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친화적 '미국 은행 3인방' 파산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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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친화적 '미국 은행 3인방' 파산 의미는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03.1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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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공백에 유동성 우려"
시그니처와 실버게이트는 암호화폐 업계에 가장 우호적인 주요 은행 파트너였으며 SVB는 암호화폐 친화적인 미국 기술 스타트업의 거의 절반이 현금을 보관하고 있었다. 사진=연합
시그니처와 실버게이트는 암호화폐 업계에 가장 우호적인 주요 은행 파트너였으며 SVB는 암호화폐 친화적인 미국 기술 스타트업의 거의 절반이 현금을 보관하고 있었다. 사진=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시그니처은행과 실버게이트에 이어 실리콘밸리은행(SVB)까지 암호화폐에 가장 친화적이던 '3인방'의 연이은 파산에 암호화폐 업계 내 유동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로 암호화폐 생태계의 하위 집합인 스테이블코인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며 암호화폐 업계가 당분간 유동성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전문가들이 내다봤다고 CNBC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긴축에서 완화로 갈까···'스테이블 코인' 불안정성 여전

시그니처와 실버게이트는 암호화폐 업계에 가장 우호적인 주요 은행 파트너였으며 SVB는 암호화폐 친화적인 미국 기술 스타트업의 거의 절반이 현금을 보관하고 있었다.

미국 연방 정부가 SVB와 시그니처의 예금자 보호를 위해 개입하자 암호화폐 가격은 반등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지난 24시간 동안 9∼10% 튀어 오르며 랠리를 나타내고 있다.

캐슬 아일랜드 벤처스의 닉 카터는 "미국 정부가 두 은행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는 긴축이 아닌 유동성 공급 모드로 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느슨한 통화 정책은 역사적으로 암호화폐와 투기성 자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스테이블코인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미국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나 금과 같은 상품과 같은 실물 자산의 가치에 고정되어 있어야 한다. 비정상적인 금융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고정된 가치 아래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

USDC 디페깅 후 회복···"결제 플랫폼 공백 문제"

SVB 파산 소식에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스테이블코인인 USDC는 지난 11일 한 때 87센트 아래로 떨어지면서 페그가 깨지기도 했다. USDC의 발행사인 서클이 33억 달러를 SVB에 예치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다.

이후 제러미 알레어 서클 최고경영자(CEO)가 예치 자금을 BNY멜론으로 이전할 계획을 밝히면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반등했다.

장기적으로 이번 파산 사태는 시가총액 422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실버게이트 결제 네트워크인 'SEN'과 시그니처의 시그넷은 암호화폐 대금을 송금하고 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실시간 결제 플랫폼이었으나 이들의 핵심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두 플랫폼을 통해 고객들은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결제를 할 수 있었다.

카터는 "시그넷과 SEN은 기업들이 주말에 법정화폐를 조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비트코인 유동성과 암호화폐 유동성 전반이 다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현재 암호화폐 기업에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으며, 새로운 은행이 등장할 때까지 업계는 유동성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업계의 오랜 투자자이자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인 마이크 부첼라는 많은 업계 관계자가 스타트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은행인 머큐리(Mercury)와 악소스(Axos) 은행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첼라는 "단기적으로 북미의 암호화폐 뱅킹은 힘들어질 것"이라며 "하지만 그 틈새를 메울 수 있는 롱테일 전략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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