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 현대차, 레벨3 또 연기…핸들서 손 떼는 시대 언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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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 현대차, 레벨3 또 연기…핸들서 손 떼는 시대 언제 오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3.26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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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G90 레벨3 자율주행 기술 탑재 연기
자율주행, 기대와 우려 공존…불안감 해소 관건
제네시스 연식변경 모델 '2023 G90'. 사진제공=현대차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플래그십 세단 연식변경 모델을 내놨다. 다만 애초 예상과 달리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빠졌다. 제네시스는 지난 24일 G90 연식변경 모델 '2023 G90'을 출시했다. 

애초 연식변경 모델에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 'HDP(Highway Driving Pilot, 고속도로 자율주행)'가 현대차그룹 최초로 탑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추가적인 반복 검증 개발 일정이 필요해 지연하게 됐다"며 "레벨3 주행 제한속도를 높이면서 추가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레벨3 자율주행 최고 속도를 시속 60km로 설정했으나 이를 시속 80km로 높여 사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G90 연식변경 모델을 지난해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올 상반기로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또다시 레벨3 자율주행 차량 양산을 두 번째 연기하면서 운전대에 손을 뗀 채 필요시 운전자가 개입하는 레벨3 자율주행 상용화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내년 상반기 중 상용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술이 적용된 차량이 미국서 사고로 반파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율주행 시대, 대중 불안감 해소 관건

시간 문제일 뿐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 시대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관건은 자율주행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 해소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면허증을 보유한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자율주행차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8명은 자율주행차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운전자 개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자율주행 차량 및 도입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성별과 연령, 운전 빈도를 떠나 83.3%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2020년 80.3%보다 자율주행차의 인식이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안감과 우려는 여전했다. 자율주행차가 아직 '시기상조'라고 답한 응답자는 46.7%로 2020년 37.5%보다 오히려 늘었다. '불안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35.1%로 2020년 33.4%보다 늘었다. 기술력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기술력 부족'을 우려와 걱정의 이유로 꼽은 응답자는 24.9%로 2020년 16.8%보다 늘어났다. 자율주행 차량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 속에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응답자의 51.4%는 '부분 자율주행(레벨3)' 단계가 가장 '안전하다'고 답했다. 그 뒤를 현재 상용화된 레벨2(38.9%)와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4(33.3%) 그리고 완전자율주행인 레벨5(22.5%)가 이었다. 응답자 10명 중 8명은 레벨3 상용화에서 가장 기대하는 부문으로 '운전자 피로도 감소'(80.2%)를 꼽았다.

기대와 우려 속 올해 자율주행 상용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34.7%로 낮았다. 자율주행 차량의 성급한 상용화보다 인프라 보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인식을 읽을 수 있다. '아직 자율주행 시대를 맞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57.8%였고, '자율주행차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31.8%로 나타났다.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없는 자율주행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상용화 언제쯤, 해외 사례 살펴보니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는 자동차 자율주행 단계를 모두 6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레벨 0은 비자동화 단계이며 레벨 1은 운전자 보조단계, 레벨 2는 부분 자동화 단계다. 레벨 3은 조건부 자동화 단계로 운전의 주체가 사람에서 자동차 시스템으로 넘어간다. 레벨 4부터는 고도 자율주행 단계로 운전자가 없어도 운행이 가능하다. 

2014년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으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시작을 알렸다. 테슬라는 라이다(LiDAR) 센서에 기반한 자율주행차를 개발 중인 타 자동차 업계와 달리 카메라 중심의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2021년 7월부터는 오토파일럿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FSD(Full Self Driving)베타 버전을 옵션으로 제공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술은 자율주행 2.5단계 수준으로 보고있다. 테슬라는 AI 기술을 사용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목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1년 12월 독일 연방 자동차청(KBA)에서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한 '드라이브 파일럿' 공식 인증을 받았다. 드라이브 파일럿은 최대 시속 60km로 운전석에 사람이 있다는 전제 아래 특정 지역에서 사용 가능하다. 독일 현지 시장에 판매되는 EQS 및 S-클래스에 적용된다. 

BMW도 지난해 자율주행 레벨 3를 적용한 신형 7시리즈를 출시했다. 이어 BMW그룹은 현재 퀼컴테크놀로지스 및 어라이버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5년 하반기부터 레벨 3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후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도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폴크스바겐은 오는 2025년 중 자율주행 레벨 4단계를 갖춘 ID.버즈 밴을 출시한다. 이를 위해 AI 자율주행 기업인 아르고와 독일에서 테스트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오는 2026년에는 MEB와 PPE 플랫폼의 장점을 결합한 SSP 플랫폼을 기반으로 레벨 4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전기차 트리니티(Trinity)를 출시할 계획이다. 

GM은 지난해 1월 열린 CES2022에서 '울트라 크루즈'를 공개했다. GM에 따르면 울트라 크루즈는 기존 GM의 ADAS(최첨단운전자보조장치) 기능인 슈퍼 크루즈 보다 업그레이드 된 사양으로 레벨 3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모든 주행 상황의 95%를 대처할 수 있다. 

GM은 로보택시 상용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GM의 자율주행 자회사 GM 크루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부 지역에서 자율주행 무인 택시 상업 영업을 진행 중이다. GM 크루즈의 자율주행차 오리진은 레벨 5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췄다. 이는 운전석이 없으며 최대 6인까지 탑승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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