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이재명이 이낙연을 끌어안아야 하는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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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이재명이 이낙연을 끌어안아야 하는 3가지 이유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3.03.06 16:4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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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파장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에다 국회의 체포 동의안 표결이후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민심은 얼어붙고 있다.

이 대표의 핵심 지지층들은 체포 동의안에 부결표를 던지지 않은 의원들을 색출하겠다며 혈안이 되어 있지만 외부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체포 동의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거나 무효 또는 기권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해 ‘배신 이탈표’로 좌표를 설정하고 때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무기명 투표였음에도 불구하고 38명 또는 44명 리스크가 공공연히 나돌기도 하고 있고 의원들 개개인에게 체포 동의안 표결 내용을 물어보는 문자가 보내지고 있다고 한다. 이재명 대표는 핵심 지지층인 ‘개딸’과 ‘양아들’의 이런 행동에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만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 와중에 불거진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다. 이번 국회 체포 동의안 표결에서 부결에 투표하지 않고 찬성이나 무효 또는 기권표를 던진 비명계 또는 ‘수박’ 의원들을 배후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조종했다는 주장이다.

이낙연으로 불똥 튄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이재명 대표 지지층들은 이낙연 전 대표의 당원권 박탈과 영구 제명을 청원하는 글을 당 내 게시판에 올렸다. 3월 5일 자정을 기준으로 7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청원 동참자들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

과연 이낙연 전 대표가 실제로 이재명 대표의 국회 체포 동의안에 대한 반란표를 뒤에서 막후 조종 했을까. 그렇다면 더 본질적으로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는 이낙연 전 대표를 완전히 끊어내는 게 정치적으로 더 유리하고 효과적인 것일까.

민심으로 보거나 앞으로 더불어민주당의 확장성을 감안한다면 이낙연 전 대표는 쳐낼 사람이 아니라 반드시 끌어안아야 할 인물이다. 우선 호남 민심을 위해서라도 이낙연 전 대표를 이재명 대표는 포용해야만 한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2월 28일과 3월 2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유선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9.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전체 응답 결과로 국민의힘 39%, 더불어민주당 29%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보다 지지율이 올라갔지만 더불어민주당은 5%포인트나 지지율이 무너지면서 20%대로 주저앉았다. 호남의 지지율은 더 비상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까스로 50%를 넘긴 51%로 나타났지만 직전 조사에서 65%였던 호남 지지율이 무려 14%포인트나 무너진 결과다.

호남 지지율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리스크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다. 지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경선에서 이재명 대표가 유일하게 이기지 못했던 지역이 광주와 전남이었다. 이낙연 전 대표가 광주와 전남 경선의 승리자였다. 이 전 대표는 국무총리를 역임했을 뿐 아니라 지역 명문고인 광주일고를 나왔고 전남 지사까지 역임한 호남의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가뜩이나 호남 민심이 심상치 않은데 이낙연 전 대표를 축출하는 시도는 묘수가 아니라 악수다. 

이낙연 전 대표를 끌어안아야 되는 두 번째는 이유는 ‘서울 민심’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총선의 서울 49곳 지역구 중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1곳을 싹쓸이했었다. 압승이었다. 그런데 총선을 1년 여 앞두고 현 시점에 더불어민주당 서울 지지율은 참혹하기 짝이 없다. 한국갤럽 조사(2월 28일, 3월 2일)에서 국민의힘 서울 지지율은 39%이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21%로 나타났다. 무려 18%포인트 국민의힘이 더 앞서는 결과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낙연의 대표성 간과해선 안돼

이재명 대표 지도부 체제를 구성하고 있는 정청래, 고민정, 장경태 최고위원 모두 서울이 지역구다. 이낙연 전 대표와 손을 잡는 건 서울 지지율에도 보탬이 된다. 이낙연 전 대표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잔뼈가 굵은데다 서울 종로구 의원 생활도 한 바가 있었다. 사실상 서울 지역에 있는 호남 정서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인이나 다름없다. 총선을 의식하고 서울 지역 정당 경쟁력을 감안하다면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의 손을 잡는 건 필요나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충분조건이다.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를 포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중도층 표심’이다. 선거는 정당 지지율의 기초 체력 위에 후보자들의 경쟁력 대결이다. 이 싸움의 최종 심판자는 각 후보자의 진영이 아니라 중도층 유권자들이다. 중도층을 흡수하면 박빙 승부처에서 당선 후보자가 더 늘어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보수 진영과 대결 구도를 펼치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의 마음을 담아낸다면 중도층으로부터 호응을 받게 되는 절묘한 변곡점이 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7년 대선에서 자기 사람을 챙기는 정치가 아니라 적진까지 파고드는 'DJP연합(김대중-김종필-박태준 연합)‘을 통해 수평적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이낙연 전 대표를 붙들어야 하는 이유다.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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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ㅅㅇ 2023-03-13 19:58:25
형 정치평론가라며? 솔직히 재명이가 이낙연을 끌어안을 그릇이 됨?

겔4스 2023-03-13 19:20:03
솔직히 말하자... 이낙연에게 이재명 같은게 묻으면 안되는게 정상 아님???
이재명이라는 똥이 이낙연을 끌어안으면 이낙연에게는 이재명 이라는 똥이 묻는게 정상 아닌가??
저번 대선 패배 이유는 이재명 이라는 똥이 너무 크고 더러웠던거고, 그래서 이낙연으로도 다 안닦이니까 진거 아닌가... 말은 똑바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