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야 뜬다'…저탄소 한우부터 얼음컵까지, '친환경' 범위 넓히는 유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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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해야 뜬다'…저탄소 한우부터 얼음컵까지, '친환경' 범위 넓히는 유통업계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3.2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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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탄소 배출량 줄인 '저탄소 한우' 판매
CU, 연 2억개 팔리는 컵얼음에 빨대 없애
빙그레·농심·신세계푸드 등 식품기업도 포장재 변경 박차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고객이 저탄소 한우를 구매하는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고객이 저탄소 한우를 구매하는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친환경 소비'는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소비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도 친환경 상품을 확대하고 빨대, 포장재 등의 플라스틱을 종이로 대체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부터 전북대학교 및 고창부안축협과 손잡고, ‘저탄소 한우’ 판로 확보에 나선다고 밝혔다. 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친환경 식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점에 착안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친환경·유기농 식품 시장의 규모는 2조원을 돌파했고, 오는 2025년에는 2조 1300억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상용되는 ‘친환경 식품’의 종류도 기존 농산물에서 수산물과 축산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저탄소 한우’는 일반 한우보다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 점이 특징이다. 전북대학교와 고창부안축협이 2년간의 산학협력을 통해 품종과 사육 방식을 개선했다.

즉 품종을 개량해 온실 가스가 적게 발생하는 암소를 선별하고, 사육 기간을 기존 30개월에서 21~25개월로 최대 30%까지 줄여 탄소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원리다. 이렇게 생산된 ‘저탄소 한우’는 같은 무게 기준 세계 평균 대비 65%, 국내 평균 대비 45% 더 적은 양의 탄소를 발생시킨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올해 설 명절에 ‘저탄소 한우’를 선보인데 이어 오는 22일부터 본점, 잠실점, 강남점, 분당점에서 상시 판매를 시작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설 선물 판매 기간(1월 2일~1월 20일) 저탄소 한우 선물 세트는 준비 물량 1000개가 완판됐다. 저탄소 한우에 대한 수요가 높았던 4개 점포를 시작으로 상시 판매 점포를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롯데백화점은 ‘동물복지 한우’, ‘ASC 활전복’ 등 친환경 인증 상품을 선보이며 친환경 식품 강화에 나서고 있다. 선물 포장에 쓰이는 부자재도 종이 펄프와 친환경 아이스팩 등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변경 중이다. 특히 지난해 추석부터 진행한 ‘보랭가방 회수 프로모션’의 경우 올 설에 약 1만 3000여개의 보랭가방이 회수된 바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저탄소 한우의 판로를 넓히기 위해 전북대학교 및 고창부안축협과 1년 이상의 협의 및 준비 과정을 거쳤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농가들과 함께 다양한 친환경 콘텐츠를 선보이며 ESG 경영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CU 마시는 뚜껑 컵얼음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BGF리테일
CU 마시는 뚜껑 컵얼음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BGF리테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문화 확산에 앞장서기 위해 플라스틱 빨대를 없앤 ‘마시는 뚜껑 컵얼음’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마시는 뚜껑 컵얼음은 지난해 수도권 점포를 중심으로 도입됐다. 이어 해당 상품을 이달 전국 1만 7000여 점포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CU의 컵얼음은 한 해 약 2억개가 판매된다. 기존에 제공되던 플라스틱 빨대의 무게가 약 1g인 것을 고려했을 때 신규 컵얼음의 이용이 활성화되면 연간 200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플라스틱 1톤 당 평균 약 5톤의 온실가스(CO2)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CU는 연간 약 1000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약 34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효과와 같다.

CU는 이번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협력사와 지난 2021년 8월부터 시제품 개발 및 누수 테스트를 통해서 상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뚜껑 가장자리를 주름 모양으로 가공하는 리밍 공정을 강화해 음료를 기울였을 때 컵과 뚜껑의 이음새에서 음료가 새는 것을 방지했다.

CU는 생활 속 주요 소비채널로서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동참하고, 일회용품 저감 문화 확산에 앞장서기 위해서 해당 상품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 2019년 종합 소매업 전반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1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CU는 이번 컵얼음 뚜껑 변경에 대한 고객 안내를 강화해 플라스틱 줄이기에 대한 고객 동참을 유도하고 지속적으로 관련 인식 개선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환경 보존의 중요성이 나날이 높아지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선제적으로 마시는 뚜껑 컵얼음을 전면 도입했다”며 “CU는 앞으로도 일회용품 사용 저감을 위한 관련 개발을 이어가며 편의점의 친환경 문화 확산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왼쪽부터)빙그레, 농심

식품업계도 포장재나 빨대를 변경하고 나섰다.

빙그레는 올해 투게더와 그라시아 쿠앤크 제품의 패키지를 수축필름을 제거하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한 포장재로 변경했다. 그동안 해당 제품의 뚜껑이 벗겨지지 않도록 상단에 수축 필름을 사용했는데, 이를 제거하고 접착력을 개선한 새로운 뚜껑을 개발하여 적용했다. 

유통 과정과 제품 개봉 후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 2개월간의 유통 테스트를 시행하여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 유지에 대한 점검을 완료했다.

빙그레는 지난해 6월에는 대표 제품인 투게더와 바나나맛우유 3종(바나나맛우유, 바나나맛우유 라이트, 딸기맛우유)의 ‘환경성적표지’ 인증도 획득했다. ‘환경성적표지’ 제도는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원료 채취부터 생산, 유통, 소비, 폐기까지 전 과정 평가를 수행하고 계량적인 정보로 표시하는 제도다.

빙그레 관계자는 “친환경 경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지속 가능성을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카프리썬 제품에 친환경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적용 대상은 카프리썬 오렌지, 사과, 오렌지망고, 사파리, 알라스카아이스티, 멀티비타민 등 6종 전 제품이다.

해당 종이 빨대는 환경 호르몬 우려가 없는 친환경 재질로 만들었으며, 합성수지 코팅을 하지 않아 재활용이 가능하다. 농심은 기존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대체함으로써 연간 약 30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농심은 생생우동과 둥지냉면의 묶음 포장을 밴드로 감싸는 방식으로 변경하고, 무라벨 백산수를 출시하는 등 친환경 포장재 적용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뿐만 아니라 생수, 음료 등 전 제품군에 있어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책임감을 가지고 친환경과 자원 순환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 친환경 케이크 패키지. 사진=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 친환경 케이크 패키지. 사진=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도 올해 한솔제지와 업무협약을 맺고 친환경 포장재 사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협력을 통해 신세계푸드는 한솔제지와 플라스틱 소재 대신 친환경 종이 소재를 활용해 포장과 용기를 개발하고 이를 위한 전문 연구장비 구축 및 R&D 인프라 교류를 활발히 진행한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지난 2018년 자연 분해되는 바나나 포장재를 개발하고 생분해 필름과 물을 활용한 친환경 아이스팩을 냉장, 냉동식품 배송 시에 사용하는 등 포장재 부문에서의 ESG경영에 힘써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냉동 케이크 포장용 플라스틱 용기와 띠지 대신 종이 소재를 적용한 ‘친환경 케이크 패키지’로 제 12회 그린패키징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를 통해 기존 냉동케이크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연 17톤 절감하고 종이 띠지의 재활용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신세계푸드는 향후 식품 포장재 외에도 프랜차이즈 매장 등에서 고객에게 제공되는 일회용 편의제품도 친환경 소재로 대체할 수 있도록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친환경 패키징 기술개발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해 깊이 공감한데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 제품 특성과 고객의 니즈에 맞춘 친환경 소재와 패키지 적용을 통해 친환경 트렌드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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