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작년 소주 수출액 1억 2천만 달러…절반이 과일소주
한류·저도수 트렌드 영향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해외에서 한국의 과일소주가 계속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과일소주가 포함된 '기타 리큐어(혼합주)' 수출액은 전년보다 9.9% 증가한 8896만 5000달러(약 11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수출량 역시 5만 4000톤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일반 소주 수출액은 9332만 7000달러(약 1154억원)으로 전년보다 13.2% 증가하며 3년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코로나 등 영향으로 부침이 있는 일반 소주와 달리 과일소주 수출액은 꾸준히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과일소주의 인기는 비교적 시들해졌지만 해외에서는 K-POP(케이팝), K-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으로 과일소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국내 주요 주류업체들도 과일소주 수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28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약 1억 2000만달러(약 155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대 소주 수출액이며, 전년 대비 16.4% 증가했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액은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평균 17.1% 증가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 실적은 미주 지역과 유럽아프리카 지역 등 서구권에서 돋보였다. 미주 지역이 82.4%, 유럽아프리카 지역이 39.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전략 국가에 대한 현지 시장조사를 기반으로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한 점이 이 같은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경쟁제품에 대한 분석과 저도주 및 과일소주 인기 등 트렌드 파악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진로는 미국 코스트코(Costco), 타깃(Target), 독일 에데카(Edeka), 메트로(Metro) 등 주요 대형 매장에 참이슬과 과일소주(자몽, 청포도, 자두, 딸기, 복숭아에이슬)를 입점하고 국가별 맞춤형 판촉물, 시음대를 설치하는 등 유통채널을 확대해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소주 수출액에서 과일소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정도에 달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국가별 차별화 전략으로 K-소주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동남아시아와 중화권 국가, 중장기적으로는 빠르게 성장 중인 서구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롯데칠성도 주류 수출의 주요 카테고리로 소주를 낙점했다. '처음처럼 순하리'를 중심으로 소주 수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순하리는 수출 전용 제품으로 순하리 딸기, 순하리 블루베리 등 총 8개의 제품이 수출되고 있다. 지난 2016년 미국 시장을 처음으로 수출을 시작한 순하리는 37개 국가에 진출하면서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57%의 성장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현지 젊은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운 베트남 내 호치민, 하노이의 중심 상권에 순하리 판촉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다. 옥외광고 설치, 전용 매대 운영, 인플루언서 초청 파티 진행 및 유튜브 등 미국에서의 마케팅 강화도 추진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롯데칠성의 지난해 소주 수출액(과일소주 포함)은 643억원으로 전년(555억원) 대비 약 1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롯데칠성음료의 전체 주류 수출은 전년 대비 18% 늘었다.
신세계L&B는 동남아 업체 3곳과 소주 ODM(제조자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난해 7월부터 제주소주 공장을 통한 과일소주 생산, 수출을 시작했다.
제주소주 공장은 지난 2016년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후 '푸른밤' 등의 소주를 생산했다. 그러나 적자가 지속되며 사업을 접은 뒤 지난 2021년 신세계L&B에 흡수합병됐다. 이후 1년 가량 멈췄던 공장이 지난해 과일소주 수출을 계기로 재도약에 나선 것이다.
현재 신세계L&B는 베트남, 필리핀, 태국, 미얀마, 미국, 싱가폴 등에 과일소주를 수출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아라소주', '힘소주'를, 미얀마에서는 '보라소주', 미국에서는 '고래소주'를 판매하는 식이다.
수출이 시작된 지난해 7월 24만병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까지 신세계L&B의 과일소주 누적 수출량은 119만병으로 집계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의 저도화 트렌드는 국내뿐 아니라 동남아,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도수가 낮고 달달해 젊은 층과 여성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과일소주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오피니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