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70년 독점 깰 '대체거래소' 설립 본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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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70년 독점 깰 '대체거래소' 설립 본격 추진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3.16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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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27~30일 ATS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
거래시간 연장·거래비용 감소·다양한 매매체결 방식 등장 기대
지난해 11월 ATS 준비법인 넥스트레이드 설립
이르면 내년부터 출범 가능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금융당국이 한국증권거래소를 대체할 다자간매매체결회사(대체거래소·ATS)를 연내 출범할 계획이다. 70년 가까이 지속된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를 깨고 자본시장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ATS란 한국거래소(KRX)의 주식 매매 체결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거래소다. 자본시장법상으로 정보통신망·전자정보처리장치를 통해 KRX 상장 주권과 주식예탁증서(DR)의 매매·중개·주선·대리업무를 하는 투자매매·중개업자를 의미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ATS 예비 인가 신청서를 일괄적으로 접수한다. 이후 다음달부터 금감원 심사, 외부평가위원회 평가를 거쳐 금융위가 예비 인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예비 인가를 받은 사업자는 인적·물적 요건 등을 갖춰 본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본인가까지 받고 나면 6개월 안에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

1956년부터 지금까지 약 70년 간 국내 증권거래 시장에서는 한국거래소가 유일한 거래 역할을 수행했다. 한국거래소는 2015년 공공기관에서 해제되고 민간기업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민간 거래소 간 경쟁 체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미 지난 2013년 8월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ATS 설립 근거가 마련됐지만, 설립인가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체거래소의 수익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실제 설립을 추진하기까지 시간이 걸린 탓이다.

ATS가 설립되면 KRX 상장주권과 DR의 매매체결 기능은 동일하게 수행하지만, 그 외에 상장심사, 청산·결제, 시장감시 등의 기능은 여전히 정규거래소인 한국거래소가 수행한다. 결제를 담당하는 것은 한국예탁결제원이다.

한국거래소와 ATS가 각각 호가·수량 등의 조건을 제시하면, 투자자는 본인이 거래하는 증권사를 통해 매수·매도 주문을 낸다. 이후 증권사가 한국거래소와 ATS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그 중 유리한 거래소로 주문을 보내고 체결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ATS 설립으로 거래소 간 경쟁을 통해 거래시간 연장과 거래비용 감소, 새로운 종류의 호가 방식 등 다양한 매매체결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의 경우 상장 주식을 매매할 때 한국거래소와 ATS 중 유리한 거래장소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편익이 제고되는 셈이다.

다만 한국거래소의 독점적 지위가 여전히 공고해 거래 상품 제한, 거래량 한도, 공개매수 의무 등의 제약이 있어 경쟁 체제가 안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호 ATS' 선점을 위해 이미 증권업계에서는 ATS 인가를 위한 예비작업에 나서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비상장 주식 플랫폼 '서울거래비상장'을 운영하는 피에스엑스와 금융투자협회 및 증권사들이 설립한 법인 '넥스트레이드'를 유력한 대체거래소 후보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와 국내 주요 증권사 등 출자기관 34사는 지난해 11월 ATS 업무를 영위하기 위한 준비법인 넥스트레이드를 설립했다. 

넥스트레이드의 발기인은 금투협·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이다. 이 외에 증권사 19곳과 코스콤,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네이버파이낸셜, BC카드, 카카오페이, 티맥스소프트도 출자한다. 

넥스트레이드는 초대 대표이사로 김학수 전 금융결제원 원장을 선임했다. 사외이사로는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안희준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전상훈 전 금융투자교육원장을 선임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과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대표,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비상임이사로 선임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내년부터 ATS가 출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독점적 지위를 내려놓게 되면서 앞으로는 더 많은 거래소가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50여개의 대체거래소가 활성화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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