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밟은 ECB의 자신감..."유럽은 미국과는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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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 밟은 ECB의 자신감..."유럽은 미국과는 달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3.17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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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시장 불안에도 예고대로 0.5%포인트 금리 인상 나서 
다음주 FOMC서도 0.2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 높아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사진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사진=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사진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당초 일각에서는 최근 실리콘밸리뱅크(SVB) 등 은행권의 사태로 인해 ECB가 금리인상 폭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지난해 12월과 2월에 이어 3차례 연속 빅스텝을 단행했다. 그 이전인 지난해 9월과 10월에는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ECB의 자신감이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안도감을 줄 것으로 해석하며, 다음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역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언급하고 있다. 

자신감 보여준 ECB의 빅스텝

16일(이하 현지시간) ECB는 기준금리를 기존 3.0%에서 3.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SVB 파산 등 미 은행권의 충격에 이어 스위스계 크레디트스위스(CS)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까지 확산된 상황에서 ECB는 공격적인 긴축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지나치게 오랫동안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돼 중기 물가 상승률 목표치 2%로 제때 복귀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결정했다"면서 "추가 금리인상 여지가 더 있다"고 설명했다. 

ECB의 이같은 결정은 금융 안정보다는 물가 안정을 더욱 중시하고 있는 태도로 해석됐다. 최근 CS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으나 스위스 중앙은행의 유동성 지원이 발표되면서 ECB 또한 금융 안정 보다는 물가 안정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ECB의 결정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해결을 우선 순위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ECB의 움직임은 주요 중앙은행들이 최근 시장 불안의 징후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CB의 빅스텝 결정은 투자자들이 은행권의 불안에 대해 동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클라인워트 함브로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파하드 카말은 "그들은 뭔가 잘못됐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NBC 또한 "유럽 관계자들은 유럽의 상황이 미국과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ECB는 추가 금리인상 경로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이는 중앙은행이 그만큼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UBS의 금리 전략가인 로한 칸나는 "그들은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핵심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 시스템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향후 금리인상 경로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려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FOMC서 0.2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 높아 

월가 전문가들은 ECB의 결정이 내주 예정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권 불안'이라는 같은 상황에서 유럽이 예고대로 빅스텝을 밟은 것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좀 더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는 "ECB의 50베이시스포인트(bp) 인상은 연준이 다음주 25bp를 인상할 것이라는 확신을 좀 더 갖게 한다"면서 "은행권 사태는 매우 역동적이지만 연준은 이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앞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의 시작을 인정하는 등 비둘기파적 태도를 보인 바 있는 만큼 미 연준은 ECB에 비해 덜 공격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다음주 통화정책 회의를 예정하고 있는 미 연준과 잉글랜드 은행은 ECB보다 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학자들은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과 금융권 안정의 균형을 맞추면서 수십년간 지속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는 노력에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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