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통신] 노르웨이 버스 무임승차에 골머리, 벌금 24배 부과 '집중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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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통신] 노르웨이 버스 무임승차에 골머리, 벌금 24배 부과 '집중단속'
  • 노르웨이=오피니언뉴스 이철규 통신원
  • 승인 2023.03.3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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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팬데믹 기간 스마트폰 앱 자율결재 진행 후유증
거리두기 사라진 후 최대 30% 무임승차 비율에 골머리
노르웨이 여행객, 무임승차 따라하면 '낭패'
이철규 통신원
이철규 통신원

[노르웨이=오피니언뉴스 이철규 통신원] 노르웨이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버스, 트램 등 대중교통 이용 시 불시 검표를 강화하고 있어, 노르웨이를 찾는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노르웨이 정부는 지난 팬데믹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대중교통 버스의 앞문 출입을 차단하고 운전자와 승객의 거리를 유지했다. 그래서 버스 이용 시 앞문 탑승 및 현금, 카드 결제 대신 미리 스마트폰 앱을 통해 버스표 예매를 한 뒤 중간 문이나 뒷문을 이용, 승·하차를 진행했다. 이 기간 동안 무임승차 승객은 급증했다. 그러나 거리두기 종료 이후에도 무임승차 승객수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에 노르웨이 교통통신국은 대중교통 무임승차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하고 한층 강화된 벌금부과는 물론 관련 무임승차 사례를 언론에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무임승차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
  
노르웨이 공영방송 엔알코(NRK)에 따르면, 인구 63만명의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OSLO)에서 지난 2월 한 달 동안 270만명의 승객이 티켓없이 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체 이용객의 10%가 무임승차를 한 셈이다.

이로 인해 버스회사들의 운영난과 고객서비스가 열악해 지고 있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운행횟수 감소 및 중단을 고려하는 상황이다.

노르웨이 오슬로 중앙역 앞 버스승강장. 이 곳에선 친환경 전기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사진=이철규 통신원
노르웨이 오슬로 중앙역 앞 버스승강장. 이 곳에선 친환경 전기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사진=이철규 통신원

또 노르웨이 제2, 제3의 도시 베른겐과 트론하임의 무임승차 비율 또한 각각 10%, 8%라는 통계자료를 내놨다. 이에 따라 교통통신국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적인 현상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다.

정부는 무임승차 또는 부정승차 적발 시 1구간 기본요금 40크로네 (한화 약 5000원)의 약 24배에 달하는 950크로네 (한화 약 11만9000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 금액은 현장 납부 기준으로 추후 납부 시 추가적인 부대 비용이 발생해 벌금은 상승한다.

형광색 복장의 검표원들이 4~5명씩 불시에 버스 승객들의 티켓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NRK TV 보도화면 캡처
형광색 복장의 검표원들이 4~5명씩 불시에 버스 승객들의 티켓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NRK TV 보도화면 캡처

무임승차 단속은 불시에 진행된다. 특정 버스 정거장에서 예고없이 형광색 복장의 검표원 4~5명이 들어 닥쳐 승차 티켓을 요구하기도 하고, 버스에서 내릴 때 정류소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티켓 암행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버스 이용 승객들은 대중교통 루테르(Ruter)앱을 이용해 버스요금 결제를 하고 있는데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겨 관련 결제를 못해 억울하게 벌금을 내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노르웨이의 교통 티켓은 일정 유효 시간 동안만 사용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노르웨이 교통국에서는 대중교통 운행 지역을 여러 개의 존(Zone)으로 나누고, 1회만 사용하는 단일 티켓(Single Ticket) 발권 시 구간에 따라 티켓의 유효 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슬로 Zone 1 단일 티켓을 구매했다면, 해당 당일 티켓은 1시간 동안만 유효하다. 유효 시간이 지나면 해당 티켓은 무효이고, 시간이 지난 티켓으로는 대중교통 탑승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노르웨이로 여행 온 관광객들은 익숙하지 않은 노선과 구간별 요금 차이, 단일 티켓(Single Ticket)의 유효 시간 등의 내용을 반드시 숙지해야한다. 이런 시스템을 모르고 본의 아니게 벌금을 무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언어적인 문제까지 있다면, 억울한 벌금에 대한 소명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노르웨이 정부의 대대적 무임승차 단속이 버스 서비스의 품질 향상과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자연친화적인 대중교통 시스템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편, 관광객 입장에서는 단일 티켓(Single Ticket) 보다는 24시간 종일권 등 기간 티켓(Period Ticket)으로 여행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편안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 이철규 북유럽 통신원은  'EuroMetta' 의료기기 CE-MDR 유럽정착지원 및 유로메따 대표로 재직 중이고 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유럽협의회 공공외교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 ㈜메디리안 연구부소장 및 의료기기 마이스터고 산학겸임교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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