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고차 시장 진출 본격화…득일까 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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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고차 시장 진출 본격화…득일까 실일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2.23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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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하반기 중고차 시장 진출 '잰걸음'
고금리 여파 침체된 업황, 사업 부담 증대
현대차는 다음 달 열릴 주주총회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 등을 정관에 포함하는 안을 상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다음 달 23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과 부동산 개발 사업을 정관에 추가한다. 현대차는 사업정관 제2조 '금융 상품 판매 대리 및 중개업'을 신설하고 '부동산 임대업'은 '부동산 개발 및 임대업'으로 변경을 추진한다. 

이번 정관 변경은 인증 중고차 관련 신규 사업 추진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현대차는 인증 중고차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1년 미루며 올해 5월로 권고했다. 정관 변경을 시작으로 현대차는 본격적으로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금리 인상으로 중고차 시장이 침체하면서 현대차의 시장 진출 시기는 올 하반기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룡 사업자의 등장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의 시장 진입으로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 신뢰 회복을 기대하는 반면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도 독점에 가까운 지배력을 보이는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업계는 독점을 우려한다.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 판매를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인증 중고차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경쟁 업체가 운영하는 방식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자사 출고차에 한 해 일정 기준(5년, 10만km 이내)을 충족한 중고차를 매입해 200여개 항목을 검사한 뒤 상품화 한다. 벤츠와 BMW처럼 보증 기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이며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될 전망이다. 

기존 업체들 사이에선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사실상 시장을 독점할 것이라는 불만을 표출한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매입하는 차에 조건을 두고 제약도 있는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는 현대차에 대해 올해 5월1일~2024년 4월30일 전년도 중고차 총 거래 대수의 2.9%, 2024년 5월1일~2025년 4월30일 4.1% 이내로 중고차 판매 대수를 제한하라고 권고했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각각 2.1%와 2.9%로 점유율이 제한된다.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기존 중고차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장 신뢰 회복 '기대'…고금리는 '걱정'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시장의 신뢰도 크게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고품질 인증중고차 공급과 적정가격 중고차 매입이 지속되면 시장의 신뢰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중고차 업계는 반발한다.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중고차 매매업에 진출하면 긍정적 효과보다는 자동차 산업 생태계 파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더 클 것"이라면서 "관련 산업 종사자 약 30만명의 일자리를 뺏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유명 프랜차이즈의 빵시장 진출에 빗댔다. 그는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들어서면서 동네 빵집이 문을 닫았다. 이후 가격도 크게 올랐다"며 "중고차 시장도 독과점화 되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가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금리 급등도 부담이다. 중고차 할부 금융을 제공하는 캐피탈사 할부 금리가 연 15%까지 치솟으며 실질적인 구매 비용이 높아졌다. 여기에 경기 침체로 수요까지 줄었다. 중고차 매매 단지에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매물이 쌓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고차 금융 시장에서 캐피탈업계의 점유율은 70%에 이른다. 

중고차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중고차 시세도 급락했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1월 중고차 시세 자료에 따르면 대형차와 수입차는 2019년 출시 차량 기준 모델별 가격이 100만원 이상 떨어졌다. 평균 시세 3000만원대로 형성된 제네시스 G80, 펠리세이드 등은 최대 260만원 하락했다. 

시장 진출을 앞둔 현대차그룹으로선 고금리로 인해 중고차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이 부담스럽다. 지난해 신차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질 정도로 호황이던 중고차 시장은 고금리 영향 탓에 거래 자체가 줄고 있어 사업의 위험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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