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보복소비 줄면서 명품 매출도 '주춤'...성장세 둔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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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보복소비 줄면서 명품 매출도 '주춤'...성장세 둔화되나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3.2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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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3사 전년 대비 명품 매출 증가율 5%대에 그쳐
고물가에 소비심리 위축·해외여행 수요 회복으로 보복소비 감소
코로나 기저효과 영향 커…아르노 회장 방문에 시장 확장 가능성도
샤넬이 입점한 서울의 한 백화점.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코로나19 유행 시기 급증했던 보복소비가 줄면서 명품 매출도 둔화세를 맞았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전년 동기 대비 명품 매출 증가율은 5%대에 머물렀다. 롯데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률이 5.0%, 신세계백화점 5.3%, 현대백화점 5.8%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이 35.0%, 신세계백화점 47.8%, 현대백화점이 20.8%의 명품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백화점 3사의 해외유명브랜드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7.2% 감소했다. 

해외유명브랜드 매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1월 46.5%를 기록했던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한 자릿수(8.1%)로 줄었다. 이후 11월에 11.3%, 12월에 6.0%를 기록하고 올해 1월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계는 이같은 명품 감소세의 원인으로 소비심리 위축과 본격적인 해외여행 재개를 꼽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달 90.2로 전월 대비 0.5p 하락했다. 전년 동월에 비교하면 12.9p 하락한 수치다. 

팬데믹 기간 동안 해외 여행길이 가로막히며 확산된 보복소비 트렌드도 엔데믹 본격화에 따라 차츰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인터파크에 따르면 엔데믹 이후 첫 겨울방학 시즌인 올해 1~2월 인터파크에서 미성년자를 동반한 패키지 여행 송출객은 전년 동기에 비해 1만 6113%(162배) 뛰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동일 기간과 비교해서 88% 수준이다. 전체 해외 패키지 여행 송출객 중 가족 여행객 비중은 35%로 2019년과 동일하다. 가족 해외여행 수요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명품 브랜드들의 계속된 가격 인상도 소비자의 부담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샤넬은 국내에서 네 번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이달에도 주요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프라다도 지난해 네 차례 가격을 올렸고 루이비통, 디올, 펜디 등의 브랜드도 지난해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국내 주요 명품 플랫폼 월간 사용자 추이. 사진=와이즈앱·리테일·굿즈

주요 명품 플랫폼의 사용자 수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주요 명품 플랫폼(트렌비, 발란, 머스트잇, 오케이몰)의 사용자 변화를 조사해 발표한 결과 이들의 올해 1월 사용자 수 합계는 86만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월 대비 33% 감소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10월 113만명, 11월 100만명, 12월 90만명을 기록하며 사용자 수가 4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는 최근 국내 명품 성장세가 주춤해지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지속해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명품 구매 경험이 있는 2040세대가 늘었고, 명품 브랜드에 관심을 갖는 1020세대 잠재 고객 역시 많아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온, SSG닷컴, 11번가 등이 이커머스 채널이 명품 카테고리 강화에 나서면서 선택지가 다변화돼 백화점, 명품 플랫폼에서의 명품 구매가 비교적 줄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올해 1월 롯데온 명품 매출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으며, 2월에는 전년대비 2.5배 이상 증가했다. SSG럭셔리 SSG닷컴도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과 손잡고 명품 상품군을 확대하는 등 카테고리 강화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면세업계는 올해 해외여행객들의 명품 수요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중이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20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 에비뉴엘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지난 20일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이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 에비뉴엘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지난 20일 방한해 2박 3일간 국내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을 방문하면서 한국 명품 시장 사업 확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방한 일정 동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 등 유통업계 수장들과 만남을 가졌다.  

LVMH는 루이비통, 디올, 티파니앤코, 펜디 등을 보유한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이다. 아르노 회장의 방한은 2019년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최근 몇 년 간 한국 명품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만큼 이번 방문을 통해 국내 유통기업과 한국 시장 투자 확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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