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도 삼성전자 선택은 '공격 채용'...올해 1만6천명 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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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에도 삼성전자 선택은 '공격 채용'...올해 1만6천명 충원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3.08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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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상반기 공채…올해 1만6000명 충원
지난해 R&D 투자 역대 최대 규모…미래 투자 지속
TSMC 공격 경영 지속…"올해 6000명 신규 채용"
인텔·마이크론 등 대규모 감원…상반된 행보
삼성전자(왼쪽)와 TSMC가 반도체 다운사이클 속에서도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속 반도체 업황에 한파가 드리운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이 대규모 채용에 나서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시설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이들 기업은 인력 채용에 있어서도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며 이른바 '치킨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만 1만600명 뽑는 삼성

삼성은 2023년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 절차를 시작했다고 8일 밝혔다.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 곳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삼성전자판매 등 19개사다. 

삼성의 채용 규모는 예년 수준과 비슷한 1만6000여명 정도일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가전과 반도체 등 핵심 사업부문의 불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는 사업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지난해 5월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모두 8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 DS(반도체) 사업부에 신규 인력이 대거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 DS사업부는 지난달 초 공정, 설계 소프트웨어(SW), 설비, 인프라 등 다양한 사업부에 걸쳐 경력공채도 진행했다. 인상적인 건 기존 경력공채 우대사항의 문턱을 종전 '경력 4년 이상 혹은 석사 2년, 박사학위 보유자'에서 '경력 2년 이상 혹은 석·박사 학위 취득자나 취득 예정자'로 크게 낮춘 부분이다. 그만큼 넓은 인재 풀을 가동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규모의 연구개발 투자를 단행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 투자 지속하는 삼성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미래를 대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7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2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으로 모두 24조9292억원을 투자했다. 전년 22조5965억원 대비 10.3% 늘어난 수치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2021년 8.1%에서 지난해 8.2%로 0.1%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3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0% 줄었지만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해 시설투자액도 53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에 47조8700억원을 투입했다. 대부분 첨단공정 증설과 전환, 인프라 투자에 집중됐다. 반도체 다운사이클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부문 최첨단 설비에 집중 투자했다. 

삼성전자의 직원 수는 12만827명으로 전년보다 7959명 늘었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21년 증가(3988명) 폭의 2배다. 최근 10년 사이 직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연도는 2017년으로 6551명이었다. 반면 연봉은 3년 만에 감소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 평균 연봉은 1억3500만원으로 전년(1억4400만원)보다 900만원 줄었다. 전년 대비 연봉 감소는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아울러 반도체 시장 악화로 재고 자산 역시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반도체 재고 자산은 29조576억원으로 전년 말(16조4551억원)에 비해 76.6%(12조6025억원) 증가했다. 반도체 수요 위축으로 제품이 팔리지 않았지만 인위적 감산 등 생산 조정을 하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반도체 사업부문 가동률은 100%였다. 반도체를 포함한 삼성전자 전체 재고 자산은 52조1878억원으로 전년보다 20.7% 증가했다. 

TSMC는 올해 6000명 수준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TSMC "올해 6000명 이상 신규 채용"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도 올해 60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한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지만 TSMC는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비록 반도체 호황기였던 2021년 9000명 규모 인력 채용에 나선 것에 비하면 다소 적은 수치지만 쌓이는 재고와 가격 하락을 동반한 반도체 업황을 고려할 때 상당히 공격적인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TSMC는 대만 전역에서 전기 공학 또는 소프트웨어를 전공한 학사는 물론 석·박사 학위를 가진 젊은 엔지니어를 고용할 예정이다. TSMC는 석사 학위를 가진 신입 엔지니어의 평균 급여를 200만 대만달러(약 8500만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반면 삼성전자나 TSMC와 달리 인텔이나 마이크론 등은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감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10월 수천 명에 달하는 대규모 감원 조치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인 마이크론 또한 인력의 10%를 줄이기로 했다. 중국의 대표 낸드플래시 회사 양쯔메모리(YMTC)도 지난달 저성과자 10%에 대해 해고를 통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TSMC의 대규모 공개 채용에 대해 "반도체 부문 고급 인력 수급 없이 패권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향후 업황 반등 시기까지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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