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도 AI에 주목…"'초개인화' 마케팅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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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도 AI에 주목…"'초개인화' 마케팅 돕는다"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3.09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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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마케팅에서 AI 활용도 급증
업무 효율 높이고 맞춤 서비스 강화
활용 범위 무궁무진…디지털 전환 가속화
판교 ‘랩 오프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고객이 ‘AI 스캐너’를 활용해 계산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SPC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챗GPT 열풍으로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통업계도 관련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물류 시스템의 효율성 증대를 위해 AI를 활용했다면 최근에는 각종 마케팅 업무에도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시간을 단축하고 소비자에게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이다.

SPC의 토탈 마케팅 솔루션 계열사 ‘섹타나인’은 국내 식음료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AI 스캐너’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

‘AI 스캐너’는 딥러닝 기반의 객체 인식 AI 기술을 활용한 제품인식 스캐너로, 매장 직원이 따로 바코드를 찍을 필요 없이 상품을 계산대 위에 올려두기만 하면 1초 전후의 스캔만으로 제품을 인식, 결제까지 지원한다. 결제 및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고객 편의성과 만족도가 크게 증대되고, 점주들은 휴먼 에러 최소화, 신규 직원 교육시간 감소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제품을 사진 형태로 촬영해 서버와 주고 받는 기존 스캐너들과 달리 영상 카메라를 활용해 고객이 선택한 상품의 특징을 즉각 추출하고, 이를 미리 학습된 데이터에 매칭시켜 가격을 도출한다. 제품 인식률은 98% 이상에 달한다.

섹타나인은 2019년부터 파리바게뜨, 패션5, 파리크라상 등 SPC 계열 브랜드 매장에 ‘AI 스캐너’를 운영 중이다. 올해 상반기 중 일부 파리바게뜨 가맹점에 AI 스캐너를 무상 공급해 테스트 한 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외부로도 공급을 확대해 최근 ‘아티제(artisee)’ 점포 5곳에서 ‘AI 스캐너’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으며, 향후 80여개 전 매장으로 도입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한편 섹타나인은 지난해 딥러닝, 머신러닝 기술 연구를 위한 ‘AI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빅데이터 기술개발(R&D)을 위한 ‘빅데이터팀’과 AI연구팀을 신설해 디지털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밖에도 SPC 통합 멤버십 서비스 ‘해피포인트앱’ 회원들의 구매이력, 앱 로그, 제품·서비스 선호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초개인화된 맞춤형 AI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마케팅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섹타나인 관계자는 “앞으로도 차세대 기술을 활용한 자체 서비스를 개발, 식음료(F&B)와 프랜차이즈 사업에 최적화된 디지털 혁신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루이스' 시연 모습
현대백화점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 시연 모습.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은 이달 광고 카피, 판촉행사 소개문 등 마케팅 문구 제작에 특화된 초대규모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정식 도입했다. 연중으로 판촉행사가 진행되는 백화점업계에서 이처럼 백화점만의 색깔을입힌 마케팅 글쓰기에 최적화된 AI 시스템을 실무에 투입하는 건 현대백화점이 처음이다. 그간 유통업계가 활용한 AI 기술은 정해진 질문‧답변 시나리오대로 작동하는 고객 상담용 챗봇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루이스는 초대규모 AI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해 사람처럼 문장 및 문맥을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으며, 이에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작문도 가능하다. 현대백화점이 선제적으로 마케팅 글쓰기에 초대규모 AI를 도입한 이유다.

일례로 루이스는 ‘봄’과 ‘입학식’을 키워드로 ‘향수’에 대한 광고 문구를 만들라는 지시에 “‘향기로 기억되는, 너의 새로운 시작’ 어떤가요?”라고 제안했다. 또 입학식 대신 ‘연인’으로 키워드를 바꿔보라는 주문에는 “문장을 생각 중입니다”며 10초간 고민한 후 “‘흩날리는 벚꽃처럼 설렘 가득한 향’이나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로맨틱한 향기’를 생각해 봤습니다”라고 답했다.

타깃 연령대에 따라 문구의 톤과 어투를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트페어’ 타깃을 20대로 설정하면 ‘인싸가 되고 싶다면 현백으로 모여라’, 50대가 타깃인 경우에는 ‘예술이 흐르는 백화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로 결과가 달라진다.

루이스는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기본 엔진으로 사용한다. 하이퍼클로바는 미국 오픈AI사의 GPT-3 대비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해 우리말을 가장 잘 이해하고 구사하는 초대규모 AI로 알려졌다.

여기에 루이스는 최신 마케팅 문구를 집중적으로 학습시킨 점이 차별점이다. 루이스는 문학 작품을 사랑하고 마케팅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20대 청년을 콘셉트로 개발됐다. 루이스라는 이름도 명료하고 문학적인 문체로 유명한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 C.S. 루이스를 동경해 감성을 자극하는 글쓰기를 즐긴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루이스는 현대백화점이 최근 3년간 사용한 광고 카피, 판촉행사에서 쓴 문구 등에서 고객 호응을 얻었던 데이터 1만여 건을 집중적으로 학습했다. 현대백화점이 추구하는 감성과 언어, 뉘앙스 등에 가장 부합하는 문구 특징을 익히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그룹 내 정보기술(IT) 기업 현대IT&E가 루이스를 직접 개발했으며, 3년치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키는 고도화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월 초부터 2주간 현대백화점 내 커뮤니케이션팀 등 관련 부서 120여명의 테스트를 거친 결과, 특정 행사의 1차 카피를 도출하는 데 통상 2주가량 걸리던 업무시간이 평균 3~4시간 내로 줄어 카피라이팅 관련 업무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배너 광고, 상품 소개 페이지 등 마케팅 문구 생성에 최적화된 이커머스 버전을 추가 개발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AI 카피라이터 도입으로 직원들이 보다 창의적인 업무에 몰두하는 효과는 물론 고객들에게 현대백화점만의 메시지를 더욱 일관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최신 기술을 선제적으로 응용‧도입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업무혁신을 지속적으로 끌어내 백화점의 DT 트렌드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G마켓이 AI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모바일 앱을 개편한다. 사진제공=G마켓

G마켓은 홈 전면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개인화 서비스를 탑재하는 방향으로 모바일 앱 개편을 진행 중이다. 현재는 베타 버전으로, 약 10% 고객에게만 시범 적용했고 연내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G마켓의 이번 모바일 개편 핵심은 ‘초개인화’다. 개별 고객의 최근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모바일 홈이 구성되기 때문에 노출되는 화면이 개개인 별로 다르다. 기존 개인화 서비스와 비교해 더 집요하고 예리하게 고객의 성향을 파고 들었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변화는 홈 정면에 노출되는 데일리 특가딜, ‘슈퍼딜’의 정렬이다. 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고객이 최근 구입하거나 구경한 상품들, 검색 빈도, 특정 상품페이지 체류 시간 등을 분석해 개인에게 고도화된 맞춤형 상품을 제공한다. 기존 슈퍼딜의 경우 G마켓이 추천하는 상품을 코너 상단에 배치해 구매를 유도했다면, 개편된 화면은 이 영역을 포기하는 대신 고객 관심도가 높은 상품을 우선 순위로 정렬해 체류 시간을 연장하고 실질적인 구매로 연결될 수 있게끔 했다.

UX(사용자환경)도 간소화했다. 슈퍼딜의 경우 상품 별로 누릴 수 있는 할인 혜택도 함께 노출해 고객이 최소한의 터치만으로 모든 혜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슈퍼딜 상품 중 무선 청소기가 있다면 상품 이미지 바로 아래에 쿠폰을 다운로드 할 수 있는 가전 프로모션이 안내되는 방식이다.

슈퍼딜 뿐만 아니라 라이브방송인 G라이브 상품과 홈쇼핑 상품, 실시간 인기 상품 역시 고객의 최근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맞춤형 상품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여성의류를 판매하는 G라이브가 있는 날에는 최근 티셔츠를 구경하거나 구매한 경험이 있는 고객에게 우선적으로 방송을 노출시킨다.

자주 구매한 품목의 경우 함께 하면 더 좋을 연관 상품도 추천한다. 씨리얼을 자주 구매했다면 함께 먹을 수 있는 우유 제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G마켓 관계자는 “이번 G마켓 모바일 홈 개편은 사용자 중심의 UX(사용자환경)를 개선하고, 초개인화된 맞춤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진행됐다” 며 “이번 베타 테스트를 거친 후 연내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AI기술이 최근 더욱 파편화된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을 예측하고 서비스의 정확도와 편의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품 결제, 초개인화 마케팅 서비스 등 식품·유통업계에서도 AI·빅데이터의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며 "디지털 경쟁력 확대를 위한 관련 기술 투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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