인은 "과거에는 대다수 은행이 주말에 문을 열지 않아 금요일에 영업시간이 끝나면 FDIC에 재개장을 위해 상황 복구에 60시간이 주어졌다"라고 말했다.

당시 45명~60명의 파산 담당 직원들이 프린터, 컴퓨터, 복사기, 상자 등을 가지고 은행에 들어갔지만 이제는 집이나 사무실에서 일의 상당 부분이 이뤄져 훨씬 더 적은 인원이 현장에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주말 동안 밤을 새워 파산한 은행의 계좌를 정리하고 청산 가치가 있는 자산을 솎아낸다. 당국은 주말 동안 빠르게 은행을 정리한 후 새로운 주인을 찾은 뒤 월요일에 정상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는 것이다.

바 대변인은 은행의 파산은 주중에 어느 때든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문제가 갑자기 드러날 때는 더욱 그러하다고 전했다. 일례로 1999년 퍼스트 내셔널 뱅크 오브 키스톤(FNBK)의 경우 수요일에 문을 닫았다.

바 대변인은 당시 해당 은행은 대규모 부정이 발견돼 은행 자산의 절반이 사라진 상태였기 때문에 수요일에 문을 닫고 돌아오는 월요일이 노동절이라 다음 날인 화요일에 FDIC는 수표를 발행했다고 전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었다는 것이 바 대변인의 설명이다.

지난 금요일 아침 SVB는 1천억달러의 예금 인출 요청을 받았고 결국 FDIC는 SVB가 이를 빌릴 충분한 담보가 없다고 판단해 곧바로 은행 파산을 결정했다. 이 또한 금요일이었다. 시그니처은행에서 같은 날 100억달러의 자금 인출이 발생하자 주말동안 은행 파산을 결정했다.

일요일 밤에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에 대해 '시스템 위험 예외' 기준을 발동해 해당 은행들에 대해 FDIC가 모든 예금을 보증할 수 있도록 해 위기를 차단했다.

FDIC는 가교 은행을 설립해 월요일 아침에 정상 개장해 고객들의 예금 인출 요청을 처리했다.

[주요 은행 파산일]

△2008년 3월 14일 금요일 : 베어스턴스가 유동성 위기를 맞은 날
△2008년 9월 12일 금요일 :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을 선언하기 직전 마지막 거래일
△2008년 9월 26일 금요일: 워싱턴뮤추얼 파산 신청(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은행 파산: 목요일 장 마감 후 당국이 급습, 금요일에 파산 신청)
△2023년 3월 10일 금요일: 실리콘밸리은행 폐쇄, 역대 두 번째 파산으로 기록
△2023년 3월 10일 금요일: 시그니처 은행 100억달러 인출, 이틀 뒤인 일요일에 파산
△2023년 3월 17일 금요일: UBS가 위기 처한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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