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투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사흘새 56%↑…로봇주, 시장 주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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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투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사흘새 56%↑…로봇주, 시장 주도하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3.17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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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99% 획득
피인수 가능성 거론되며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 올라
뉴로메카 상한가·로보스타(18.67%)·티로보틱스(10.84%) 강세
"효율성 상승시키기 위한 미래 투자 대상은 로봇이 될 것"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난 8일 열린 아시아 대표 산업 자동화 전문전시회인 '2023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에서 로봇 자동화 솔루션 시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난 8일 열린 아시아 대표 산업 자동화 전문전시회인 '2023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에서 로봇 자동화 솔루션 시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로봇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로봇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으면서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17일 국내 증시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전일 대비 8400원(7.48%) 급등한 12만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은 29.98% 올라 상한가를 기록하며 11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 전날인 15일에도 12.06% 오른 8만6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14일 종가(7만7100원) 이후로 3일 만에 주가가 4만3600원(56.5%) 급등한 것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전날부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쓴 것은 물론 시가총액도 국내 로봇 관련 업체 중 처음으로 2조원을 넘겼다.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면서 로봇주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날 레인보우로보틱스 보통주 91만3936주를 주당 3만400원에 장외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율은 10.22%에서 14.99%로 늘었다.

삼성전자가 주주간 계약을 통해 특별관계인의 보유 주식에 대한 콜옵션을 보유하고, 콜옵션 행사 시 보유 지분율은 59.94%까지 늘어날 수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기술 협력 등 성과 여부에 따라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한 인수 합병까지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구체적인 투자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보유한 협동 로봇을 활용한 삼성 그룹 내 자동화 추진, 그리고 양사 기술 협력을 통한 로봇 제품 개발이 주요 동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취득 소식이 알려지며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14일 7만7100원에서 17일 12만700원으로 56.5% 급등했다. 자료=한국거래소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외에도 협동로봇 기업인 뉴로메카는 전일 대비 8700원(30%) 오르며 상한가를 찍었다. 15일 이후 3일 연속 상승세다. 로봇 관련 종목들인 로보스타(18.67%), 티로보틱스(10.84%), 로보티즈(7.96%), 에브리봇(7.11%) 역시 급등세를 보였다. 

로봇 산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투자도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현재는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 인구 감소와 같은 사회구조적인 변화에 따른 로봇 수요 증가가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커머스 플랫폼과 로봇 보험, 금융 서비스(리스, 할부, 렌탈) 등 수요자가 로봇을 도입하는 데 필요한 제반 환경이 갖춰지는 등 공급자 중심의 시장에서 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서 삼성전자 이외에도 LG전자, 포스코ICT 등의 대기업들의 로봇 관련 정책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지능형 로봇 최대 수혜주"라며 "5G 특화망 사업의 핵심기술인 로봇, 인공지능(AI),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일체를 확보하고 있어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의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ICT가 협동로봇 제작업체인 뉴로메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뉴로메카의 협동로봇은 공장 등에서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작업할 수 있는 소형 로봇이다. 

코로나19로 인플레이션과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업들이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로봇은 2020년대를 상징하는 주식이 될 것"이라며 "탈세계화로 인해 인플레이션, 공급망 붕괴, 임금 상승 등 효율성의 위기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효율성을 상승시키기 위한 투자 대상은 로봇"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로봇 수요를 증대시킬 것으로, 미국 내 로봇 수요가 계속해서 확대되면 그에 따른 한국 산업용 로봇의 수출 기회도 더 확대될 것"이라며 "현 정부가 발표한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인공지능(AI)과 첨단로봇·제조에 대한 정책은 아직 본격적으로 발표되지 않아 향후 정책 모멘텀에 대한 기대도 가능하다"고 서명했다.

정책 수혜에 대한 기대감도 로봇주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2일 개최한 '제3회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첨단로봇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한 4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51개 과제를 선정하고, 이 중 76%인 39개 과제를 2024년까지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달 중에는 '첨단로봇 산업전략 1.0(가칭)'을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282억달러 규모의 현 로봇 시장은 2030년 831억달러 규모로 연 13%씩 성장할 전망이다.

산업부는 또 지난 15일 열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도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민관이 함께 2조원 이상을 투입해 첨단 로봇 핵심기술을 확보, 글로벌 첨단 로봇 제조국으로 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감속기 ▲서브모터 ▲그리퍼 ▲센서 ▲제어기 등 5개 핵심부품에 대한 독자적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로봇주가 뜬다고 해서 무리하게 투자를 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 증권가의 의견이다. 양 연구원은 "연중 국내 로봇 정책 모멘텀과 대기업들의 로봇 사업 강화 등 로봇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로봇 관련 기업 투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미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 중심으로의 선별적인 투자 접근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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