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데상트, 부산에 亞 최대 신발 R&D센터 지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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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데상트, 부산에 亞 최대 신발 R&D센터 지은 까닭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3.15 16: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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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상트, 부산에 亞 최대 신발 R&D센터 'DISC' 개관
소비자 분석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한 번에
샌토스 부사장 "부산을 신발산업의 허브로"
데상트코리아는 2018년 부산에 아시아 최대규모의 신발 연구센터 'DISC'를 건립했다. 사진제공=데상트코리아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봄 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10일, 다시금 꿈틀거리는 국내 신발 시장의 특수의 배경을 찾아 국내 신발산업의 '메카' 부산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데상트코리아의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신발 연구센터(R&D) 'DISC(‘Descente Innovation Studio Complex)'다. 데상트글로벌은 일본 오사카에 의류 R&D센터를 건립한데 이어 부산에 신발 R&D센터를 구축했다. 'DISC'는 신발에 대한 과학적 연구개발과 테스트를 통해 원천기술과 하이 퍼포먼스 신발 개발을 목적으로 지난 2018년 정식 개관했다. 

그레이그 샌토스 데상트코리아 부사장이 DISC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데상트코리아

데상트는 왜 부산시 강서구 명지국제도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신발 연구센터 'DISC'를 건립했을까. 

그레이그 샌토스 데상트코리아 부사장은 부산이 글로벌 신발산업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은 좋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협력업체가 지근거리에 있고, 신발 산업과 관련한 역사도 있다"면서 "데상트는 DISC 건립을 비롯해 부산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상트는 한국을 핵심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DISC는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샌토스 부사장은 "DISC는 데상트의 혁신 허브가 될 것"이라면서 "동아시아의 스포츠, 신발, 크리에이터, 엔지니어, 과학자들이 선망하는 일터이자 전 세계의 건강하고 운동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에 동기를 부여하는 곳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지 면적 1만7082㎡ 규모에 지하1층, 지상2 층으로 건설된 'DISC'는 인체역학연구실, 소재테스트실, 제품개발실부터 400m 트랙, 경사 트랙, 풋살장, 농구장 등 필드 테스트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 분석부터 신발 시제품 제작까지 한 공간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상급의 시설과 장비들을 구비했다. 연간 100억원 규모의 연구비가 매년 투자되며 데상트를 비롯해 데상트그룹 소유의 르꼬끄, 엄브로 등 모든 브랜드의 신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9개의 협력 연구팀과 40명 이상의 과학자, 엔지니어가 근무하고 있으며 연구센터 내 최첨단 시설은 더욱 빠르고 정확한 연구를 돕고 있다. 

DISC 소속 연구원이 데상트 신발의 소재 등 혁신 부문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데상트코리아

'DISC'의 혁신은 '신발은 곧 과학이다'는 말로 요약된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인체역학연구실이다. 신발 제작에 앞서 신발의 성능을 검증하는 곳이다. 개개인의 발을 스캔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신발 형태를 제작했다. 스캐닝은 발의 주요 부위에 스티커를 부착하고 스캐닝 기계에 발을 집어 넣으면 진행된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기계 바닥의 온도를 높이고 습기를 제거하면 첨단 장비가 발을 스캔한다. 발볼의 넓이와 좌·우 크기, 평발 여부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발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3D 모션캡처 기술이 적용됐다. 걷거나 뛰는 동작 속 인체가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향과 힘까지 파악해 최적의 착장감을 선사한다. 또한 러닝머신 위 피험자가 직접 뛰면서 얻어낸 수치를 바탕으로 신발에 따라 소모되는 에너지를 계량화해 실생활에서 신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계측할 수 있게 했다. 신발에 과학을 더했다. 

테스트 과정을 겪고 있는 데상트 신발. 사진제공=데상트코리아

축적된 데이터는 제품개발실로 향한다. 제품 양산에 앞서 시납ㄹ의 성능을 분석한다. 양산에 앞서 신발의 성능을 분석하고 테스트 제품을 미리 구현해 성능을 최적화한다. 또한 재료의 특성과 최적의 조합을 찾는다. 데상트 관계자는 "기술 축적을 통해 가상 설계를 최적화하고 향후 자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설계 후 신발 소재를 확인하고 샘플 제작에 돌입한다. 'DISC'에선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빠르게 시제품을 생산해 점검하므로서 불량 여부를 점검한다. 3D 프린터를 비롯한 최첨단 장비 활용을 통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게 프로토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시제품은 연구원들의 손을 거쳐 다양한 환경에서 점검 받는다. 습기와 바닥 환경, 장기간 사용 후 신발 성능 변화 등 다방면에 걸친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인 뒤에야 양산이 시작된다. 

'DISC'의 혁신은 생산에서 끝나지 않는다. 소비자 분석 단계를 통해 시장성을 확인한다. 육상 등 다양한 분야의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시험하거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공개 테스트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최적의 신발을 얻어낸다. 이 과정을 거친 후에야 일반 매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릴 수 있다. 

데상트는 신발에 과학을 더한 혁신을 통해 신발 산업에 '퍼스트 무버'를 예고하고 있다. 데상트 관계자는 "축적된 데이터를 빅데이터화 하는 등 꾸준히 기술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며 "데상트만의 기술, 데상트만의 혁신을 담은 제품으로 신발 산업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올해 국내 운동화 시장 규모가 4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엔데믹 전환 후 처음 맞는 봄나들이에 야외활동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경기침체 우려 속 고가의 의류보다는 신발을 구매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려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국섬유산업협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운동화 시장 규모는 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 업계는 2019년 3조원을 돌파한 지 4년여 만인 올해 4조원 돌파를 내다보고 있다.  

데상트, 프랑스 기업?

데상트는 1935년 일본 오사카에서 다케오 이시모토가 이시모토 쇼텐이라는 이름의 남성 전문 소매점을 오픈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54년 스키 웨어 개발을 시작했으며 1961년 데상트(Descente)라는 브랜드로 변경했다. 

1973년 업계 최초로 스키 부츠 바깥으로 밑단을 뺀 스키복 '데모 펜츠'를 선보이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1980년대 이후 공기 역학적 '스피드 스케이팅' 제품을 발매했으며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때 각국의 동계올림픽 국가대표들의 유니폼을 제작하면서 국제적 인지도를 쌓았다. 

1990년대 들어 데상트는 영국 스포츠 브랜드 '엄브로'와 프랑스 스포츠 브랜드 '르꼬끄 스포르티브'의 상표권자로 일본 내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법인인 데상트코리아 또한 엄브로, 르꼬끄와 함께 미국의 골프웨어 브랜드 '먼싱웨어', 호주의 스포츠 브랜드 '스킨스'를 론칭하며 아시아 내 강력한 브랜드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본 데상트글로벌은 데상트 본사와 시세이스트, 아레나, 마모트, 스릭슨 등 16개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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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2023-03-15 22:18:52
부산은 예전부터 유명 신발공장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