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월 CPI, 금리 동결보다는 인상에 무게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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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월 CPI, 금리 동결보다는 인상에 무게 실었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3.1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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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CPI 예상치 부합했으나 서비스 물가 여전히 높아
CPI 발표 후 0.2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 높아져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 수준에 부합했으나 경제학자들은 서비스 부문의 상승률 둔화 추세가 여전히 더디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 수준에 부합했으나 경제학자들은 서비스 부문의 상승률 둔화 추세가 여전히 더디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 수준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안도했으나 경제학자들은 서비스 부문에서의 상승률 둔화 추세가 여전히 더디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시장에서는 오는 22일 예정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 동결보다는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예상치 부합하나...여전히 심상치 않은 서비스 물가

14일(이하 미 현지시간) 2월 CPI가 발표되자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CPI는 전년동월대비 6.0% 올랐다. 이는 지난 1월(6.4%)에 비해 상승폭이 둔화된 것이며, 2021년 9월 이후 가장 적게 상승한 것이다. 

전월대비로는 0.4% 상승했다. 전월 및 전년대비 상승률은 당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와 일치하는 수준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동월대비 5.5%, 전월대비 0.5% 각각 올랐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전년대비 5.6%, 전월대비 0.4% 각각 오른 바 있다. 이 역시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바와 일치하는 수준이다. 

CPI 수치는 예상 수준에 부합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으나 경제학자들은 서비스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임에 주목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헤드라인 CPI는 상품 부문의 디스인플레이션과 에너지 물가 둔화에세 힘입어 완연한 둔화 흐름이 관찰된 반면 근원 물가는 여전히 상승 모멘텀이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문제는 역시나 서비스 물가"라며 "에너지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근원 소비자물가는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며 서비스 물가의 하방 경직성을 재차 확인시켜줬다"고 지적했다. 

주거비 상승세가 2월 상승분의 70%를 차지하는 가운데 여타 서비스 항목에서 전월대비 상승폭이 확대된 항목들이 다수 존재했다는 것. 구체적으로는 항공 요금이 6.4% 상승하며 운송 서비스 항목에서의 물가 상승을 이끌었고, 미용 및 TV 서비스, 애견서비스, 법률 서비스 등이 레크레이션과 기타 개인 서비스 물가의 상승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주목할 점은 뉴욕 연준의 글로벌 공급망 지수가 2019년 레벨까지 하락했고, 유가도 안정세를 찾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물가는 수요측 요인이 우세하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류 연구원은 "결국 이번 근원 소비자물가 서프라이즈가 견조한 서비스 수요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은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로 잠시 시장에서 잊혀졌던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최 연구원 역시 "주거비 상승세는 임대료 하락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수개월 내 상승세가 둔화되겠지만, 양호한 경기와 낮은 실업률 등에 영향을 받는 슈퍼코어 서비스 물가 둔화는 다소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3월 FOMC서 0.2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 

이는 오는 22일 예정된 3월 FOMC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맞서 싸우는 태도를 재차 보여줄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학자들은 이번 CPI보고서가 연준의 인플레이션 투쟁의 시급성을 강조한다고 말한다"며 "몇몇 이들은 연준의 금리 결정에 앞서 은행권의 추가적인 스트레스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SVB 및 시그니처 은행의 파산 등 금융권의 불안한 흐름이 연준의 긴축 정책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금리 동결을 예상했으며, 노무라증권은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 전망까지 내놓은 바 있다. 

다만 미 연준을 포함한 금융당국의 발빠른 조치로 금융권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해소되고 있고, 핵심 서비스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가 발표되자 연준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재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월 CPI가 발표된 후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베이시스포인트(bp) 인상할 확률은 65%에서 79.7%로 상승했고, 동결 가능성은 35%에서 20.3%로 하락했다. 

최 연구원은 "2월 근원물가와 연준이 중시하는 슈퍼코어 핵심 서비스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볼 때, SVB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지 않는다면 물가 중심의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연준의 금리동결 또는 인하도 예상하고 있지만 견조한 고용과 물가를 고려하면 연준이 점진적인 추가 인상을 통해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까지 금리 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SVB 사태로 인한 금융여건 악화는 연준의 물가 억제 목표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기에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가 일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연준 입장에서 보면 긴축 강도 강화까지는 고민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며 "다음주 25bp 인상을 예상하며, 금융불안 우려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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