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삼성페이 '철옹성' 앞에 선 애플페이, '찻잔 속 태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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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삼성페이 '철옹성' 앞에 선 애플페이, '찻잔 속 태풍'되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3.14 17: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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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21일 국내 서비스 시행
삼성페이, 네이버·카카오페이 연대 강화
분주한 움직임 속 유통가…신세계 '신중'
애플페이, 선점효과 밀려 '찻잔 속 태풍' 전망도
오는 21일 애플 아이폰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국내 서비스를 시행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애플 아이폰의 간편결제 시스템 '애플페이'가 오는 21일 국내에 상륙한다. 그동안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지배했던 삼성페이를 비롯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와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국내 출시일을 오는 21일로 확정했다. 현대카드 회원은 21일부터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애플페이를 이용하려면 우선 현대카드를 발급해야 하고 결제 단말기도 한정적이어서 당장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네이버, 카카오와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맞대응에 나서고 있어 애플페이의 앞으로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애플페이 임박, 분주한 유통가

애플페이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분주한 곳은 유통가다. 편의점 업계를 비롯해 롯데마트,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와 백화점, 카페, 버거 프랜차이즈, 교보문고 등도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구축을 마쳤다. 다만 이마트24를 제외한 이마트,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계열은 당분간 애플페이 도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업계는 애플페이 도입을 통해 늘어날 간편결제 수요를 더욱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와 함께 핵심 고객층인 MZ세대와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의 간편결제 이용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단기간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 보다는 결제 문턱을 낮추고 잠재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여기에 더해 엔데믹 전환으로 카드보다 간편결제에 익숙한 외국인 수요까지 끌어모으겠다는 포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이용자 상당수가 2030 세대로 분석되는 만큼 애플페이의 선제적 도입을 통해 이들 세대를 붙잡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세계그룹 애플페이 도입 않는 까닭

롯데그룹 등과 함께 국내 '유통 공룡'으로 분류되는 신세계그룹은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신중한 행보다. 신세계는 앞서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때도 출시 이후 약 1년 4개월간 제휴를 맺지 않았다.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신세계그룹이 애플페이 초기 도입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로 자체 결제 서비스 'SSG페이'와 '이마트페이'가 꼽힌다. 애플페이 도입 시 자체페이 이요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 자체페이가 활성화되면 장기간 쌓인 고객데이터를 통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고 수수료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특히 금융업과 연계해 추가 수익도 확보할 수 있기에 애플페이 도입에 소극적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각에선 신세계가 애플페이 도입을 마냥 늦출 수 만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애플의 충성고객층인 2030과 시장 점유율 1위 커피 체인 스타벅스의 주요 소비자층이 일치한다. 스타벅스는 현재 전국 1780여개 매장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전국 136개 점포를 보유한 이마트와 21개 보유 한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 등 신세계의 주요 계열사가 소비자와 접점이 커 소비자 선택권과 불편을 마냥 방치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건 시간문제"라면서 "소비자 타깃층이 맞아 떨어지는 만큼 삼성페이 때보다 빠르게 애플페이를 도입할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이 임박한 가운데 시장점유율 1위 삼성페이의 시장 사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장 1위 사수 나선 삼성페이… '네카오'와 연대 강화

애플페이 출시에 발맞춰 국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1위 삼성페이는 네이버페이에 이어 카카오페이와 간편결제 서비스 연동을 추진 중이다. 애플페이의 도전에 맞서 삼성페이가 점유율을 사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3사의 연합으로 삼성페이 활용 범위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온라인 가맹점으로 확대된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이용자들 또한 삼성페이로 결제 가능한 모든 오프라인 가맹점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부터 TV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삼성페이 새 광고를 선보였다. 이례적으로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3 시리즈' 출시에 맞춰 대대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삼성페이 광고를 선보인 건 2019년 갤럭시 S10 출시 이후 4년여 만이다. 이 보다 앞서 애플페이 국내 상륙설 돌던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신규 광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고객 이탈을 막고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애플페이, 찻잔 속 태풍"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이 임박한 가운데 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간편결제 시장의 시장 선점효과가 크다"며 "애플페이가 기존 결제 사업자들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80%인 갤럭시도 삼성페이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24%에 불과하다"며 "애플페이는 국내 아이폰 점유율이 크게 올라온 뒤에야 비로소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일평균 간편 결제액 규모는 약 7200억원으로 전자금융업자(네이버, 카카오, KG이니시스 등)가 이 중 50%를 차지한다. 삼성페이와 금융회사는 각각 24%와 26%를 점유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이용자 이탈도 적을 것으로 봤다. 그는 "중국과 일본에서 애플페이의 성과는 비교적 저조한데 중국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선점했고 일본도 애플페이에 신용카드 기능이 탑재되기 전인 5년 공백기 동안 타 사업자가 시장을 선점했다"며 "서비스 질에 있어 편차가 적기 때문에 기존 이용자 이탈률이 낮다"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간편결제 전체 이용 금액은 약 132조원이다. 이중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의 거래액(송금 포함)은 각각 56조원, 23조원이다.

미국을 제외한 일본과 중국에서 애플페이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사진=연합뉴스

애플페이, 美·中·日 성적표는

애플페이를 먼저 도입했던 외국의 사례는 어떨까. 

애플페이가 가장 확실하게 자리잡은 곳은 미국이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미국의 애플페이 이용자는 삼성페이 이용자(1630만명)보다 2.6배 많은 4390만명이다. 아이폰 사용자 중 75.0%가 애플페이를 이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에선 이야기가 달라진다. 애플은 7년 전인 2016년 일본에서 애플페이를 론칭했다. 당시 일본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은 55.0%였다. 높은 점유율에도 애플페이는 선점효과를 넘지 못했다. 애플페이 도입 당시 수수료가 없고 마일리지 사용이 편한 소프트뱅크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페이'가 넓게 자리잡고 있었다. 더구나 현금결제가 전체 결제 비중의 80%를 차지하는 일본만의 특성상 애플페이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일본 내 간편결제 시장 업계 1위는 페이페이며 애플페이의 점유율 순위는 8위다. 

중국에서도 고전했다. 2016년 2월 중국에 첫 선을 보인 애플페이는 중국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81.0%를 차지하는 '알리페이'에 완패했다. QR코드를 이용한 알리페이에 익숙한 중국 소비자들은 근거리 무선통신(NFC)를 활용한 애플페이를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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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3-03-14 22:41:04
애플페이 도입 시 자체페이 이요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

오타있어요 이용자

출처 : 오피니언뉴스(http://www.opini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