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커진 글로벌 증시…"2차전지 매수전략 신중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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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커진 글로벌 증시…"2차전지 매수전략 신중할 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3.27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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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은행 위기에도 미 통화정책 완화 기대심리↑
2차전지와 IT하드웨어 쏠림 심한 국면 나타나
국내 증시 내 2차전지 업종 시가총액 비중 13% 도달
"추격매수 배제하고 조정시 비중확대 유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국 실리콘뱅크은행(SVB) 사태와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에 이어 독일 도이체방크가 제2의 CS로 지목되면서 부도 가능성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가 급등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본건전성이 높은 도이체방크에까지 은행 위기가 미친 것은 투자자 심리가 악화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위기에 대한 경계심리가 통화정책을 거치며 금융시장에 호재로 반영되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은행권 위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더욱 완화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이 기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증시의 경우 2차전지와 IT 하드웨어가 주도하는 장세를 보이면서 타 업종들이 소외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 2차전지 등 업종의 추격 매수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증시서 외인 매도세 두드러져…IT하드웨어·2차전지 강세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74포인트(0.24%) 하락한 2409.22에 마감했다. 반면 코스닥은 3.58포인트(0.43%) 상승한 827.69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외인들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개인이 435억원, 기관이 698억원을 순매수하는 동안 외국인은 1039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는 개인 홀로 4150억원을 순매수하는 동안 외국인이 3053억원, 기관이 1116억원을 순매도했다. 

글로벌 은행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는 2400 전후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에 대해 "IT하드웨어와 2차전지가 반등을 주도했으나 이를 제외한 종목들의 소외 현상이 심화되면서 시세가 강한 쪽이 더 강해지는 양극화 장세를 보였다"며 "미디어·엔터와 금융, 리츠, 항공 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격적인 1분기 실적 시즌까지 한 달 가량 남겨둔 시점으로 이익 변수보다는 '내러티브' 우위의 시장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며 "개인 거래 비중이 증가하고 매매 주기가 짧아지며 시세 관성이 강해짐과 동시에 순환매 장세 지속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 여전히 과대"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매수전략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이기 때문에 언제든 부정적인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이러니하게도 투자자들은 은행권 위기를 빌미로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기대하고 있다"며 "그 결과 미국채 10년물, 달러화는 올해 저점권까지 레벨다운됐고, 글로벌 증시는 2주 연속 반등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매수전략에 신중해야 하는데, 미국 채권과 달러, 글로벌 증시가 중요 분기점에 도달한 상황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여전히 과도하기 때문"이라며 "금리인하가 현실화되기까지 선행되는 급격한 경기침체, 금융권 유동성·시스템 위기가 금융시장 등락에서 배제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분간 달러, 국채금리 반등, 증시 변동성 확대를 예상한다"며 "코스피 2300 초반 혹은 그 이하에서 매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2차전지 업종 시총 비중 이미 높아…조만간 저점 매수 기회 올 것

특히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업종의 주가 강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거 증시를 주도한 업종들의 시가총액 비중 고점과 현재 2차전지 시가총액 비중이 거의 유사한 지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포함한 국내 증시 내에서 2차전지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현재 13%까지 상승했는데,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이 16%고 반도체가 22%"라며 "한 시절을 풍미했던 자동차 시가총액 비중 고점은 13%(2011년 9월), 헬스케어는 14%(2020년 8월)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2차전지 업종만큼 순이익 증가율(순이익 증가율 30%, 국내 증시 내 순이익 비중 6%)이 높은 업종을 찾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를 고려하더라도 주가가 너무 급등해 있는 현실을 부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른 업종에 대한 관심과 자금 이동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등락에도 불구하고 리스크 지표와 변동성 지표는 레벨업된 수준에서 고공행진 중"이라며 "추격매수를 철저히 배제하는 가운데 조정시 비중확대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코스피 2300선 초반이나 그 이하에서 변동성을 활용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정, 정책 동력이 유입되고 있고, 내년 이익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는 반도체와 인터넷, 2차전지,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방산 등이 유망한데, 현재 가격대보다 좀 더 싸게 저점 매수 가능한 기회가 올 것"이라며 "매수 시점을 늦춰 때를 기다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이라 해도 국내 증시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이 나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중국 경기가 확장되는 구간은 국내 주식시장에 최적 조합"이라며 "올해 1월과 2월이 이에 해당하는데, 3월 코스피가 부진한 이유는 1~2월에 너무 빨리 올랐기 때문으로 이달 조정은 4월 상승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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