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초콜릿에 신라면까지…장수 브랜드가 '팝업스토어' 여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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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초콜릿에 신라면까지…장수 브랜드가 '팝업스토어' 여는 까닭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2.27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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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신라면 등 식품업계 장수 브랜드 팝업스토어 활황
제품 활용 이색 메뉴 선봬…'올드' 이미지 탈피
기존 고객층 연령대 높아져…"미래 고객과 접점 넓혀야"
부산 전포동 '가나 초콜릿 하우스 시즌2' 매장 앞에 소비자들이 줄을 선 모습. 사진제공=롯데제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유통업계의 장수 브랜드들이 팝업스토어를 줄줄이 오픈하고 있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올드'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는 모습이다. 오랜 기간 쌓아온 탄탄한 브랜드력에 젊은 마케팅 요소를 결합시켜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롯데제과는 이달 12일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 두 번째 가나초콜릿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해당 팝업스토어는 지난해 서울 성수동에서 운영한 ‘가나 초콜릿 하우스’의 시즌2 버전이다. 

롯데제과가 지난해 4월 선보였던 서울 성수동의 ‘가나 초콜릿 하우스’는 누적 방문객 2만명을 넘기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며 당초 운영 기간보다 2주 연장 운영했다.

이번 부산 팝업스토어는 오후 2시부터 7시까지는 일반적인 디저트 카페로, 오후 7시부터 12시까지는 만 19세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몰트바(Malt Bar)로 운영된다.

팝업스토어에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쌓고, 가나초콜릿을 활용한 디저트나 음료를 맛볼 수 있도록 했다. 밤에 운영되는 몰트바에서는 유명 몰트바 및 ‘롯데칠성음료’와의 협업을 통해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 등을 제공한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해당 팝업스토어의 누적 방문객은 오픈 2주일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5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는 작년 오픈했던 성수점 때보다 동일 기간 대비 약 40%나 높은 방문 수치다. 특히 오픈 30분 전부터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밤 9시까지도 대기줄이 계속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해당 팝업스토어가 오는 3월 14일까지만 운영되는 것에 대해 ‘기간을 더 연장해달라’, ‘짧은 기간이라 너무 아쉽다’는 고객 의견이 물밀 듯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제과의 초콜릿 브랜드 가나는 지난 1975년 출시된 장수 브랜드다. 최근 롯데제과는 가나의 브랜드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저트로서의 가나’를 강조하며 브랜드를 다양한 디저트 카테고리와 결합해 브랜드 확장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로 거듭나게 한다는 목표다. 

이번 ‘가나 초콜릿 하우스’ 역시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롯데제과는 향후 프리미엄 디저트 포지셔닝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농심 신라면 팝업스토어 내부 모습. 사진=김솔아 기자

최근 농심도 서울 성수동에 신라면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농심이 신라면 브랜드의 이름을 내건 팝업스토어를 선보인 것은 처음이다. 

해당 팝업스토어는 지난해 농심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구축한 ‘신라면분식점’을 실제 공간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그간 광고 중심의 마케팅활동에서 벗어나 MZ세대와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트렌드에 발맞춘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것이다.

신라면 브랜드로 선보인 첫 팝업스토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인스타그램에는 ‘신라면팝업스토어’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이 6000개 이상 등록됐으며 운영기간(1월 9일~2월 8일)동안 총 2만 6000여명이 팝업스토어를 방문했다. 하루 평균 약 1000명이 방문한 셈이다. 

가장 많은 관심을 끌었던 코너는 신라면을 시식할 수 있는 카파테리아로, 방문객들이 매운맛 정도와 면발 종류, 건더기 스프 등 맛과 재료의 조화를 각자 취향대로 선택해 신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게 했다. 현장 시식 예약은 연일 20분 이내에 마감됐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1991년부터 현재까지 라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농심은 팝업스토어 오픈 당시 젊은 세대 고객이 장수 브랜드 신라면을 새롭고 특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체험 요소를 기획했다고 밝힌 바 있다.

농심 관계자는 “해당 팝업스토어는 연일 오픈 30분 전부터 대기줄이 늘어섰다”며 "MZ세대는 물론 어린이와 부모님, 외국인 등 다양한 계층의 방문객이 팝업스토어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쪼그라든 내수시장…신규 고객 유입 절실

업계는 장수 식품 브랜드의 마케팅 다양화는 브랜드 지속가능성 확보 노력의 일환이라고 풀이한다. 식품업계는 장수 브랜드의 매출 비중이 크다. 브랜드가 오래될수록 기존 고객층의 연령대도 함께 높아진다. 더불어 저출산과 경기침체로 인해 내수시장이 정체하면서 미래 세대 고객 유입을 위한 업계의 고심도 깊어졌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총 인구수는 약 5144만명이다. 전년보다 19만 9771명(0.39%) 감소했으며 지난해 출생자는 25만 4628명으로 전년보다 3.2% 감소했다. 출생자 수는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전체 인구가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특별한 경험을 위해서 지출을 아끼지 않는 MZ세대는 미래 핵심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3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MZ세대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는 앞으로 상당기간 우리나라 인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으로, 실제 이들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8.7%에서 2020년 46.9%로 10년 사이 절반에 달할 만큼 증가해 왔다. 

이에 많은 장수 브랜드들이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 고객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면서 변화에 시동을 걸었다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일수록 지속적으로 신규 소비자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식품업계 주요 소비층이 된 MZ세대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재밌고 톡톡 튀거나 감각있고 세련된 체험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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