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 SK하이닉스, AI반도체서 新성장 동력 찾는다
상태바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AI반도체서 新성장 동력 찾는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3.02 15: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전자 사람 뇌 닮은 반도체 개발 박차
SK하이닉스, AI 반도체 기업으로 탈바꿈
엔비디아 등 미국 아성 넘어야 할 숙제로
AI 반도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인공지능(AI)의 시대,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실행하는 'AI의 두뇌'에 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력을 덜 쓰면서도 빠르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효율성 극대화가 관건이다. 한국 반도체의 '쌍두마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의 뒤를 이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AI 반도체를 낙점했다. 그리고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삼성전자, 사람의 뇌를 닮은 반도체 개발

최근 AI 분야의 최대 화두는 '초거대 AI(Hyperscale 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초거대 AI)'다. 초거대 AI는 인간의 뇌처럼 여러 상황을 스스로 학습해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다. 최근 활발하게 연구 및 도입되고 있는 대용량 추천 시스템과 언어 모델 등을 보면 모델의 크기가 커질수록 정확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선 충분한 D램 용량과 대역폭이 지원돼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한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AI 개발은 필연적으로 많은 전력 소모 문제를 낳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메모리와 저장장치의 혁신이 필요하다. 메모리에 명령어를 불러오고 실행한 뒤 그 결과를 다시 메모리에 저장하는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메모리에서 자체적으로 데이터 연산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역할을 하는 장소와 연산을 하는 장소의 거리를 줄여 데이터 이동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전력 소모를 줄여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하고 메모리 내부 대역폭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인접 메모리 프로세싱' 제품을 개발했다. 대표 제품이 PIM(Processing In Memory) 개념을 도입한 HBM-PIM 메모리와 AX-DIMM이다.

PIM은 메모리 내부에 연산 작업에 필요한 AI 프로세서 기능을 더한 지능형 반도체다. 메모리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연산할 수 있다. 그 결과 연산처리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량도 최대 30배 아낄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삼성종합기술원에서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반도체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신경망처리장치(NPU)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또 국내 학계를 비롯해 미국 하버드대학교,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 등과 협업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관련 특허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사이온과 결합해 생산한 반도체 GDDR6-AiM.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AI 반도체 기업으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초 SK텔레콤에서 분사한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과 함께 AI 반도체 '사피온'을 개발했다. 이를 데이터센터에 사용하기도 했다. 안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자체 연산 기능을 갖춘 메모리 반도체로 새로운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면서 "계속해서 기술 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인 PIM 기술을 적용한 SK하이닉스 반도체와 사이온을 결합한 기술을 선보인다. SK하이닉스는 일반 D램 대신 GDDR6-AiM을 CPU·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탑재하면 연산 속도가 16배까지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 소모량이 80% 가량 적다. PIM이 스스로 연산하기 때문에 CPU·GPU로 보내는 정보가 적어 CPU·GPU에서 쓰는 전력을 아낄 수 있다. 전력을 아끼면 기기에서 뿜는 탄소가 줄어 환경에도 이롭다는 게 SK하이닉스의 판단이다.

SK하이닉스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30건의 관련 특허를 꾸준히 출원하고 있다. 현재 관련 프로세서를 고도화할 수 있는 PIM 등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완전히 인간과 같은 수준의 AI를 구현하기에는 현재 한계가 있다"면서도 "시작점으로 저전력과 속도 개선에 초첨을 맞추고 궁극적으로 CPU나 GPU에서 나아가 NPU까지 여러 IP를 조합하는 반도체 설계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의 시대,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실행하는 'AI의 두뇌'에 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력을 덜 쓰면서도 빠르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효율성 극대화가 관건이다. 한국 반도체의 '쌍두마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의 뒤를 이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AI 반도체를 낙점했다. 그리고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AI 반도체 부문 선두주자인 엔비디아. 사진=연합뉴스

미국 아성 넘어야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대표적 기업은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GPU 세계 1위 기업으로 AI 반도체 NPU 기술도 가장 앞서있다. 

젠슨 황 인베디아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대만에서 열린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2'에서 "AI는 우리 시대 가장 강력한 기술"이라면서 "앞으로 5년에 걸쳐 스마트폰 뿐 아니라 자동차는 물론 우리가 즐기는 모든 것이 어떤 식으로든 자동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텔은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가우디2'를 출시했다. 가우디2는 인텔이 2019년 인수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하바나랩스가 개발한 2세대 프로세로 인텔은 가우디2 연산 속도가 하바나의 기존 AI 칩보다 2배 빠르다고 자평한다. 

미국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도 AI 반도체 자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메타는 페이스북에 올라가는 영상 허용 여부를 판정하는 AI 반도체를 연구하고 있다. 사람과 대화하는 AI 비서를 구현하기 위해 상식을 가진 AI 반도체도 설계한다. 아마존도 음성 신호를 인식하는 AI 가속기 '인퍼런시아'로 AI 비서 '알렉사'를 구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검색엔진 '빙(Being)'에 오픈AI의 AI 챗봇 챗GPT를 장착해 구글과 '검색 전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구글은 새로운 대화형 AI '바드(Bard)'를 공개해 맞불을 놓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