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경] 부록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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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부록①
  • 주우(宙宇)
  • 승인 2018.02.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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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원상생 자료> (화인님 정리)

 

⊖ 원(寃)의 의미

원(寃)은 원(冤)의 속자(俗字)로써, 한자옥편의 뜻풀이에는 ‘토끼가 덮개에 갇혀 있어서 달릴 수 없으므로 더욱 굽히고 꺾인다.’고 되어 있습니다. 冤(원)이란 글자를 보면 ‘덮을 冖(멱)’에 ‘토끼 兎(토)’가 합쳐진 것으로 토끼가 자신에게 굴레 씌워진 틀에 갇혀서 옴짝달싹 못하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풀이에서 보듯이 원(寃)이란 ‘사회구조적 속박에 갇혀 자유를 박탈당한 채 괴로워하고 원통해하는 감정 상태’를 나타냅니다.

남존여비와 반상(班常)의 제도, 적서(嫡庶)의 차별 등 사회적 속박 속에서 약자는 소외와 차별, 배제와 멸시를 받으며 울분과 원통함으로 일평생을 살았습니다.

이런 사회구조적 문제인 원(寃)과 달리 원한(怨恨)은 개인적인 상황에 해당합니다. 원(怨)에는 인생을 살아가려는 의지가 타인의 의지와 마찰을 빚어내어 그 타인의 의지에 나의 의지가 무참히 짓밟힐 때 생기는 적극적인 의미가 있다면, 한(恨)에는 자신의 착한 마음씨와 관계없이 그에 상응하는 행복이 따라오지 않을 때에 생기는 슬픈 정서로써 수동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원(怨)은 원망과 증오의 상대가 있어서 보복의 성격을 띠지만, 한(恨)은 스스로 어찌할 수 없으므로 자신의 신세나 불운에 대해 한탄하고 달래는 길밖에 없습니다.

 

⊖ 갑을(甲乙)관계

 

원래 계약관계인 갑을(甲乙)이 우리 사회에서는 강자인 갑(甲) 약자인 을(乙)이라는 상하관계, 주종관계로 변질해버렸습니다. 물론 미국에서 공공연한 인종차별은 존재하지 않으나 은연중에 차별이 여전히 있듯이, 이 땅에도 공공연한 인간차별은 존재하지 않으나 경제적 수준이나 사회적 지위에 의한 차별이 여전합니다. 과거 반상의 변형인 지금의 갑을관계는 근대화되면서 반상의 구분을 없애지 않고 모두 양반이 되는 방식으로 변형됨으로써 양반의 특권적 지위는 계속 인정되고 유지됐습니다.

그래서 차별의 철폐가 아니라 자신이 차별받지 않는 갑(甲)의 위치에 올라서는 것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돈과 지위가 성공의 척도가 되다 보니 공부를 잘해서 고위직에 올라가거나,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편법도 서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위치에 올라서면 을(乙)을 사실상 하인으로 여기며 소위 ‘갑질’을 합니다.

우리 사회는 대다수 갑을관계의 먹이사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기업이 갑(甲)이면 1차 하청업체가 을(乙)이 되고, 2차 하청업체는 병(丙)이 됩니다. 을은 하청받는 병과 또 다른 갑을관계가 됩니다.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또다시 갑을관계입니다. 이처럼 피라미드의 최하층에 있는 일용직 노동자, 아르바이트생 등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현대판 노예제도’라 말할 만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이라는 것은 사실은 허상일 뿐입니다. 갑을관계는 상대적이므로 어떤 갑의 자리든지 그 위에는 또 다른 갑이 존재하기 마련인데도 ‘갑질’은 멈추지 않고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은 대표적인 ‘갑질’의 예입니다. 남양유업의 대리점 밀어내기식 영업은 대기업 ‘갑질’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갑이 되는 것으로 ‘갑을’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종속적인 갑을관계를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사회를 원(寃)으로 가득하게 하고 결국 병들게 합니다.

 

⊖ 무도병(無道病)

 

사람은 태어나서 가족·학교·사회·국가라는 공동체에서 생활하면서 예로부터 부자(父子)·사제(師弟)·군신(君臣) 간의 관계가 중요시되었으며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즉 임금·스승·부모는 한몸이라고 해왔습니다. 그런데 의미가 왜곡되어서 동등한 관계가 일방적 관계로 변질하였습니다.

논어에서 ‘효는 봉양이 아니라 공경으로 짐승과 구별된다’고 했고, ‘어버이가 살아 계실 때에는 뜻을 살피라’고 했으며, ‘삼 년 상 동안 부친이 하던 방식을 고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부모의 취지를 중시하라는 뜻이지 절대 시키는 대로 무조건 따르라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事父母幾諫(사부모기간)’이란 구절은 부모가 제대로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상황을 살펴서 諫(간)하라고 합니다. 孝(효)의 본질은 복종이 아니라 이의 제기를 예로써 하라는 뜻입니다. 이런 이의 제기 방식은 자식이 부모의 말을 따라야 하는 일방의 윤리가 아니라 쌍방의 윤리임을 확인해줍니다.

또 ‘부모는 오직 자식이 병들어 아프지 않을까를 걱정한다’고 했는데, 이를 ‘내 몸을 아프게 해서 부모가 근심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자식의 도리, 또 ‘언제나 자식을 (지배하지 말고) 걱정하며 내리 사랑하라’는 부모의 도리로 봐서 부모와 자녀 사이의 상호적 효로 볼 수도 있습니다.

五倫(오륜)의 ‘父子有親(부자유친)’도 말 그대로 해석하면 부모와 자식은 상호 친함이 있어야 한다는 표현이지 절대 자식이 일방으로 부모에게 親(친)하려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이것은 충(忠)과 열(烈)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 忠(충)에 관련해서 원래의 사실과 반대로 알고 있는 형편입니다. 孝(효)가 부모의 잘못을 예로써 간하듯이 中(중)+心(심)으로 이뤄진 忠도 국가(임금)의 말에 순종하라는 말이 아니라, 마음의 중심을 잡고서 과감히 잘못된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관계의 기본 틀을 삼강(三綱), 즉 군위신강(君爲臣綱), 부위자강(父爲子綱), 부위부강(夫爲婦綱)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벼리 綱(강)’의 의미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벼리’란 그물의 코를 꿰어 그물을 잡아당길 수 있게 한 줄을 말합니다. 그래서 이 줄을 당기면 그물이 오므려지면서 그 속에 물고기가 잡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벼리는 기준이나 근본이 되는 줄을 말하며, 이 기준이 바로 서지 않으면 나머지도 모두 틀어지게 됩니다. 또 그물이 망가져서 수선하고자 할 때도 제일 먼저 벼리를 손질하고, 그다음 그물코를 손질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벼리에 해당하는 군(君), 부(父), 부(夫)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벼리란 사람들이 본받는 기준인 모범, 근간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임금(대통령)·부모·남편이 솔선수범하여 본보기가 될 때에야 나머지 구성원도 자연히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三剛(삼강)은 신하·자식·아내의 의무가 아니라 오히려 ‘임금·부모·남편이 솔선수범으로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인간이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심이 바로 윤리입니다. 그리고 그 윤리는 충·효·열이 근간이 돼서 삼강오륜(三綱五倫)을 이루며 인간의 법도를 세워나갑니다.

오늘날 충효열(忠孝烈)이라고 하면 고리타분한 유교의 윤리라고 여기게 되었는데, 그것은 본래의 진유(眞儒)가 아니라 부유(腐儒)가 전해져 왔기 때문입니다.

유교의 윤리는 그동안 갑(甲)인 임금·부모·남편·스승의 입장만 대변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을(乙)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원(寃)이 쌓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갑(甲)인 지배 권력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충효열의 의미를 왜곡하여 을(乙)에게 일방적으로 복종과 순종을 강요하게 되자 결국 국가·가정·몸이 망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대해 증산께서는 忠孝烈(충효열) 國之大綱(국지대강) 然(연) 國亡於忠(국망어충) 家亡於孝(가망어효) 身亡於烈(신망어열)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충효열은 나라의 벼리이지만, 나라는 충(忠)으로 인해 망하고, 집안은 효(孝)로 인해 망하며, 몸은 열(烈)로 인해 망한다는 것입니다.

국가는 충성한다는 간신들 때문에 망하며, 가정도 과도한 효도 때문에 망하고, 몸도 형식적인 수절(守節) 때문에 망해버린다는 뜻입니다.

또 所願人道(소원인도) 願君不君(원군불군) 願父不父(원부불부) 願師不師(원사불사) 有君無臣其君何立(유군무신기군하립) 有父無子其父何立(유부무자기부하립) 有師無學其師何立(유사무학기사하립)이라고 했습니다. 인간의 도를 원하는 바가 있어서 (누구나) 임금이기를 원하나 임금답지 못하고, 부모이기를 원하나 부모답지 못하며, 스승이기를 원하나 스승답지 못하다. 임금이 있되 (임금 노릇을 제대로 못 해서) 신하가 없으면 그 임금이 어찌 설 수 있고, 부모가 있되 (부모 노릇을 제대로 못 해서) 자녀가 없으면 그 부모가 어찌 설 수 있으며, 스승이 있되 (스승 노릇을 제대로 못 해서) 제자가 없으면 그 스승이 어찌 설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뜻입니다.

우리는 지금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를 통해 국가의 기강(紀綱)이 무너진 모습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 기강(紀綱)이 바로 벼리 紀(기), 벼리 綱(강)입니다. 엉망이 되어버린 벼리가 불러오는 세상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군인과 공무원들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며 아랫사람들의 군기를 잡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솔선하지 못하는 책임자부터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잘못을 돌아봐야 합니다.

 

또 忘其父者無道(망기부자무도) 忘其君者無道(망기군자무도) 忘其師者無道(망기사자무도) 世無忠(세무충) 世無孝(세무효) 世無烈(세무열) 是故天下皆病(시고천하개병) 病勢(병세) 大仁(대인)大義(대의) 無病(무병) 이라고 했습니다. 그 부모다움을 잊은 자도 무도하고, 그 임금다움을 잊은 자도 무도하며, 그 스승다움을 잊은 자도 무도하다. 이런 병세에 큰 인(仁)과 큰 의(義)의 존재가 되면 병이 없어지는데, 세상에 (제대로 된) 충(忠)이 없고, 효(孝)가 없으며, 열(烈)이 없어졌다. 이런 까닭에 천하가 다 병들었다. 이런 병세에 큰 인(仁)과 큰 의(義)의 존재가 되면 병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위의 글은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君君 臣臣) 한다는 공자의 정명론(正命論)과 맥락이 닿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모는 부모답지 못하고, 임금은 임금답지 못하며, 스승은 스승답지 못하여 충효열이 끊어졌고 그 때문에 세상이 병들었다고 진단하고 계신 것입니다.

충효열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대개 忘其父者無道(망기부자무도)를 ‘그 부모의 은혜를 잊은 자는 무도하다’고 해석하고 있지만, 기(其)는 전후 맥락에 따른 지시대명사이므로 무도한 상황을 불러온 부모의 됨됨이인 셈입니다.

명심보감에도 欲知其君(욕지기군) 先視其臣(선시기신) 欲識其人(욕식기인) 先視其友(선시기우) 欲知其父(욕지기부) 先視其子(선시기자)라고 했습니다. 그 임금의 됨됨이에 대해서 알고자 한다면 먼저 그 신하를 살펴보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고자 한다면 먼저 그 벗을 살펴보며, 그 부모의 됨됨이에 대해서 알고자 한다면 먼저 그 자녀를 살펴보라는 뜻입니다. 말단을 보면 그 근본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세상이 무도해진 근본 원인은 바로 임금·부모·남편이 제대로 솔선수범하는 벼리가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충효열(忠孝烈)이 끊어져 생긴 무도병(無道病)은 신하·자녀·아내라는 힘없는 을(乙)의 탓이 아니라 임금·부모·남편이라는 힘있는 갑(甲)의 책임이라는 점은 명백합니다.

‘문제아(問題兒)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다’고 합니다. 사실 자녀문제는 대개 부모가 자신의 욕심을 자녀에게 투영하고 강요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문제자녀는 오히려 문제부모가 자신의 본모습을 알아보도록 비춰주고 있을 뿐입니다.

부모가 자녀를 자신의 뜻대로 만들려고 강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태도로 대하거나 사실상 배후조종하여 꼭두각시로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세상에 충효열이 사라진 것은 임금·스승·부모·남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본보기가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갑(甲)의 위치에서 충효열의 의미를 왜곡하여 약자인 을(乙)에게 일방적으로 복종을 강요해왔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임금·스승·부모·남편이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君師父一體(군사부일체)’라는 말은 대통령과 스승을 부모처럼 받들라는 뜻이 아니라, 부모가 자식을 대하듯이 대통령과 스승도 국민·공무원·제자를 자기 자식처럼 대우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야 공무원·제자들도 대통령·스승을 부모님처럼 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학생에게 스승을 부모님처럼 존경하고, 그림자도 밟지 말라며 스승을 우러러보기를 요구해왔지만, 오히려 본보기가 되어야 할 스승이 부모처럼 학생들을 자식으로 대하지는 않는 실정입니다.

이 땅에 무너진 기강(紀綱)을 세우려면 대통령·스승·부모 등 힘 있는 자부터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먼저 솔선수범할 때에야 가능합니다. 그럼으로써 힘있는 갑(甲)의 횡포 때문에 쌓인 원(寃)이 풀려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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