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소용량' 공식 깨져…대형마트와 '생필품' 판매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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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소용량' 공식 깨져…대형마트와 '생필품' 판매 경쟁 본격화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3.10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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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장보기족' 증가에 대용량 생필품·식품 매출도 늘어
생필품 라인업 확대해 '근거리 장보기' 수요 공략
대형마트도 대규모 할인 행사 지속…유통채널 가격 경쟁 본격화
편의점 CU가 대용량 생필품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사진=BGF리테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편의점 업계도 대용량 생활용품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반값 할인을 진행하는 등 '편의점 장보기족' 공략에 나섰다. 편의점은 1~2인 가구를 위한 소용량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공간이라는 공식을 깨고 판매 상품 영역을 넓혀 대형마트와의 가격 경쟁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생활용품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생리용품 52.6%, 세제 29.0%, 샴푸·린스 28.5%, 칫솔·치약 21.3%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제의 경우 단위당 가격이 낮은 1L 이상 대용량 상품의 매출 신장률이 1L 미만보다 15%p 이상 높았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그동안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생활용품들은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소용량 상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최근 편의점 장보기가 보편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대형마트에서 찾아볼 수 있던 대용량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용량 상품 선호 현상은 식품에서도 나타났다. CU의 초저가 PB 상품인 득템 시리즈는 1.8L 우유, 15구 계란, 180g 핫바 등이 각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득템 시리즈의 지난달 누적판매량은 1000만개를 돌파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CU는 근거리 알뜰 쇼핑족을 겨냥해 대용량 생필품을 중심으로 생활용품 카테고리 라인업을 재단장하고, 이달부터 정상가에서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한다.

이달 CU에서 새롭게 출시되는 장보기 전용 생활용품들은 세제, 샴푸, 바디워시, 섬유유연제 등 총 16종으로 구성됐다. 해당 상품들은 3~4인 가구가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넉넉한 용량이다.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며 통신사 할인도 중복 적용된다.

CU는 고객 반응과 계절적 상품 수요 변화를 고려해 장보기 전용 대용량 생필품 라인업을 꾸준히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 8일에는 대용량 상품 트렌드에 맞춘 ‘김득템(3800원, 16입)’ 상품을 선보였다. 1봉(5g)당 가격이 237원으로 대형마트나 식품 전문 제조사에서 선보인 동일 용량의 상품과 비교했을 때 최대 40%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근거리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고객들이 늘면서 필수 생활용품에 대한 니즈가 높아진 것을 반영해 상시 파격 할인 상품들을 도입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알뜰 쇼핑을 돕기 위한 다양한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3월 한 달간 80여종의 실생활 인기상품을 싸게 파는 ‘굿민 세일’을 진행한다. ‘굿민(Good People)’은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물가 안정을 위해 론칭한 초저가 상품 브랜드다. 이번 행사에서는 따뜻해지는 날씨에 맞춰 음료, 아이스크림, 주류 등을 중점적으로 할인한다.

세븐일레븐은 생활용품 장보기 코너인 '싸다GO'도 운영하고 있다. 이달에는 싸다GO 상품을 비롯한 생활용품 13종에 대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앞서 이마트24는 지난달 말 계란 한 판, 10kg 쌀, 24개들이 롤티슈 등 21종의 생필품을 1+1로 제공하거나 업계 최저가를 적용하는 등의 초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같은 행사는 이마트24의 대용량 생필품 매출 증가 추세에 따라 기획됐다. 실제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이마트24의 대용량 생필품(위생용품, 가사용품 등의 생활필수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별로는 유통기한에 대한 부담이 적어 장기간 보관이 용이한 생필품들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대용량 세제(58%), 휴지(46%), 치약(41%)와 같이 대표적인 위생 및 가사용품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으며 100입 이상 스틱커피(35%)나 대용량 과자(33%) 등의 먹거리 상품도 두 자릿수 이상 신장률을 기록했다.

또 1+1 대용량 세제의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넘게 뛰었으며 1+1 스타킹의 매출은 2배 이상, 덤 증정 행사 음료 매출은 1.8배 증가했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 패턴이 단위가격이 낮은 대용량 생필품과 가성비를 앞세운 덤 증정 행사 상품의 구매로 이어졌다고 풀이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물가에 대응하는 상품과 마케팅을 지속 선보여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힘을 보태고 근거리 알뜰 쇼핑 채널로의 역할을 적극 수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도 '역대급 행사' 지속…가격 경쟁 본격화

생필품까지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대형마트도 연일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벌이며 고객 모으기에 나섰다.

이마트는 최근 신선식품, 가공식품, 일상용품 등을 매분기마다 정상가 대비 최대 50% 싸게 판매하는 물가안정 브랜드 '더리미티드'를 론칭했다. 또 올해 30주년을 기념해 30개 상품을 선정하여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신세계 포인트 적립시 할인된 가격에서 30%를 추가로 더 할인하는 특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30개 행사 상품은 고객 생활에 필수적인 가공·일상 상품 중에 중복 구매율이 높은 순위를 우선 고려하여 선정했다. 대표 상품으로 폰타나 올리브오일 500ml을 기존가 1만 1880원에서 행사가 5817원에, 리큐 진한겔 베이킹소다 세탁세제(2L)를 기존가 9900원에서 행사가 4851원에 판매한다. 

창립 단독 슈퍼세일 ‘홈플런’을 진행하는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창립 단독 슈퍼세일 ‘홈플런’을 진행하는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홈플러스는 창립 26주년을 맞아 오는 15일까지 대규모 할인 행사 ‘홈플런’을 진행한다. 고객 장바구니 물가 절감을 목표로 26년간 쌓아온 역량을 총동원해 신선식품부터 생활용품, 가전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최적가로 제공한다는 목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홈플런’ 행사 1주차(3월 1일~3월 8일) 기간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약 105%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 수는 약 50% 증가했으며 온라인 매출은 약 65% 신장했다. 

홈플러스는 15일까지 진행되는 홈플런 행사에 이어 16일부터 29일까지는 마이홈플러스 ‘멤버특가’를 개최해 3월 한달 내내 역대급 규모의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 측은 “좋은 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홈플러스 바이어들이 지난해부터 국내외 산지와 협력사를 발로 뛰어 역대급 창립행사 물량을 사전에 확보, 최적가에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홈플러스의 강력한 소싱능력 등을 바탕으로 고객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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