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전쟁 뛰어든 편의점…GS25·CU·이마트24, 제대로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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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전쟁 뛰어든 편의점…GS25·CU·이마트24, 제대로 붙었다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3.03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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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CU·이마트24 위스키 경쟁력 강화 나서
희귀 위스키 소싱·소비자 니즈 분석에 초점
대형마트는 대규모 물량 확보·오프라인 공간 활용
GS리테일의 주류 스마트오더 시스템 '와인25플러스'를 통해 예약할 수 있는 '기원 배치1'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GS리테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편의점업계가 위스키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과거 편의점은 주류 코너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 위스키를 소량 구비했다면 최근에는 차별화된 제품을 소싱하고, 인기 상품의 수량 확보에 나서는 등 위스키 애호가들의 발길 붙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편의점뿐 아니라 대형마트 역시 위스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업계 내 '주류 성지' 타이틀을 누가 거머쥘지 귀추가 주목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불붙은 위스키 인기에 대응하기 위해 오프라인과 O4O(Online for Offline), 투트랙 판매 전략을 펼친다고 밝혔다.  

먼저 GS25는 오는 8일부터 캔 하이볼 2종(로얄 오크 프리미엄 하이볼, 코슈 하이볼)을 선보이다. 모두 일본의 유명 양조장에서 생산된 위스키 원액이 들어갔으며 일본에서 제조된 완제품이다. GS25가 위스키 원액이 담긴 하이볼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 상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와인25플러스를 통해 오는 8일까지 한국 싱글 몰트 위스키 ‘기원 배치1’의 사전 예약을 받는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 하이볼 등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GS25가 지난달 1일부터 판매한 일본 유명 식당 쿠시마와의 협업 제품 2종은 출시 4주만에 15만캔이 팔리며 칵테일 주류 카테고리 내에서 1위, 2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한정 판매한 김창수 위스키 스페셜 에디션도 오픈런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완판 대열에 합류했다.  

GS25는 이러한 여세를 몰아, 실제 위스키 원액이 사용된 캔 하이볼과 싱글 몰트 위스키 ‘기원 배치1’ 도 오프라인과 O4O 채널로 각각 선보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하이볼은 가볍고 캐쥬얼 한 상품 특성에 맞게 전국 GS25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고객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으며, 소장 가치가 큰 소량 상품인 ‘기원 배치1’은 편하게 주문 예약할 수 있는 와인25플러스가 예약 채널로 선택됐다. 와인25플러스는 GS리테일의 주류 스마트오더 시스템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최근 홈술, 혼술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자신만의 레시피로 즐길 수 있는 '믹솔로지' 주류와 함께 위스키가 대세 상품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며 “이번 하이볼 2종은 모두 프리미엄급 위스키 원액을 사용해 하이볼 본연의 맛을 구현했으며 ‘기원 배치1’ 위스키도 소장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U 온더락 빅볼 아이스_2
CU에서 모델이 위스키와 온더락 빅볼 아이스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CU는 최근 편의점 위스키 열풍에 맞춰 업계 최초로 대용량 '온더락 빅볼 아이스'를 출시했다. 편의점에서 그동안 아이스드링크 등 다양한 음료들과 궁합을 맞춰 온 컵얼음과 대형 봉지얼음 외에 특정 상품과 연계 구매를 겨냥해 개발된 전용 얼음은 빅볼 아이스가 처음이다.
 
CU가 이번에 선보이는 온더락 빅볼 아이스는 얼음 전문 생산업체인 동양냉동에서 제조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루빙의 큐브 얼음과 볼 얼음 2종이다. 지난 2일 CU의 커머스 앱인 포켓CU에서 선출시됐으며 앱 내 예약 탭에서 상품을 선택한 뒤 픽업을 원하는 점포와 날짜, 시간을 정해 결제를 하면 된다. 이달 서울 지역 한정으로 약 1천여 개가 우선 판매되며 이달 중순 2차 물량을 추가 공급한다.

CU는 이같은 고객 맞춤형 상품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편의점에서 위스키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동반구매율이 높은 얼음에 숨겨진 니즈를 반영해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CU에서 위스키를 포함한 양주의 매출신장률은 2020년 59.5%, 2021년 99.0%, 2022년 48.5%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올해(1~2월)도 38.8%로 두 자릿수 신장률 이어갔다. 위스키와 함께 구매되는 빅사이즈 컵얼음도 지난해 매출이 6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 얼음의 매출신장률이 1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예년보다 높은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CU는 이달 온더락 빅볼 아이스 출시와 더불어 인기 위스키 할인전도 동시에 펼친다. 또 CU 주류 특화점 등에서 맥캘란, 발베니, 글렌피딕, 글렌그란트를 한정수량으로 할인 판매하고 지난 2일부터는 포켓CU를 통한 '기원 배치1' 판매를 시작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에서 위스키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얼음 판매도 함께 성장하고 있어 상품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얼음은 편의점의 전체 상품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상품인 만큼 여러 상품들과 합을 맞출 수 있는 차별화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위스키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일본 위스키 ‘코슈 니라사키’ 2종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마트24 역시 MZ세대의 위스키 수요 증가에 발맞춰 차별화된 상품을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24의 빅데이터·AI팀에 따르면, 2021년~2022년 이마트24에서 위스키를 구입한 고객 중 20~30대의 비중이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2020년~2022년) 위스키 매출도 전년대비 매년 평균 2배 이상씩 증가하며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또 지난해 양주와 함께 많이 구매한 상품은 토닉워터, 얼음컵, 봉지얼음, 콜라, 레몬즙, 탄산수, 오렌지주스 순으로 나타났다. 도수가 높은 양주를 음료, 얼음과 함께 섞어 하이볼로 즐겨 먹는 고객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위스키를 즐기는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차별화된 상품으로 위스키 라인업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이마트24는 위스키 세계 5대 산지(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 일본)의 상품 라인업을 완성해 편의점 시장 내 위스키 트렌드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보틀벙커 제타플렉스점 테이스팅탭 전경. 사진제공=롯데쇼핑
보틀벙커 제타플렉스점 테이스팅탭 전경. 사진제공=롯데쇼핑

한편 대형마트는 넓은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하고 대규모 물량을 공수하면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 보틀벙커는 최근 글로벌 주류 기업 디아지오와 함께 ‘스페셜 릴리즈 2022’ 팝업 스토어를 개최했다. ‘스페셜 릴리즈’는 디아지오에서 2001년부터 매년 출시하고 있는 내추럴 캐스크 스트랭스(원액 숙성 후 물을 섞지 않고 바로 병입하는 위스키) 컬렉션이다.

해당 팝업스토어는 오는 15일까지 진행된다. 테이스팅탭에서 ‘스페셜 릴리즈 2022’ 8종을 위스키를 시음할 수 있도록 했으며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 동안 보틀벙커 전점에서 총 5회에 걸친 멘토링 클래스를 운영한다. 보틀벙커 '부라타랩'의 페어링 푸드와 함께 위스키를 시음하며 맛과 향 등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롯데마트 측은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다양해진 고객의 취향을 만족시킴과 더불어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위스키 취향을 찾아가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이번 팝업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롯데마트의 지난해 위스키 매출은 2021년과 비교해 약 60%이상 증가했다.

이마트는 지난 1월에 이어 지난달 말 위스키 행사를 개최했다. 해당 행사는 이마트 매장 외 이마트앱에서도 진행해 현장 대기 시간을 없애는 등 구매 편의성을 높였다.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1200병과 '산토리 가쿠빈’ 8400병을 지난달 25일 하루 동안 판매했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1월 초 진행한 위스키 행사 직후부터 빠르게 물량을 확보해왔다는 설명이다. 당시 행사가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자 발빠르게 연이은 행사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실제 ‘발베니 12년’의 경우 1월 행사 당시 6000병을 준비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 물량을 공수했음에도 전점에서 당일 오전 빠르게 완판됐다. 하이볼로 유명한 위스키 유행의 원조격인 ‘산토리 가쿠빈’ 또한 판매 2시간 만에 준비 물량의 60%가 소진됐고 당일 1만병 이상이 팔려나갔다.

이마트 위스키 매출 또한 높은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한 해 위스키 매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으며 이어 올해(1월 1일~2월 22일)도 20% 늘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이처럼 '위스키 경쟁력' 제고에 사활을 건 까닭은 국내 위스키 시장의 성장세 때문이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2억 6684만 달러(약 3477억원)로 전년보다 52.2% 증가했다. 지난해 수입액은 2007년(2억 7029만 달러)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다. 또 위스키 시장에서 2030세대의 소비 비중이 커진 만큼 차별화된 제품을 통해 젊은 고객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젊은 고객층이 위스키를 찾는 이유는 새로운 주류에 대한 니즈 때문으로 풀이된다. 맥주, 와인과는 다른 특유의 향과 풍미를 느끼기 위해 위스키를 그 자체로 즐기거나, 도수 높은 위스키를 탄산수나 토닉워터와 섞어 먹는 ‘하이볼’ 등 취향을 중요시 하는 젊은 고객들에게 개성 강한 위스키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위스키는 숙성 기간이 길어 대량 판매가 어렵기 때문에 차별화된 상품을 확보하거나 인기 상품의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판매 채널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며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저가 위스키를 들이거나 자체브랜드 하이볼 제품을 출시하는 곳도 많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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