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연속 흑자·연간 최대 매출' 쿠팡...신세계·롯데도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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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연속 흑자·연간 최대 매출' 쿠팡...신세계·롯데도 넘본다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3.02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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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26조 5917억...적자 규모 대폭 줄어
롯데 유통사업 매출 앞서고 신세계와 격차 좁혀
성장 비결 '물류 인프라 투자·충성 고객 증가'
김범석 의장 "성장 잠재력 아직 커…향후 수년간 성장할 것"
쿠팡. 사진=연합뉴스
쿠팡.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쿠팡이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2분기 연속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 흑자를 낸 쿠팡은 실적 발표와 함께 오프라인 전통 유통 강자들과의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것을 시사했다. 이커머스 1위에 이어 신세계, 롯데와 국내 3강 구도를 형성하며 국내 유통 시장 주도권 싸움에 나설 전망이다.

롯데 제치고 신세계 추격 나서

쿠팡은 지난 1일(한국시간) 지난해 약 26조 5917억원의 매출을 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쿠팡의 역대 최대 매출이다. 지난해 신세계그룹의 9개 유통 사업 부문 매출은 30조 4602억원, 6개 유통 사업부문을 포함한 롯데쇼핑의 매출은 15조 70억원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와의 매출 격차는 3조원대 수준이며 롯데 유통업 매출은 이미 10조원 이상 앞섰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1447억원으로 전년(1조 7091억원) 대비 약 92% 줄었다. 당기순손실도 1189억원으로 전년(1조9652억원)과 비교해 93% 감소했다. 쿠팡이 1000억원대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9년 전으로, 로켓배송을 처음으로 런칭한 2014년 당시 연매출 3484억원, 영업적자 1215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은 전년(6조 65억원)보다 21% 늘어난 7조 2404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분기 매출 7조원을 돌파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133억원으로, 지난 3분기보다 9% 늘었다. 4분기 당기순이익도 전 분기보다 14% 증가하며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돌파, 1387억원(1억 206만달러)을 기록했다. 매출 총이익은 전년 대비 59% 오른 1조 7381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조정 에비타(EBITDA·상각전 영업이익)는 4925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연간 흑자 달성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1년 전은 코로나로 인한 혼란의 시기였고, 2022년이 쿠팡의 저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2021년 4분기는 2억 8500만달러 조정 에비타 손실로 마감했지만, 1년 뒤인 지난 4분기 조정 에비타는 5억달러 증가했고 순이익은 1억달러를 기록했으며 매출도 20%를 초과해 성장했다”고 말했다.

쿠팡 대구FC 내부 이미지. 사진제공=쿠팡
쿠팡 대구FC 내부 모습. 사진제공=쿠팡

이와 함께 김 의장은 수익성 개선의 원인으로 기술 인프라와 공급망 최적화, 자동화 등 운영 개선 노력을 꼽았다. 

김 의장은 “쿠팡에서 자동화가 가장 많이 이뤄진 풀필먼트센터는 나머지 네트워크(물류센터 등) 대비 2배의 효율성을 보여준다”며 “자동화 수준을 높여 효율성을 증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팡의 물류망은 지난해 말 기준 132만평으로 2020년 말 70만평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실제로 쿠팡의 지난해 여러 수익성 지표들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쿠팡의 매출 총이익 마진은 지난 2018년 5%에서 지난해 23%로 올랐다.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흑자전환한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부문의 조정 에비타 마진율도 1분기 0.1%에서 4분기 5.1%로 높아지면서 분기마다 수익성 개선에 속도가 붙고 있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는 “다음 마일스톤은 현금 흐름에서 흑자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올해에도 유의미한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2023년에도 시장 대비 양호한 성장을 보이며 온라인 시장 내 24%의 점유율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쿠팡 중심의 이커머스 시장 재편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충성고객 발판으로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 재편

업계는 글로벌 금리인상 등 경기침체 속에서도 홀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쿠팡의 '비결'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쿠팡은 로켓배송·로켓프레시를 통해 제공하는 수백만개 이상의 가성비 제품을 이용하는 충성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성장 추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지난 4분기 1000만명을 돌파하며 1100만명을 기록했다. 2020년 말 600만명에서 2년 만에 500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증가한 회원 수는 200만명으로 이들의 소비액과 구매 빈도는 일반 회원보다 몇 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을 한번 사고 마는 것이 아니라 멤버십 가입을 통해 ‘충성고객’이 된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활성고객 수는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쿠팡의 전체 활성 고객 수는 1811만 5000명으로 전년대비 1% 늘어났지만, 쿠팡이츠 사용자 감소분을 제외한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 고객 수는 같은 기간 5% 늘어난 것다. 활성고객 1인당 매출은 40만원(294달러)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이같은 성과에 대해 쿠팡은 서비스·가격·상품군 등 3가지에서 어느 것 하나만 선택하면 하나는 버려야 하는 트레이드 오프(tradeoff·양자택일) 구조를 깨고 3가지 요인을 모두 충족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쿠팡에 따르면 2018년 처음 쿠팡을 사용하기 시작한 고객 집단(코호트)의 구매 금액은 쿠팡 이용 2년차에 1.66배, 4년차에 3.59배, 5년 차에 4.74배로 늘어났다. 가입 첫해보다 매년 소비가 늘어나는 셈이다.

김 의장은 “가장 오래된 코호트의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신규 코호트는 기존에 이용을 시작한 코호트보다 소비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의장은 오프라인 강자들을 경쟁 상대로 지목하며 국내 유통시장의 본격적인 재편을 예고했다. 

김 의장은 “대부분의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시장은 여전히 가격도 높고 상품도 제한적"이라며 "고객에게 더 다양한 상품군, 더 낮은 가격, 특별한 서비스를 만들면 쿠팡은 향후 수년간 유통시장에서 상당히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이 로켓배송 등 물류 혁신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아직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만큼 성장 잠재력이 더 크다는 것이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은 602조원(4660억달러) 규모로, 2026년까지 718조원(5470억달러)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6조원의 매출을 낸 쿠팡이 유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 수준이다. 신세계·이마트(5.1%)가 1위, 롯데(2.5%)가 3위다. 신세계, 롯데와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한자리 수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전체 유통시장에서 성장 여지가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쿠팡을 한번 이용하기 시작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매년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활성 고객의 3분의 1만 로켓프레시를 이용하고 있다. 쿠팡의 20개 카테고리 가운데 9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한 소비자는 20%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 로켓배송 상품은 수백만개에 달하지만 상품군 확대는 아직 ‘초기 단계’라는 설명이다.

김 의장은 “2000만명 이상의 온라인 구매 고객이 아직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았다"며 "로켓 서비스에 새로운 상품이 추가할 때마다 멤버십 프로그램을 점점 거부하기 힘들만큼 매력적인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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