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英 오카도와 제휴…'그로서리 넘버원'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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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英 오카도와 제휴…'그로서리 넘버원' 노린다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3.2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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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온·오프라인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에 박차
英 리테일 테크기업 오카도 시스템 적용...CFC 부산에 건립
그로서리 온라인 침투율 25%…"선제적 투자로 시장 선점할 것"
마트·슈퍼 통합소싱 통한 오프라인 그로서리 경쟁력도 확대
오카도 영국 자동화 물류센터 내부 모습. 사진제공=롯데쇼핑
오카도 영국 자동화 물류센터 내부 모습. 사진제공=롯데쇼핑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롯데가 '그로서리(식료품)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영국 리테일 테크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이에 그간 이커머스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롯데가 신선식품을 통해 반전을 꾀할 수 있을 지 업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첫 번째 풀필먼트센터 부지로 부산 낙점…'오카도' 시너지 드라이브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그로서리 주문 및 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을 도입하기 위해 오카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쇼핑은 오카도의 OSP 도입 및 운영을 위해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고객풀필먼트센터(CFC) 부지 및 건축 비용, OSP 이용 수수료 등을 지불하며 오카도는 CFC 내 자동화 풀필먼트를 위한 로봇, 그리드 등의 하드웨어와 운영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유지 보수를 담당한다.

롯데쇼핑과 오카도는 OSP가 적용된 첫번째 CFC의 건립 지역으로 부산을 낙점했다. 수도권보다는 경쟁이 비교적 덜 치열하지만 서울 다음으로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대도시인 부산이 첫 번째 CFC를 운영하기 적합하다는 평가다. 부산 CFC는 오는 2023년 말 착공에 들어가며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 CFC에는 OSP의 모든 첨단 시스템이 적용된다. 데이터 및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철저한 수요예측 및 재고 관리, 효율적인 배송 및 배차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피킹과 패킹, 배송 및 배차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자동화로 이뤄진다. 

롯데쇼핑은 이같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 과정에서 겪어왔던 상품 변질, 품절, 상품 누락, 오배송, 지연 배송 등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롯데쇼핑은 부산 CFC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국에 6개 CFC를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2032년에는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매출 5조원 달성을 통해 ‘대한민국 그로서리 1번지’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온라인 그로서리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있다. 2021년 기준 국내 그로서리 시장은 약 135조원 규모이며 온라인 침투율은 약 25%로 다른 상품군에 비해 아직까지 낮은 수준이다. 그로서리는 온라인 침투율이 가장 낮은 분야였으나 유통업체들의 공급망 강화 및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세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롯데쇼핑은 높은 성장 가능성을 지닌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한단계 높은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그로서리 시장의 선점으로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는 롯데가 온라인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쿠팡과 경쟁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쿠팡이 유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 수준으로 롯데 유통군(2.5%)의 비중을 훌쩍 넘겼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식품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절대강자라고 단언할 업체가 없는 만큼 롯데쇼핑이 최첨단 기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새롭게 도약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슈퍼 통합소싱으로 오프라인도 '그로서리' 강화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축산매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축산매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쇼핑은 오프라인 사업에서도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롯데 유통군은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비전 아래 '그로서리'와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큰 주제를 설정하고 사업부 간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롯데 유통군의 그로서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양사는 기존에 개별적으로 운영해오던 상품 소싱 업무를 통합해 시너지 창출에 나섰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업태의 특성상 중복된 파트너사가 많아 파트너사 입장에서는 유사한 업무를 중복 수행하게 되는 비효율이 발생해 왔다. 

마트와 슈퍼의 소싱 통합을 통해 중복 업무로 인한 추가 비용과 인력 낭비를 방지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통합으로 상품 도입 기준과 시점도 통일할 수 있어 재고관리가 용이해진다.

소싱 통합과 함께 마트와 슈퍼의 상품코드 통합 작업도 진행한다. 기존에는 마트와 슈퍼가 같은 상품을 취급하면서도 별도의 상품코드를 사용해 왔기에 상호 시너지를 내기가 어려웠다. 롯데쇼핑은 상품코드 통합을 통해 통합 발주 및 상품 관리, 데이터 분석 등의 업무가 가능해져 고객들에게 더 나은 그로서리 상품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더불어 롯데마트와 슈퍼는 소싱 통합을 통한 '그로서리' 상품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기존의 정형화된 포맷을 벗어나 그로서리 전문매장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닌 그로서리에 특화된 크기별 매장을 운영할 계획으로, 다양한 상품 구색과 특화매장으로 구성된 '대형 그로서리' 전문매장과 생활밀착형 상품에 최적화된 '중·소형 그로서리' 전문 매장을 선보인다.

실제로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창립 25주년을 맞아 오는 30일 통합 소싱의 시너지를 끌어올린 역대 최대 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상품 소싱 업무 통합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창립기념일인 만큼 양사의 모든 역량을 총 동원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행사를 위해 각 사업부의 MD(상품기획자)는 지난 1월부터 협업하며 사전 물량을 기획하고 통합 소싱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행사를 각각 진행한 전년보다 전체 행사 물량을 50% 이상 확대할 수 있었다. 또 각 사업부 파트너사와 함께 최적의 매입 규모를 설정하고 MD의 노하우 공유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롯데마트와 슈퍼가 하나되어 진행하는 첫번째 대규모 행사인 만큼 철저한 고객 분석, 사전 기획, 물량 확대 등 마트와 슈퍼의 모든 역량과 노하우를 동원했다"며 "앞으로도 마트와 슈퍼의 시너지를 토대로 고품질의 상품을 최적의 가격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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