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미륵,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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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진미륵,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된다
  • 김현민
  • 승인 2018.02.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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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돌미륵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미소는 영락없이 해탈의 세계다. 미륵의 규모가 크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균형미도 잘 잡혀 있다.

충남 논산에 가면 꼭 들러야 할 곳이 관촉사(灌燭寺) 은진미륵이다. 공식적인 명칭은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이다.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石造彌勒菩薩立像)은 1963년도에 보물 218호로 지정된 후 55년 만에 국보로 승격되는 것이다. 이는 은진미륵이 고려 시대 불교조각 중에서 월등한 가치를 지녔다고 판단해 국보로 승격시키자는 것이다.

미륵보살(彌勒菩薩)은 석가에 이어 미래에 출현하는 부처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미륵신앙이 현세를 구원하는 희망의 신앙으로 수용되어 폭넓게 유행했다.

일반에 은진미륵(恩津彌勒)으로 알려진 이 석불입상은 높이가 18.12m에 달해 우리나라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고려 말 승려 무외(無畏)가 쓴 글인 「용화회소(龍華會䟽)」와 조선 시대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1530년), 고려 문인 이색(李穡)의 󰡔목은집(牧隱集)󰡕 등에 이 석불입상의 기록이 남아 있다. 이들 기록을 종합해보면 고려 광종(光宗, 재위 949~975)의 명으로 승려 조각장 혜명(慧明)이 제작했으며, 고려왕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당대 뛰어난 조각장의 솜씨를 빌려 탄생한 작품임이다.

혜명(慧明)은 1025년(고려 현종 16) 거돈사지 원공국사탑비 제작했다고 알려진 승려로, 당시에는 저명한 장인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문화재청 제공

 

이 석불입상은 좌우로 빗은 머릿결 위로 높은 원통형 보관(寶冠, 불상의 머리에 얹는 관)을 썼고 두 손으로 청동제 꽃을 들고 있다. 널찍하고 명료한 이목구비는 멀리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이며, 불상의 재료인 압도적인 크기의 화강암에서 느껴지는 육중함은 고려의 권위와 상징을 보여준다.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 정제미와 이상미를 추구한 통일신라 조각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이고 대범한 미적 감각을 담고 있는 조각상으로, 우리나라 불교신앙과 조각사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독창성과 완전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보로 지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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