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공세] ②오스템임플란트·에스엠·한샘까지…'뜨거운 감자' 된 공개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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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공세] ②오스템임플란트·에스엠·한샘까지…'뜨거운 감자' 된 공개매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3.24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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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주당 19만원에 2차 공개매수 중
카카오, 에스엠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 진행
한샘, 1000억원 규모 공개매수 성공
"행동주의 펀드 개입한 기업 주가 평균 23.4% 상승"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기업의 경영 방향과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행동주의 펀드가 올해 들어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행동주의 캠페인이 지난 2020년 10개에서 지난해 47개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인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올해 행동주의 펀드가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면서 이들의 기업 지분 획득을 위한 공개매수 또한 부각되고 있다. 공개매수란 경영권 지배를 목적으로 특정 종목의 주식을 주식시장 외에서 공개적으로 매수하는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식을 의미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행동주의 펀드의 지분 공개매수 대상이 된 상장사는 오스템임플란트, 에스엠, 한샘이다.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사실상 성공'…상장폐지 절차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가 특수목적법인(SPC)인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후 2회에 걸쳐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월 25일부터 2월 24일까지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주당 19만원에 공개매수했다. 그 결과 최대 예정 주식 수 1117만7003주 중 952만2070주(85.18%)가 응모했다. 

이어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1차 때와 같은 가격으로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2차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지분 90% 이상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잔여 주식 165만4916주에 대한 2차 공개매수가 진행되고 나면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와 취규옥 회장 측의 보유 지분은 93.97%로 늘어난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를 추진하기 위해 최대주주는 최소 95%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고, 코스닥시장에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 다만 시장에서는 통상 9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불 당긴 에스엠 경영권 분쟁

에스엠의 경우 얼라인파트너스가 지난해 초 에스엠을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지분 경쟁이 시작됐다. 당시 얼라인파트너스는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 프로듀싱 계약을 조기 종료하고 주주 추천 감사위원을 선임하라고 요구했다.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면서 하이브는 지난달 10일 에스엠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했으나 지분을 0.98% 추가 취득하는 데 그쳤다. 이에 카카오는 이달 7일부터 26일까지 에스엠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선언했다. 매수 예정 주식수는 833만3641주(발행주식 총수의 35%)다.

이 과정에서 한때 에스엠 주가는 하이브와 카카오가 제안한 공개매수가를 뛰어넘기도 했다. 지난 8일 에스엠 주가는 장중 16만1200원까지 가면서 카카오가 제안한 공개매수가를 상회했다. 

다만 하이브가 지난 12일 에스엠 경영권 분쟁에서 물러나면서 에스엠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어 하이브는 이날 에스엠 지분 주식 375만7237주(15.37%)를 카카오가 제시한 공개매수 방식으로 매수한다고 밝혔다.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로부터 인수한 주식과 공개매수로 확보한 주식 가운데 85%가 여기에 해당하며, 처분금액은 약 5636억원이다.

한샘, 1000억원 공개매수 성공

성공으로 끝난 공개매수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1000억원 규모의 한샘 공개매수에 성공했다. 

IMM PE는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 주당 5만5000원으로 진행한 한샘 보통수 공개매수 결과 1220억원어치가 청약됐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IMM PE는 청약 물량 중 목표했던 181만8182주(7.7%)인 1000억원 규모 지분만 인수할 계획이다. 초과분에 대해선 청약한 주식 수량을 비율대로 똑같이 나누는 안분비례 방식을 적용해 인수한다. 

이번 공개매수로 IMM PE의 한샘 지분은 기존 27.7%에서 35.4%로 늘었다. 다만 소액주주들은 이번 공개매수 과정에서 IMM PE가 500억원어치에 달하는 한샘 자사주(90만9091주)를 공개매수에 응하게 한 점을 비판하고 있다. 

앞서 한샘은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140만주(1078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평균 7만7000원에 매입했다. 해당 자사주가 소각되지 않고 평균 매집 단가보다 낮은 5만5000원 공개매수에 응하는 방식으로 매각된 것이 소액주주 기회를 뺏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행동주의 펀드 활동 이후 주가 평균 23.4% 상승

증권가에서는 앞으로도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데다가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주총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 소액주주 연대의 주주제안이 진행 중인 기업들의 주가는 평균 23.4%(지난 15일 종가 기준) 상승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행동주의와 주주 제안 증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서 비롯되는 잠재적인 투자 기회의 신호가 될 수 있다"며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 실적과 주가가 동행해 대내외 환경과 상관없는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행동주의가 메인 테마로 부각된 만큼 행동주의를 위시해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노리고 악용하는 등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며 "그러나 이는 자본시장 선진화의 과도기에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고, 옳고 그름을 떠나 행동주의 사례 자체가 증가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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