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년전 자본금 6만원으로 시작한 두산... 분당에 ‘두산 헤리티지 1896’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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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년전 자본금 6만원으로 시작한 두산... 분당에 ‘두산 헤리티지 1896’ 개관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3.2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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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박지원 그룹 부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28일 분당 두산타워에서 열린 ‘두산 헤리티지 1896’ 개관식에서 신입사원들과 함께 개관을 알리는 리본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두산그룹이 127년의 역사를 담은 역사관 ‘두산 헤리티지 1896’을 경기 분당 두산타워에 개관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오전 진행된 개관식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부회장을 비롯해 두산그룹 경영진과 신입사원들이 참석했다. 두산 헤리티지 1896은 분당 두산타워에 190여평 규모로 조성됐다. 

두산 헤리티지 1896에서는 박승직 두산 창업주가 1896년 종로 배오개(종로4가)에 터를 잡고 시작한 ‘박승직상점’ 시절부터 근대기업의 면모를 갖춰가던 20세기 초반의 다양한 사료들을 통해 우리나라 초기 기업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두산의 시초인 박승직상점은 당시 베나 무명 같은 옷감을 주로 취급하는 포목상이었다.

1920년대 경기 불황 속 박승직상점은 자본금을 늘리면서 주식회사로의 개편을 단행했는데, 1주당 가격은 50원이었고 1200주가 발행됐다. 역사관에는 당시 발행한 지류형태의 주식증권을 비롯해 회사 현판과 직원명부, 통장, 납세영수증 등 100여년 전 근대기업 태동기의 사료들이 전시돼 있다. 

박승직상점은 최초로 직원 출근부를 만들고, 객관적 자료에 기반해 상여금을 지급하는 등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제도를 운영한 근대적인 기업이었다.

또 역사관에서는 조선말기 고종과 순종 승하 당시 상인들이 조직한 ‘조선상민봉도단’의 모습도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경성포목상조합을 이끌던 박승직 두산 창업주는 고종이 승하하자 임금의 상여를 매기 위해 상민봉도단을 결성하고 단장을 맡았다.

두산 헤리티지 1896 내부 전경. 사진=두산
두산 헤리티지 1896 내부 전경. 사진=두산

1900년대 중·후반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기에 두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비재 기업이었다. 두산은 맥주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비재 분야에 진출했으며, 코카콜라, 네슬레, 3M, 코닥, 폴로 등 해외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역사관에는 당시 두산이 판매했던 식음료와 생활용품, 의류 브랜드의 다양한 상품이 전시돼 있어 이 시기 국민들의 소비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코닥의 슬라이드필름과 한국3M의 5.25인치 플로피디스크 등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제품을 비롯해 코카콜라 100주년 한정판 등이 전시돼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며 두산은 기존 소비재에서 인프라사업으로 사업구조를 대폭 전환하게 된다. 2001년 두산에너빌리티(前 한국중공업)를 인수하며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진출했고, 2007년에는 미국 잉거솔랜드사의 소형중장비 부문을 인수해 두산밥캣을 출범시켰다. 

두산은 인프라 사업으로의 대전환 이후 친환경 에너지와 자동화, 첨단소재 등에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역사관에 전시돼 있는 가스터빈의 부품과 풍력발전기 모형, 첨단 전자소재 등을 통해 우리나라 에너지 및 기계 산업의 변화와 발전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역사관 한 켠에는 두산의 CI 변천사와 CSR, 광고를 비롯해 두산베어스로 대표되는 두산의 브랜드 활동의 역사도 전시돼 있다. 

이와 함께 두산 헤리티지 1896에는 두산의 초대회장인 연강 박두병 회장에 관한 기록이 보관된 기획전시실이 자리하고 있다. 

한편 일반 관람객도 홈페이지 예약을 통해 두산 헤리티지 1896에 방문할 수 있다.

이날 개관식에서 박 회장은 “이 곳은 두산만의 역사를 기념하는 공간이 아니라 대한민국 근현대 기업사와 산업의 발전사를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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