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株 '우상향' 유력…단, '쏠림 현상' 우려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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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株 '우상향' 유력…단, '쏠림 현상' 우려도 커져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3.09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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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2차전지 K-뉴딜지수 한 달 새 7.14% 상승
차익실현 매물에 LG엔솔(-2.31%), 삼성SDI(-2.92%), 에코프로비엠(-1.91%) 이날 하락
"쏠림현상 나타나는 점은 점차 과열에 접근 중임을 반증"
2차전지 2030년까지 31.5% 성장 전망…성장세는 확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연초 이후 인공지능(AI), 로봇과 함께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던 2차전지주가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가는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겠지만, 단기적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제는 실질적인 컨센서스에 기반한 밸류에이션을 평가할 때라는 것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5345.81에서 5727.34로 381.53포인트(7.14%) 올랐다. 

꾸준히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가 오르는 추세지만, 이날은 차익 실현 매물에 주가가 하락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2.31%), 삼성SDI(-2.92%), 에코프로비엠(-1.91%), SK이노베이션(-3.51%)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은 모두 하락했다.

특히 최근 상승세가 가팔랐던 포스코케미칼(-4.18%), 엘앤에프(-6.30%)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포스코케미칼의 경우 지난 7일과 8일 각각 11.09%, 0.96% 상승하면서 이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엘앤에프 역시 지난달 28일 주가가 26만2000원을 기록한 이후 이날 다시 23만50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7.14% 상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관련 업종의 성장에 이유가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쏠림이 점차 과열에 다가가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닥 강세의 40%는 2차전지 관련 업종이 주도한 것으로 산출된다"며 "2차전지의 강세는 수출 호조와 이익 비중 확대 등의 이유가 있었기에 이로 인한 코스닥 강세를 기울기만으로 과열로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코스닥을 과열로 보기 어려워도,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점차 과열에 접근 중임을 반증한다"며 "수급 측면에서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의 1.2배를 상회했다는 점도 반전의 시점이 다가올 가능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쏠림이 나타났다는 평가도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술 확산기에 판가(판매가격) 인하는 대중화 속도를 가속화시키지만, 산업이 본격적으로 경쟁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가 부침은 심해진다"며 "2차전지와 소재기업의 경우 쏠림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성장성에 의심은 없지만 올해와 내년에 걸쳐 실적 턴어라운드 기업들이 많아지기에 주가 쏠림이 올해 내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Price to EBITDA Ratio도 참고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2차전지와 소재 기업간 밸류에이션 편차는 10~50배 가량으로 크고, 일부 기업의 경우 테슬라보다 고평가된 기업도 있다. 컨센서스에 기반한 밸류에이션(향후 실적 미반영)이라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쏠림에 대한 해소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의 숙제는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숫자'가 증명하거나, 쏠림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시장 성장세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여전히 유지 중이다. 전기차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미국과 유럽, 중국을 중심으로 침투율(53.2%)이 빠르게 확대돼 5678만대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KB증권은 2차전지 수요가 오는 2030년까지 31.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대비 2차전지의 성장률이 큰 이유는 전기차 내에서도 대당 배터리 용량이 큰 BEV 비중이 확대되며, 주행거리 및 자율주행 확대로 전력 소모량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기존 내연기관 대비 전기차 생산비용이 역전되는 시점이 전기차 밸류체인 전체의 수요와 이익이 극대화되는 시점일 것"이라며 "이미 중국은 2021년에 이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되고, 미국은 올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수령 시 유사한 수준을 달성 가능할 것으로 계산된다"고 밝혔다.

특히 코스닥 내에서 2차전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정점을 통과해도 대안을 찾으며 1.5개월 가량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내 에코프로비엠 시가총액 비중은 5%를 상회했는데, 2005년 이후 이와 같은 종목은 서울반도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이라며 "2010년 이후 코스닥 주도주는 헬스케어 내에서 차지했던 바 있으나 이를 2차전지로 교체한 것은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2010년 이후 시가총액 비중 5%를 상회한 종목들은 대체로 6.0~7.5%에서 반락했던 바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에코프로비엠 시가총액 비중은 현재 상황에서 추가 상승 여력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코스닥 주도주 등장 이후 비중 정점 통과 과정을 겪어도 지수 자체는 1.5개월 가량 추가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며 "주도주가 멈춘 동안 나머지 종목군 상승 흐름이 지수 상승 흐름을 연장했다는 뜻이기도 하고 비중 하락이 꼭 주가 하락을 의미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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