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4대 은행 순회방문 끝…일각선 "금감원장 본연 업무 우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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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4대 은행 순회방문 끝…일각선 "금감원장 본연 업무 우선해야"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3.03.30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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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금감원장 "올 상반기 내 국민들 대출금리 하락 체감"
KB·신한, 이 금감원장 방문일 맞춰 '상생금융 방안' 발표
직접 칼 휘두르기보다 자율규제 방안 마련토록 해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우리은행 영등포 시니어플러스점에서 열린 개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우리은행 영등포 시니어플러스점에서 열린 개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우리은행을 끝으로 지난달부터 시작된 4대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 순회방문을 마쳤다. 금감원장으로선 중대한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직접 은행을 방문하는 것은 유례없는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상생금융 방안 발표 간담회' 명목으로 진행된 4대은행 방문과 함께 각 은행들은 가계대출 금리 인하와 저신용자 대상 대환대출 상품들을 선보였다. 

또한 신한·우리금융그룹 등 새로 취임한 대표와 일종의 상견례를 가지며 '관치금융'의 그림자가 드리우기도 했다. 

이 금감원장 "올 상반기 내 국민들 대출금리 하락 체감"

30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은행 영등포 시니어플러스점 개설식에 참석해 "최근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도 국내 단기자금시장 금리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 중으로 국민들이 대출금리 하락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월 내지는 6월,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는 국민들이 은행권의 노력과 최근 단기자금시장 안정으로 인한 금리 하락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이날 직접 이복현 금감원장을 맞이했다. 

우리은행, 연간 2050억원 규모 상생금융 방안 발표

우리은행은 이날 이 금감원장 방문과 함께 가계대출 전 상품 금리 인하등을 포함해 총 20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으로 연간 205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가계대출 전 상품 금리를 인하한다. 주택담보대출(신규·대환·기간연장) 금리는 최대 0.7%p, 전세자금대출(신규·대환·기간연장)은 최대 0.6%p, 신용대출(신규·대환)은 최대 0.5%p를 내린다.  연간 1040억원의 이자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우리은행은 예상했다. 

이외에도 청년층 자립지원을 위한 5000억원 규모의 도약대출 및 1만명 대상 금융바우처 제공과 1년간 연체이자 납입액 상당의 연체원금 상환지원을 통해 230억원 수준의 금융비용도 함께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중소기업을 대상으로는 소상공인 생활안정자금 5000억원 긴급대출과 연체이자 납입액 상당의 연체원금 상환을 지원한다. 서민금융 대출상품 성실 상환고객에 대해서는 대출원금 1%를 감면하고, 고령층(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는 우리은행의 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KB·신한, 이 금감원장 방문일 맞춰 '상생금융 방안' 발표

24일 서울시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상생금융 간담회'에 함께 하고 있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왼쪽). 사진제공=신한은행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부터 4대은행 순회방문을 통해 '상생금융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엔 23일 하나은행을 방문했다. 이달엔 9일 KB국민은행, 24일 신한은행, 30일 우리은행을 직접 찾았다.

KB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전 상품 금리인하로 연간 1000억원 이상 이자경감혜택을 제공하고, 5000억원 규모 저신용자 대상 'KB국민희망대출'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가계·기업대출 금리인하로 약 1623억원 이자비용 절감 혜택을 제공하는 지원책을 발표했다. 

지난 신한,국민,하나은행 방문에서 이 금감원장 방문일에 맞춰 대대적인 상생금융 확대 방안 발표. 우리은행도 대대적인 상생금융확대안 내놓을 예정. 

직접 칼 휘두르기보다 자율규제 방안 마련토록 해야

일각에선 시중은행을 순회하는 것보다 금융감독원장으로서 금융감독 본연의 업무를 더 우선시 해야 한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감원장은 앞으로 나서지 않고 뒤에서 금융기관을 감독해야 하는 자리"라면서 "금감원장으로서 금융기관들에게 앞으로 경영 정상화, 사회공헌도 제고 방안에 대해 제출하라고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장이 어느 방향으로 가라고 유도하는 게 아니라 금융사들이 직접 자율규제 방안을 내도록 해야 한다"며 "조급한 마음에 직접 칼을 휘두르는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방안을 마련하도록 해야 겉으로 보기에도 '관치금융' 아니냐는 논란도 빗겨갈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직접 4대 은행을 돌면서 가계대출·기업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는데 금감원장의 여러 업무 중에 가장 중요한 업무는 아니다"며 "현재 금감원장이 해야 하는 업무는 사전적인 규율을 만들고 분식회계나 내부 통제 부실로 인한 문제를 찾아내고 감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유럽 은행 유동성 위기가 오고 있는데 국내 금융사의 건전성 측정이 더 우선시 돼야 할 것"이라며 "직접적으로 은행을 압박해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보다 과도한 예대마진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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