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한일관계, 기시다 총리 아닌 오타니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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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한일관계, 기시다 총리 아닌 오타니에 달렸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3.03.13 10:0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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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윤석열 대통령의 새로운 한일 관계 승부수가 실험대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오는 16~17일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여느 때와 사뭇 다른 환경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달 삼일절 기념사를 시작으로 한일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동을 걸었다. 삼일절 기념사는 일본의 과거 문제를 직접적으로 따져 묻지 않는 형식이었고 그 직후 일본의 전범 기업이 한국인 강제 징용 피해자에게 보상해야 한다는 2018년 대법원 판결과 다른 ‘제 3자 배상’안을 발표했다.

강제 징용 피해자에게 일본의 전범 기업이 아니라 우리 정부의 산하 기관인 행정안전부 산하 일본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기금을 마련하여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기금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자금 수혜를 받았던 포스코(당시 포항제철),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 KT 등 16개 기관과 기업에서 기여금을 출연하게 된다. 일본으로부터 받은 무상과 유상 그리고 차관 지원금을 통해 설립되거나 운영된 기관과 기업이 그 대상이다. 가장 많은 지원금이 투입되었던 포스코는 지난 2012년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를 위한 100억원의 기금 조성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제3자 배상안'에 들끓는 정치권과 여론

윤석열 대통령의 제 3자 배상안에 대해 정치권과 여론은 들끓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8~9일 실시한 조사(전국1002명 유선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9.5%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잘못 수행하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 34%로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내려갔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58%로 거의 60%에 육박할 정도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를 물어본 결과 ‘일본 강제동원 배상 문제’, ‘외교’ 그리고 ‘삼일절 연설’까지 합하면 30%가 넘는다.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안보실은 대통령 국정 수행에 무리가 되거나 더불어민주당이 장외 집회를 할 정도로 격앙될 여론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아니다. 당장에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는 사실과 국정 수행 지지율에 적지 않은 타격이 갈 것으로 예측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 관계를 무리하게 시험대에 올려놓은 이유가 무엇일까. 첫 번째로 미국과의 관계다. 미국은 우리 국민들이 군사 안보나 경제 외교를 기준으로 할 때 가장 중요한 국가다. 그런데 미국이 군사 안보나 경제 외교 특히 인도와 태평양 지역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파트너 국가가 일본이다.

미일 동맹이 한미 동맹보다 미국의 국가 이익에 더 중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미국이 우리보다 더 선호하는 국가가 일본이다. 4월 26일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앞서 한미 간에 대일 관계를 놓고 물밑 접촉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놓은 제 3자 배상안에 대해 정치권과 여론은 들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 번째는 일본에 대한 관계 변화의 가능성이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일본과 아무리 좋은 관계인 순간이라도 위안부, 강제 징용 등 과거사나 독도 영토, 욱일기 등 민감한 이슈가 터지면 좋았던 관계는 말짱 도루묵이 된다. 그 상황은 여전하다. 그렇지만 우익 정치 체제가 장기 집권으로 굳어진 일본 지도부가 한국에 대한 역사적인 인식을 바꿀 가능성은 이제 거의 희박하거나 불가능해졌다. 그러므로 새로운 관계를 위해 두드릴 문은 젊은 세대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해 8월 9~11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유선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2.2%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20대(만18세 이상)를 대상으로 한 일본 ‘국민’에 대한 호감도는 무려 62%나 된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여전히 군국주의 야욕에 사로잡힌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일본 여행과 교류를 통한 청년 세대의 인식은 점차 달라지고 있다. 물론 일반적인 일본 국민에 대한 20대의 평가이지 일본의 정치인이나 과거사 망언으로 점철된 우익 인사들에 대한 긍정적 평가나 호감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尹, 무리수를 감행한 배경은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안보 전문가들의 대일 외교에 대한 파격적인 전환은 일반 상식으로는 도무지 공감이 가지 않는다. 무리한 모험으로 보이기도 하고 왜 다수의 국민 여론까지 거스르면서 정책을 결정했을까라는 의문을 지우기 힘들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반기를 드는 일에 기회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결단에 대해 선량한 일본 국민들의 평가도 뒤따르게 마련이다.

일본의 극우적 정치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기시다 총리는 당장에 바뀌지 못할지라도 일본과 미국 야구 그리고 한국 야구 선수들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선수만큼은 바뀔 수 있지 않을까. 결국 한일 관계는 기시다 총리가 아니라 오타니 선수의 손에 달렸다.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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