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는 강경, 경제는 안정, 국방은 대만 겨냥
1인 권력 체제, 정치 파벌 싸움도 약해질 듯
[베이징=오피니언뉴스 박신희 통신원]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11일 막을 내린데 이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도 13일 막을 내린다.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 주석은 양회를 통해 향후 5년 국정을 이끌어 갈 주요 인사를 마무리했다.
양회를 통해 확정된 시진핑 3기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일명 '시자쥔(习家军 ·시 주석 측근 그룹)' 이라고 불리는 시진핑 측근들이 대거 중요 자리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신임 총리로 뽑힌 리창은 시진핑 주석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저장성 서기로 근무하던 시절에 같이 호흡을 맞춘 핵심 측근으로 중국에서는 보기 드문 ‘친기업, 친시장’ 인사로 꼽힌다.
신임 정협주석으로 뽑힌 왕후닝은 2012년 시진핑 주석 1기부터 시진핑 주석이 능력을 인정하고 중용한 인물로 시진핑 주석이 2012년 11월 공산당 총서기 취임 일성으로 제시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슬로건과 2017년 당 대회에서 제기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 비전과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도 왕후닝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신임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오른 자오러지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의 시진핑 집권 1기에 인사를 총 책임지는 공산당 중앙조직부장을 역임한데 이어 2017년부터 2022년까지의 시진핑 주석 집권 2기에는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로 재직한 시진핑 최측근 중 일인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국무원 상무부총리에 오른 딩쉐샹은 2013년부터 그는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실 부주임 겸 국가주석 판공실 주임으로 근무하며 시주석을 최근극에서 보좌했다.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실 역할을 하는 중앙판공청 주임으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진핑 주석의 국내외 방문, 중요한 온라인 정상회담 등에 모두 배석하며 시진핑의 그림자라고 불리운 인물이다.
외교는 강경, 경제는 안정, 국방은 대만 겨냥
양회에서 임명된 인사로 볼 때 시진핑 3기의 외교는 강경, 경제는 안정 그리고 국방은 대만을 겨냥한 정책으로 나갈 방향성이 높다.
중국 외교는 대외 강경책이 유지될 전망이다. 중국의 이른바 '전랑 외교'를 상징하는 인물인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양회에서 국무위원으로 한 단계 승격했다.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경제 보복까지 동원해가며 강경하게 자국의 국익을 관철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데, 향후 미중 외교를 비롯해 대외 정책 부분에 있어 국익에서는 절대 양보하지 않고 보복도 불사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준 것이란 평가다.
경제 관련 인사는 안정 유지에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은행장에는 이강 행장이 유임됐으며 이와 함께 경제 부문 주요 장관 가운데 류쿤 재정부장과 왕원타오 상무부장, 탕런젠 농업농촌부장, 왕즈강 과학기술부장 또한 유임됐다.
전문가들은 경제 및 재무 관료들의 유임은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 등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속에서도 중국 경제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인사로 해석된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보좌하며 200만 인민해방군을 관리하는 자리인 중국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는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인 장여우샤와 허웨이둥이 임명됐다.
혁명 원로 자제 그룹인 태자당 출신인 장여우샤는 18세에 입대해 20대였던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에 중대장으로 참전한 바 있는 인물이다. 허웨이둥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대만을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관을 맡은 인물이다.
전쟁에 참여했던 인물과 대만을 관할했던 인물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발탁한 이유는 대만에 보내는 경고이면서 대만을 반드시 합병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강조됐다는 분석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인사를 보면 향후 조직을 이끌 방향이 보인다. 이번 2023년 중국 양회에서 보여준 주요 보직 인사는 시진핑 주석이 명실상부한 '1인 권력 체제'를 완성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 인사들이 국무원 및 주요 조직의 요직까지 차지하면서 당과 정부의 견제 및 분리 구조가 아닌 당이 정부를 이끄는 '당강정약' 구도가 앞으로 더욱 고착화될 것으로 보인다.
권력 파벌 싸움도 약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주요 인사에서 중국 정치 3대 계파인 태자당, 상하이방, 공청단 중에 상하이방과 공청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등용되지 못함에 따라 향후 5년은 태자당을 중심으로 한 소위 ‘시자쥔’ 이라고 불리는 정치 세력이 득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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